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871

지구가 지옥으로 변하는 순간

+ 딸기 먹을래? 포도 먹을래? 여우가 물었다. 어린왕자는 말했다. = 난 둘 다 먹고 싶어. 우리 서로 나눠먹을까? 그들이 반반을 딱 부러지가 갈라먹었는지, 포도 몇 알 맛보고 딸기를 더 먹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들은 행복해했다. 자 다시, + 딸기 먹을래? 포도 먹을래? 어린왕자는 생각했다. 저 여우새끼가 무슨 꿍꿍이가 있는거지? 둘 중 하나는 분명 덜 익었을거야. 뭘 숨기려는 거지? = 음.....잘....모르겠어. 넌 멀 먹을건데? + 글쎄.... 뭘 먹지? 단 두 가지를 놓고 그들은 서로의 꿍꿍이를 의심하며 어떤 선택도 못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들에게 사이 좋은 반반은 없었으니까. 한 때 꽤나 정겨웠던 그들은 지금 이렇게 산다. 늘 선택하지 못하고 시간과 감정이 세월 사이로 소모된다. 여우..

무스타쵸스 어서 빨리 내 곁에 와 줘

얘내들을 보니 조까를로스가 리드보컬로 활동하던 [불나방 스타 쏘세지 클럽]이 생각난다. 은 나약한 사나이들의 식어버린 청춘과 그로 인한 궁상에 치를 떨던 아티스트 조까를로스(노래, 기타)를 구심점으로 그의 의지에 동의하는 여러 음악인이 모여 있는 정열의 느와르 마초 밴드이다.... 전혀 마쵸스럽지 않는 허세 가득해 코믹하기까지한 밴드 소개글은 지금도 우울할 때면 다시 읽어보는 내용이다. 그 스따일을 고스란히 담은 듯한 캐릭터 인형 마쵸 무스타쵸를 발견했다. 무스타쵸는 성격, 혈액형, 스타일 등의 DNA가 새겨진 천을 조합해서 만든다. 내 성향과 닮은 캐릭터 인형하나 갖는 셈. 홈페이지 :http://www.themustachos.com/ 이 펀딩은 초기 웹사이트 개설 비용과 인건비를 마련하기 위해 제안되..

일상의 기록 2011.09.21

네이버 어플 업데이트 했더니...

업데이트 전에는 네이버 모바일 디폴트는 심플했다. 여기서 바로가기 버튼을 통해 메일이나, 카페를 등 필요한 섹션을 이용했다. 포탈 메인에서 자꾸 샛길로 빠지느라 무슨 목적으로 인터넷 접속을 했는지 망각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이 잦아지면서 브라우저 디폴트를 네이버같은 포탈로 설정안한지 꽤 됐다. 이번에 어플 업데이트 받고 나서 보니 네이버 뉴스가 메인으로 설정되어있다. 다른 섹션으로 이동하려면 무조건 저 페이지를 거쳐야 한다. 대부분 메인 뉴스라는게 거의 연예인 이야기다. 아 이건 내 의지의 문제기도 하지만 잠깐 한눈을 팔면 엉뚱한 페이지에서 헤메고 있다. 어플리케이션을 이렇게 업데이트 한 뒤 뉴스섹션은 모바일로 접속하는 트레픽이 더 높아졌을거다. 디폴트 페이지 내가 설정하는 옵션은 없을까?

마음수행학교_인드라망을 통해 본 연기법

60여 분 온것 같다. 테이블마다 조를 나눠 두었다. 마음수행학교는 일반인들이 불교의 교리를 이해하고 쉽게 실천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벌써 8회째라고 하니 졸업생들도 꽤 될것이다. 이 절의 주지스님은 미산 스님으로 법명은 '수미산'에서 기인한 이름임을 소개하셨다. 볼펜을 나눠주시고는 조별 토론을 제안하신다. 이 볼펜이 나에게 오기까지 몇명의 사람을 거쳐 왔을까? 각 조마다 토론을 했다. 우선 유통부터요. 판매자, 문구점, 운송자, 생산자.. 볼펜 생산공장은 몇명의 관련자가 있을까요? 천명?... 앗 여기 보니 메이드 인 차이나에요. 그럼 선박이나, 항공으로 운송하고... 재료별로 분석해보니 플라스틱과 잉크는 석유에서 나오나요? 그럼 시추선? 그럼 원유국으로 가야 할까요? 볼편 심은 광물이니까 광물이 많..

일상의 기록 2011.09.19

화병 감지 센서

communication breakdown by merAtSpain 작년 겨울 알지도 못하는 이유로 찾아온 가위눌림. 매일밤 되풀이 되는 고통으로 밤의 시지프스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그 당시 갑자기 찾아온 허리 통증까지 더해져 병가까지 냈었다. 버티다 찾아간 병원에서는 '화병'이라며 나의 모든 증세를 설명했고 한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되 그보다 중요한 것은 내 마음가짐에 달렸다고 일갈했다. 분노의 대상을 찾아보고 최대한 마음을 비우고 가급적 안보면 금상첨화라며.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드디어 내가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원인을 발견하며 소스라쳤고, 의사의 경고대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최대한 그 대상에서 멀어지려고 노력했다. 노력의 결과로 평온하게 두 계절이 갔고 마음도 어느정도 다스린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내..

