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871

신년계획

신년이되니 하나 같이 올해 계획은 뭐냐고 묻는데 나는 멍 때리며 되물었다. 글쎄 딱히 신년맞이 목표가 없는데? 사람들은 1월 1일이면 어디선가 거대한 목표가 생겨나는 것 같다. 이루기 참 어려울수록 멋지다고 생각하 듯 꿈같은 목표를 설정해놓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치는 것이다. 늘 그렇듯이 나는 하던 일 계속 할 예정이고 2011년 1월 1일 이어서 갑자기 튀어나온 목표는 아니나 다짐하는 차원에서 나열해보련다. 올해는 책을 그냥 읽는 것에서 벗어나 리뷰를 써볼 예정이다. 그동안 시작도 못한 문사철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고전으로 폭을 넓힐 것이고 실용서적들은 간략하게 메모라도 해볼 요량이다. 글쓰기 강좌로 시작된 '창의적'인 쓰기 방식을 항상 고민할거고, 소재 모으기에도 열심일거다. MBTI 강사 자격증을 따..

일상의 기록 2011.01.03

까칠한 여자의 몰스킨 다이어리

나이 들었음을 느끼는 때는 내가 당당하게 까칠함을 발산할 때다. 돈을 내고도 그만큼의 서비스를 받지 못했을 때, 점원이 실수를 해서 물질적 피해를 입었는데 말로만 죄송하다하며 행동은 없을 때, 잘못된 정보로 시간까지 낭비됐을 때... 어느 순간부터 그저 내 속을 달래며 참고 넘어가는 일이 줄었다. 오늘같은 날이 그 까칠함이 발산한 새해다. 2011년판 몰스킨 위클리 노트북을 사기 위해 시내 대형서점을 수색했다. 신년대란을 예상하고 전화를 미리 걸어 재고를 파악했다. 몇 번의 전화 끝에 광화문 교보에 재고 발견. 사전 예약을 하고 달려갔다. 그.러.나. 내가 주문한 것과 다른 엉뚱한 제고만 쌓아두고 그 알바생은 식사를 하러 자리에 없었다. 이대로 업무일지를 못쓰고 신년을 시작할 수 없다며 기어이 강남 영풍..

일상의 기록 2011.01.03

timeline과 weeklyline

12월 31일이나 1월 1일이 3월 3일이나 3월 4일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으로 사는 나이지만 신년에 맞춰 꼭 준비하는 것이 '몰스킨' 다이어리다.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일갈하는 시간 관리의 대명사 프랭클린 다이어리도 시도해봤으나, 매일 적어야 하는 두페이지의 분량으로 질려버렸다. 자그만치 일년치 분량이 정통 영한 사전 두께다. 하루 할당량의 페이지를 채우지 못하는 사람은 할 일 없는 건달로 전락하거나, 그 페이지를 다 채워 버림으로서 한가하지 않음을 증명하느라 정작 할일을 못하는 딜레마적 상황에 봉착하는바 빈껍데기로 일년을 버틴 끝에 다이어리자체를 안 써버리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그때, 적당한 두께하며 감동일 정도로 심플한 레이아웃과, 한손에 착 감기는 물성과 튼튼함으로 나 여깄소 하며 나타난 다이어..

일상의 기록 2011.01.02

붙이고 만 편지

책이라는 출판을 통한 저자의 메시지 전달하는 것이다. 메세지를 주장하고 서문에 thanks to를 기록하는 것 이외에도 누군가에게 공개 편지의 도구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석원이 출간한 '보통의 존재'를 보다가 인상깊은 꼭지를 읽었다. 제목은 '오해'였고 작가에게 오해를 품은 누군가에게 하는 이야기였다. 차분하고 스타일리쉬한 창작자가 어떤 사건으로 그와 멀어지게 되었다. 다분히 억울한 작가는 연락하지 않는 그 친구와 오해를 풀고 싶었고, 그 바람으로 메시지를 책에 남겨 출판을 했다. 현실에서는 냉가슴 앓던 붙이지 못한 편지는 그렇게 출판을 통해 부쳐버린 편지가 되었다. 물론 실명은 아니었고 분명 그 메시지를 들었을 누군가가 연락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남아있지만. 나는 그렇게라도 표현하는 이석원이라는 ..

