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871

원본으로 태어나 복사본으로 죽어갈래?

양일간 유니타스 브랜드 컨셉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유니타스 브랜드를 알게 된건 2년 전이고, 교보문고 사무용품 섹션에 컨셉 노트를 보면서부터다. 컨셉을 그린다고? 컨셉을 도출하는 도구가 있다고?로 시작한 의문은 유니타스 브랜드라는 월간 잡지가 있다는 것과 그 회사가 컨설팅한 대기업들의 작업과, '아내가 창업했다'라는 훅 끌어당기는 제목의 책까지. 연이은 정보를 얻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우리회사 사장님의 인터뷰가 실리게 되어 반가웠다는 것까지. 원본으로 태어나 복사본으로 죽어가다 유니타스브랜드라는 이름과 이 타이틀에 두말없이 선택한 컨퍼런스. 확실한 컨셉을 갖고 자신의 길을 가는, 대단한 컨셉터 들이 모였다. 지금 내가 내 브랜드를 찾으려고 발버둥 치는 까닭도 복사본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인것은 부정할 ..

국민도서관 책꽃이 키핑하기

3월 봄철 이사를 앞두고 제일 고민인 것이 책...이었다. 이사할 곳은 간결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솟구칠 때 그때도 방해가 되는 요인은 바로 책...이다. 읽을 책은 주로 구매하고 어쩌다 얻어 걸리는 책도 웬만하면 버리지 못하는 터라 좁은 방은 점점 좁아진다. 한동안 알라딘 중고 서비스를 이용해 40권 정도 팔았었는데 웬지 내 손이 탄 책과 영원한 이별을 고하는 듯해서 아쉽긴 했다. 그런 맘을 알아차렸던가. 국민도서관 책꽃이(이하 국책 http://www.bookoob.co.kr)라는 서비스가 나타났다. 나처럼 책을 맘놓고 꽃아두지 못하는 좁은 공간을 가진 사람이자 책을 팔거나 버리기에는 죄책감마저 느끼는 섬약한 정신의 소유자들에게 매우 반가운 서비스이다. 일단 책장에서 뺄놈들을 뺐다. 100여권이 좀 ..

닭발 트라우마

나는 닭발을 못먹는다. 까탈스러운 취향 때문은 아니다. 어릴적 받은 충격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이유인듯 하다. 초등학교 입학 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경동시장이었나... 조모(祖母)는 멀리 장보러 시장을 가자고 했다. 봄날, 나들이하듯 나는 조모의 손을 잡고 나풀거렸다. 부친의 디스크병에 특효가 될 '지네'를 파는 곳은 거기라고 했다. 꽃무니 원피스를 입고 나들이에 나선 발걸음따라 온갖 과일과 나물들 먹을거리들이 지천에 널렸다. 눈이 쉴세라 그 곳을 다 지나자 음침한 구역이 나왔다. 리어카에 가득 쌓인 검은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통째로 그을려 혀를 빼물고 이를 드러낸 개들 수십마리가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한 구역에는 생선 대가리와 내장이 내 키높이만큼 쌓였다. 퀘퀘한 시멘트 표면과 항상 축축한 상태로 ..

돈을 받아 마땅하다 - codiqa 서비스 사용후기

모바일 여행정보 앱을 만든다고 PPT로 스토리 보드를 그리자니 귀찮고 모바일 목업 지원하는 서비스를 찾아 Friends들에게 SOS를 날려본 결과 mockflow 과 balsamiq 과 codiqa 를 추천받았다. 개중 앞의 두 서비스는 써본적이 있었으나 모바일 보다는 웹사이트에 최적화 된듯 하여 패스하고 codiqa 서비스 사용기를 남긴다. http://codiqa.com 여기에 회원 간단한 회원 가입을 하면 회원 등록하면 개인으로는 30일간 무료로 서비스 이용할 수 있다. 01. 페이지 만들기 빈페이지를 등록해서 설계할 수 있다. 나 같은 경우 페이지 이름을 구별하기 쉽게 앞자리에 번호를 붙였다. 02. 모바일 설계가 편한 직관적인 UI 모바일에서 가장 빈번하게 쓰이는 콤포넌트들. 이미지는 외부링크로..

국철에서 만난 우연한 죽음

서울에서 충청도까지 연결해주는 대한민국 지하철. 어제는 충청도로 전차를 타고 소풍을 떠났다. 소풍의 목적지는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말이 소풍이지 목적은 지인과 봄날의 수다였다. 한참 수다를 떨고 있는데 천안역을 몇 정거장 앞두로 열차가 덜컹 멈춰버렸다. 우리는 열차의 맨 앞에 탑승하고 있었는데 잠시 후 기관사실 문을 벌컥 열리더니 붉게 상기된 얼굴의 기관사가 나와 맨 뒤 차량으로 달려갔다. 예상치 못찬 시간에 엉뚱한 장소에서 알수 없는 이유로 갖혀있는 동안 약간의 불안감과 답답함을 달래며 달릴 때는 안전과 보호의 의무를 하던 문이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탈출의 대상이 될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루함을 달랬다. 게다가 우리는 오랜 시간을 서서 왔기에 달리지 않는 차량에서 서 있기는 더 괴로웠다. 곧 기관..