일상의 기록 2011.09.18

시간이 지날수록 종교를 알고싶다

방콕을 여행할 때다. 계획 없이 시내를 밤마실 삼아 걷다가 사원하나를 발견했다. 불경 소리가 들리길래 선듯 소리를 따라 발을 옮겼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소리내어 불경을 읊고 있었고, 나는 신발까지 벗어가며 그들 사이에 들어가 앉았다. 외국인 처자의 등장에 한 남자는 자기가 보던 경전을 내게 내밀었다. 까막눈 처자는 합장으로 감사함을 표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은 '왓 수탓'이라는 태국에서는 중요한 사원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템플스테이를 경험했다. 같이 가자고 제안한 사람은 매달 적자가 나는 회사를 더 지탱할 수 없었고 비장한 결심을 다질 적절한 배경이 필요했던 것 같다. 덕분에 잘 가서 잘 쉬다 왔다. 새벽 3시에 미명을 깨우는 서른 세번의 종소리가 그렇게 아름다운지도, 동이 터오는 새벽의 산책길..

일상의 기록 2011.09.16

배수진을 칠 때는 언제인가

배수진 背水陣 등 뒤에 강물이 흐르니 싸움에 져서 죽든지 강물에 빠져 죽든지 죽는 것은 마찬가지이므로 죽기 아니면 살기로 싸움에 임한다는 의미. 계백이 황산벌에 임할 때의 장엄한 비장미도 여기서 드러난다. 그러고 보니 나는 살면서 내 삶에서 '배수진'을 쳐본 적이 없다. 인생을 걸어 본 적이 없으니 절절하게 매달린 적도 처절하게 실패해 본 경험도 없다. 적당한 선에서 시도해보고 적당한 타이밍에 멈췄다. 그러니 비겁하게도 인생에서 구구절절한 사연은 없는 셈이었다. 육체를 대하는데에서도 마찬가지 였다. 편한 것과 더 친해서 잠을 아껴본적도, 숨이 꼴깍 넘어가게 달려본 적도, 오랫동안 운동을 해본 적도 없다. 그래서 남들은 행복한 중독이라는 마라토너 하이(marathoner`s high)의 쾌감도 모른다. 안..

일상의 기록 2011.09.03

배설욕구의 무의식 매커니즘

이상한 경험을 한적이 있다. 서러운 일로 인해 목놓아 울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이부자리에서 모로 누워 한없이 꺽꺽대고 있었던 적. 창밖으로 동이 터오고 그 슬픔이 현실이 아닌 꿈이어서 안도했던 적. 현실에서 울게까지 만든 그 꿈 해몽이나 해보자고 내용을 떠올려보자면 기억은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참으로 해괴하게 이런 상황 몇 번 겪어보고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런 일을 어제도 겪었는데,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분명 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그리고 못이긴 척 무의식이 이끄는대로 따라갔다. 울었고, 흐느끼고, 눈을 뜨지 않았다. 나는 울고 싶었고, 그렇게 우울한 감정을 해소하고 싶었던 것 같다. 성인이 멀쩡한 의식 상태에서 울기에는 사회는 이성적이다. 가끔 울음을 유발하는 공연이나 영화를 찾기도 ..

일상의 기록 2011.09.02

반가운 편지

연말 연하장처럼 김빠지는 편지가 있을까. 인쇄된 '근하신년' 이란 단어 이외에 더 이상의 의미는 찾을 수 없는. 받으면 보통 쓰레기로 구분되는 연하장은 그 규모도 엄청나다지. 책상에 놓인 우편물을 보고 무엇인가 했더니. 지난번 시코쿠 팸투어에서 만난 에이메현 관광청 소속 케이타 군이 보낸 엽서다. 직접 인물 꼴라주를 해서 엽서를 만들어 국제우편을 보내왔다. 너무나 한국어를 잘하는 케이타 군. 엄청 친근한 태도로 '누나들' 이라고 하며 귀여운 애교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며 카메라 들고 열심히 촬영하더니. 요런 작품을 만들려고 그랬던 거구나 ^^ 케이타 군, 서울오면 꼭 연락하세요~~ ^^

실행한 사람이 주인이다

아이디어가 생각나고 누군가에게 말한다. 그 누군가는 얼른 가져다가 적용하고 성공을 거둔다. 나는 어지간히 소심한 인간이다. 아이디어 나눠주기를 좋아하면서도 누군가 실행하고 나서 그 아이디어 고맙다고, 말 한마디조차 없으면 짜증난다. 소소히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하는 생각도 한다. 그 생각이 얼마나 웃기는가.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일 뿐이다. 아이디어는 실행한 사람이 주인이다. 24시간을 그 일만 생각하는 사람에게 내가 던진 말 몇마디가 얼마나 영향을 주겠는가. 그건 그저 지나는 말 뿐이 었다. 실행을 하라. 그게 누구의 아이디어든... 행하는 그대가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