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기 먹을래? 포도 먹을래?
여우가 물었다. 어린왕자는 말했다.
= 난 둘 다 먹고 싶어. 우리 서로 나눠먹을까?
그들이 반반을 딱 부러지가 갈라먹었는지,
포도 몇 알 맛보고 딸기를 더 먹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들은 행복해했다.
자 다시,
+ 딸기 먹을래? 포도 먹을래?
어린왕자는 생각했다. 저 여우새끼가 무슨 꿍꿍이가 있는거지?
둘 중 하나는 분명 덜 익었을거야. 뭘 숨기려는 거지?
= 음.....잘....모르겠어. 넌 멀 먹을건데?
+ 글쎄.... 뭘 먹지?
단 두 가지를 놓고 그들은 서로의 꿍꿍이를 의심하며 어떤 선택도 못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들에게 사이 좋은 반반은 없었으니까.
한 때 꽤나 정겨웠던 그들은 지금 이렇게 산다.
늘 선택하지 못하고 시간과 감정이 세월 사이로 소모된다.
여우는 애초에 꿍꿍이를 들켜서도 안됐고,
어린 왕자는 그 틈을 들춰내 낮을 붉히지 말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그저 그렇고 그런 사이로 늙어갈 수 있었을텐데....
한번 상처 받은 신뢰는 회복될 수 없다.
상대의 말을 못 믿겠는 서글픔.
심플한 표면을 의심하며 반사적으로 신경을 세워야 하는 피로감.
지구는 지옥으로 변했다....
그런데 진짜 소설에서, 어린왕자는 끝내 자기 별로 돌아갔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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