일상의 기록 2010.12.27

타이밍

누군가가 창의력을 발휘해 놓고나면 동물적인 감각으로 재빨리 응용하여 주목받는 자가 있다. 응용이 창작을 기반하지 않고, 타인의 아이디어가 없으면 스스로의 의견이 나오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는 창의력 가득한 실력자가 되었다. 트랜드를 읽되 재빨리 응용하여 적절한 시점에 내보내야 한다. 타이밍. 현대사회에선 창의적 능력 자체보다 타이밍을 잘 찾는게 실력이다.

일상의 기록 2010.12.21

찰떡 커뮤니케이션

요즘 글쓰기 수업을 듣고 있다. 주제를 받고 한주일을 끙끙대며 글감을 찾는다. 원고 전송 버튼을 누르고부터 평가의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 쓰면 쓸수록 묘하고 재밌다. 모국어로 쓰고 말하고 느끼는게 새삼 행복스럽다. 전할 메시지를 생각하고, 글의 뼈대를 세우고, 표현방법을 연구하고, 이렇게 까지 글을 잘 쓰고 싶은 이유는 나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서이다. 눈앞에 대상의 즉각적인 반응과 달리 글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므로 한번더 명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오랜 시간 원고에 공을 들이면서 내 언어습관을 반성했다. 이심전심이라고 개떡같이 말해도 내 맘을 찰떡같이 알아들어주겠지. 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대상과 커뮤니케이션을 한게 아닌 상대의 눈치를 본 셈이다. 대화를, 설득을,..

제목부터 짓지 말아야겠다

제목을 그럴싸하게 지어놓고 이건 대단한 카피라이팅이야...라며 감탄하다가 제목을 받쳐줄만한 내용을 쓰지 못하여 비공개로 끼적이다 말아버린 글들이 많다. 제목에 꼬여 클릭한 독자가 보개될 본문의 빈약함에 내가 쪽팔리기 때문이다. 어거지로 내용을 써 내려가자니 타이틀의 강력한 포스를 감당해 낼 수가 없다. 잘 지은 제목에 맞춰 내용을 꿰어 맞추자니 중언부언 하다가 또 꼬랑지 쳐진다. 요란한 제목으로 겉포장만 반지르르하게 해놓고 빈약한 내용에 속상해하는 이 상황은 속빈강정 콤플렉스다. 앞으로 겉 모양새를 다듬기 전에 속부터 다져야겠다. 내용이 꽉 차올라 제 목소리를 내도록 말이다.

일상의 기록 2010.12.12

경쟁

경쟁이란 서로가 라이벌임을 의식하고 있다는 암묵적인 동의다. 라이벌은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있어야 경쟁할 상대로 적절하다. 그런 의미에서 살리에르와 모짜르트는 적합한 경쟁구도가 아니다. 모짜르트는 이미 신과 경쟁하고 있었는데? 평생 자괴감으로 가득찬 삶을 살았던 음악에는 수재였던 살리에르는 음악신동으로 타고난 천재를 라이벌로 정했기 때문에 불행했다. 천재를 질투하는 시기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였기 때문이다. 관심 분야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을 뿐 전혀 라이벌로서 인식하고 있지 않는 상대로부터 훼방, 뒷담화, 이간질을 받은 적이 있다. 나를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럴수 없는 행동이다. 모짜르트와 같은 천재가 아니니 살리에르의 고품격 질투를 받아보지 못하고 찌질한 시기나 견뎌야 한다. 혹시라도 그 ..

일상의 기록 2010.12.12

밤의 시지프스, 가위눌림

시절이 하수상하여 내 몸에도 이상증세가 발견되었다. 증세가 시작된건 3주정도 되었다. 잠자리에 들 때마가 가위를 눌렸다. 일주일은 그냥 넘겼다. 내가 경험하는 가위눌림현상은 이렇다. 설핏 잠들었는데 몸 전체를 짓누르는 압박감이들면 이때부터는 괴로운 시간이 시작된다는 의미다. 이 상황을 의식하는 순간부터는 억지로 몸을 뒤척여 몸을 깨워야 한다.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것이 바위를 나르는 것보다 힘겹다. 가위눌림현상을 졸음이 온다는 이유로 무시하면? 그땐 더 강한 압박감에 시달려야한다. 가장 환장하겠는건, 애써 몸을 움직이고 까무룩 쓰러지면 같은 씨름을 또 해야 한다는 점이다. 끝없이 돌을 밀어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반복되는 고통과 다를 바 없다. 심령술 이런거 믿지는 않지만 혹시나 하여 머리맡에 손톱깎이도 놓..

일상의 기록 2010.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