일상의 기록871 반가운 편지 연말 연하장처럼 김빠지는 편지가 있을까. 인쇄된 '근하신년' 이란 단어 이외에 더 이상의 의미는 찾을 수 없는. 받으면 보통 쓰레기로 구분되는 연하장은 그 규모도 엄청나다지. 책상에 놓인 우편물을 보고 무엇인가 했더니. 지난번 시코쿠 팸투어에서 만난 에이메현 관광청 소속 케이타 군이 보낸 엽서다. 직접 인물 꼴라주를 해서 엽서를 만들어 국제우편을 보내왔다. 너무나 한국어를 잘하는 케이타 군. 엄청 친근한 태도로 '누나들' 이라고 하며 귀여운 애교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며 카메라 들고 열심히 촬영하더니. 요런 작품을 만들려고 그랬던 거구나 ^^ 케이타 군, 서울오면 꼭 연락하세요~~ ^^ 2011. 8. 18. 실행한 사람이 주인이다 아이디어가 생각나고 누군가에게 말한다. 그 누군가는 얼른 가져다가 적용하고 성공을 거둔다. 나는 어지간히 소심한 인간이다. 아이디어 나눠주기를 좋아하면서도 누군가 실행하고 나서 그 아이디어 고맙다고, 말 한마디조차 없으면 짜증난다. 소소히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하는 생각도 한다. 그 생각이 얼마나 웃기는가.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일 뿐이다. 아이디어는 실행한 사람이 주인이다. 24시간을 그 일만 생각하는 사람에게 내가 던진 말 몇마디가 얼마나 영향을 주겠는가. 그건 그저 지나는 말 뿐이 었다. 실행을 하라. 그게 누구의 아이디어든... 행하는 그대가 주인이다. 2011. 7. 1. 기본에 충실해 주면 안되겠니? 빨간 벽돌로 지어진 2층짜리 카페. 한때는 누군가의 생활 터전이었을 듯한. 문을 열고 들어가 윤기나는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안방처럼 아늑한 공간. 사방 통유리로 햇빛을 받는 동안은 수다를 떨기에도, 만만한 책 하나 붙잡고 앉아 읽기도 좋았다. 어느날부터 조금씩 변했다. 단가가 안맞는다며 메뉴 종류를 대폭 줄이더니 어느날인가는 모든 서비스를 셀프로 바꿨다. (그것도 가격은 고대로...) 이층까지 맛있는 치즈케익과 더치 커피를 가져다 주는 친절한 언니들도 없어졌다. 여름 한철 살짝 건조한 과일이 잔뜩 들어간 상큼한 샹그리아를 마시는 재미도, 고르는 기쁨을 선사해주는 많고 많은 종류의 핸드드립 커피도 이젠 없다. 슬슬 발길이 뜸하다가도 가끔 아쉬움에 단품 아메리카노를 마시러 가기도 했다. 내가 그 카페를 좋아하.. 2011. 6. 27. 막상 까보면 실망할까에 대한 두려움에 관하여 양파 같은 사람. 흔히 시간이 지나도 다채로운 매력이 있는 사람을 양파에 비유한다. 나는 항변한다. 양파는 까도까도 양파 아닌가. 벗길수록 매운기운을 뿜어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다. 게다가 점점 작아지는 스케일 하며... 오히려 양파 같은 사람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사람 아닌가. 나는 내가 그렇고 그런 양파일까봐 두렵다. 이 이야기는 '막상 까봐서 내가 별볼일 없을 것에 누군가가 실망할 상황에 대한 두려움'을 양파같은 존재의 두려움을 극복하는데 적절할 것이다. 최근 나에 대해, 내가 하려는 일에 대해 참 큰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도움을 주려고 하신다. 한편 그 관심이 고마우면서도 마음 한 켠이 갑갑하다. 그것은 바로 막상 까봐서 실망할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십여년간 내가 하는 온갖 쌩쑈를 지켜봐온.. 2011. 6. 7. 구로시장 쌀집 아저씨 최근에 들었던 인상깊었던 말을 소개한다. 이 말씀을 해주신 분은 성공한 기업인인데 본인이 창업을 하고 경영하는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담담하게 말씀해주셨다. 창업을 하면 무림의 고수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들은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회장, 중견기업의 CEO 이런 사람들이 아니라고 한다. 중국집 수타 짜장면 가게 사장, 만화 대여점 주인 아줌마, 동네 구멍가게 슈퍼 아저씨... 막상 창업을 해보면 구멍가게 하나 운영한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될 것이며 망하지 않고 운영한다는 것이 위대해 보일 거란 내용이었다. 그 말을 난 내가 사는 동네의 구로시장의 상인들에게서 느낀다. 요새 검은콩을 끼니삼아 먹고있는데 (검은콩 다이어트는 나중에 기회되면 알려주겠다.) 요 콩을 나는 구로시장에서 산다. 마침 콩이 떨어.. 2011. 6. 7. 구로시장 부르스 근처 구로시장을 애용하는데 몇가지 실리적인 이유가 있다. 우선 경제적이다. 대형마트에서는 패키지로 구매해야 하는 부분을 이 시장에서는 낱개로 사는게 가능하다. 양파 한 알, 감자 두알 을 인정스럽게 살수 있다. 그리고 인간미가 있다. 마트에서 시식코너를 이용하면서 뭔지모를 불편함을 느끼는데 (입에 침튀김 방지 위생마스크를 쓰는 직원이 마치 재갈을 물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일수도 있다.) 여기서는 가게 주인이 즉석에서 척척 무치고, 빚어내는 당당함이 있다. 바로 뽑은 떡, 막 나온 김이 모락모락나는 두부, 방금 무친 홍어회무침...등 자로 잰 듯한 규칙보다는 생동감이 있다. 계절에 따라 나오는 품목도 다양하다. 어찌보면 지난 계절의 흐름은 시장에 나온 재료들을 보고 가늠한것도 같다. 이 시장을 어슬렁거림.. 2011. 5. 10. 이전 1 ··· 131 132 133 134 135 136 137 ··· 14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