2월의 허스토리 이나리 논설위원님

허스토리 Herstory 스타트업 처럼 살아가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모임이다. 꼭 스타트업을 해야 하는 가입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가정신을 갖고 실행하는 여성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갖는다. 한달에 한번 멘토를 모시고 강연도 듣고 질문도 하는 편한 자리를 만든다. 여성들의 모임이기에 주로 멘토도 여성이고 여성들의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된다. 그러나 이 모임의 주최자는 남성 이장님이다. 2월의 허스토리는 중앙일보 이나리 논설위원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들었다. 광고 마케팅에 들일 예산이 적은 스타트업이 효과적으로 홍보할만한 곳은 언론 매체. 기사가 답이다. 언론이 탐낼만한 요소를 전달하는 현장의 생생한 노하우가 전수되는 시간을가졌다. 주제는 미디어를 흥분시기는 3가지 캐릭터, 스토리, 성과 1. 캐릭터 ..

내 귀에 맥박

왼쪽 귀에 이상 신호가 온다. 조용한데 있으면 귓속에서 맥이 뛰는 소리가 들릴 정도. 턱을 움직이면 귓속의 막이 울리는 느낌. 견고해야할 막이 습기를 머금고 할렁해진 느낌. 마치 장마철 물먹은 북처럼... 올해 1월 2일에 기록해둔 귓속 증세다. 소음 하나 없이 조용한 장소에 있으면 내 귀에 맥박소리가 잡힌다. 슥슥...슥슥...분명 귀 안쪽 어딘가에 혈류가 지나는 소리다. 맥을 짚어보면 얼추 비슷하다. 근처 병원을 찾았더니 무뚝뚝한 닥터는 3일치 약을 처방해 준다. 지난 번 목감기 증세로 찾았을때도 말을 아끼는 닥터의 성향을 아는지라 묵묵히 나왔다. 삼일 신경써서 약을 챙겨먹었으나 증세는 나아지지 않는다 두번째 방문에서도 같은 처방을 받았고 여전하다. 이명증으로 고통받는 분의 소개로 명동의 한 병원을 ..

쫄라면

분식집에서 간단한 요기를 할 요량으로 메뉴판을 훑는다. 벽 한바닥에 촘촘히도 메뉴가 써있다. 그 가운에 처음 보는 메뉴가 들어온다. 쫄라면, 저건 뭐지? 이렇게 평범해 보이는 분식집에서 새메뉴라도 개발한건가? 쫄볶이는 쫄면을 볶은것이고 쫄라면은 라면국물에 쫄면이 들어간 것 아닌가. 얼큰한 국물에 꼬불거리는 라면대신 쫀득한 쫄면발이면 좀 새롭겠네. 싶었다. '쫄라면 주세요' '저기, 쫄면이 더 맛있을건데요.' 연변말씨를 쓰는 아가씨가 조심스레 대답한다. '네? 쫄볶이인거에요? 무슨 양념요?' '그냥 쫄면인데 면만 라면이에요.' 굳이 저리 권하는데 쫄라면 고집피우고 후회하지말자싶어 쫄면을 시켰다. 늘 맛보던 쫄면 면발을 끊어먹으며 생각한다. 쫄라면은 그럼 이 고추장 양념에 라면발을 삶아 넣었다는 거구나. 그..

직딩이여, 점심에 소풍을 떠나라!

내 뒤로 남산타워가 보인다. 회사 이전으로 용산으로 출근한 게 벌써 8개월째다. 이 주변에서는 어디로 보나 남산타워가 보인다. 너무했다. 서울의 상징 남산타워를 그렇게 무시했다니. 서울에서 태어나 서른하고도 몇 년을 서울을 벗어나 살아본 적이 없음에도 서.울.촌.사.람인 나는 용산구에 무슨 동네가 있는지 알려고 하지 않았다. 다만 회사의 주소지가 갈월동이니 그것만큼은 기억하는 정도. 어느 날 '후암동'을 알게 됐다. 미끈한 여자대학의 거리에서 탄 마을 버스는 끝도 없이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갔다. 한참 올라가면 거기에 남산타워가 내려다보고 있다. 해가 지고 발 아래로 야경이 펼쳐지는데 끝내주게 멋있었다. 이런 길을 두고 지하로만 다녔다는 거야? 오늘 점심시간에는 남다를 프로젝트를 하기로 결심했다. 한 시간..

조연심 대표와 박현진 브랜드 미니 컨설팅

열정은 있으나 어느 아궁이에서 활활 태워야 할지를 살짝 고민하는 나. 이런 고충을 이야기 하다가 개인브랜드 전문가 조연심 대표가 미니 컨설팅을 자원하고 나섰다. 사전에 나의 정보는 내 블로그의 프로필을 통해서 먼저 알렸다. 광화문의 매드포갈릭에서 만났다. 첫마디 진단. 나는 열정적으로 경험을 하는데 과거의 경험만 나열한다. 결국 그런 경험으로 통해서 뭘 할건데라는 질문을 받는다. 내가 갖고 싶은 브랜드는 여행기획자로서 의미 있는 여행을 기획하고 조직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블로그에서 그런 콘텐츠를 쌓기 위해 여행 전문가를 인터뷰를 하고 블로깅 하기로 한다. 50대 세계여행 기획자 인터뷰 하기. 공감을 이끌어내는 여행지로 30명을 뽑아 인터뷰하기. 블로거의 추천여행 vs 기획자의 추천여행으로 블로깅도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