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 871

벚꽃과 중닭; 성장의 법칙

초록 날개가 돋아날때쯤 털갈이 하듯 빠져버린다. 봄이 떠나고 여름이 오는 사이 눈을 질끈 감는다. 눈물겨운 성장통. 벚꽃이 질 때쯤 피어나는 잎을 보면서 허무타령을 하기보단 문득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습이 병아리가 중닭이 되는 과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귀엽기만 하던 병아리가 어느날 털뭉치가 몽창 빠지고 그 밑으로 까실까실한 깃이 올라온다. 인형같은 외형으로 그렇게도 보호본능을 자극했던 유약한 삐약이는 어느새 두눈 부릎뜨고 시뻘건 닭벼슬을 세운 수탉 꼬끼오가 되는 것이다. 그게 성장이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성장의 과정은 익숙하지 않기에 불안하다. 비오면 스러질 듯, 바람불면 날아갈듯한 꽃잎들이 사그라들고 새파란 잎이 돋아 활발한 광합성을 하며 이들은 드디어 열매를 맺는 나무가 된다. 귀엽고 ..

사진찍힐때 어색한가? 당당해지자

얼마 전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작가님을 만나러 가 미리 인터뷰(http://sentipark.com/446)를 진행중에 갑작스런 제안. 사사받는 제자가 있는데 이 친구의 오늘 수업 모델이 되어보라는. '걍 포토테라피를 느껴봐바. 백문이 불여일견 아녀.' ▲ 스승이 명한대로 조명세팅에 여념이 없는 김남기군. 그리하여 메이크업 의상 준비는 없이 이쁘게 찍혀야할 의무도 없이. 포토그래퍼를 지망하는 제자의 모르모토가 되었다. 나중에 이 스튜디오에서는 근사한 차림으로 백작가님의 모델이 되려고 했는데 급작스럽게 생얼굴에 대체 나는 어찌 해야 한단 말이냐. 그나저나 모델이 갑자기 생긴 덕분에 수업도 조명 수업으로 커리큘럼이 바뀌어 버린 제자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포토그래퍼와 모델의 작품(?)사진 논의끝에 클로즈업 사..

[포토테라피] 여행문화기획자가 만들어내는 포토테라피

사진 찍기의 목적이 기록이거나 표현이다. 여기에 백승휴 작가는 '치유'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얼마전 백승휴 작가의 미니인터뷰를 위해 방문했다가 (http://sentipark.com/446) 매주 월요일 낫에 포토테라피 수업을 듣기로 했다. 10회 과정이지만 한달의 휴직을 끝내면 아마 3회정도만 듣게 될 테다. 강좌명은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포토테라피였다 직업상 나는 여행을 갈때면 무조건 DSLR을 가져가야했기에 반 여행작가 흉내를 내야했다. 주로 내가 사진으로 작업한 내용은 '꼬시는' 목적이었겠구나. 나는 요새 사진의 가장 기초적인 기능인 기록을 시도하는 중이다. 목련이 피고 지는 상태의 신비로움이랄지 (http://sentipark.com/450) 도시농부가 되고자 하는 상추쌈 프로젝트를 하며 ..

목련 개화

이사한 곳, 내 방 창문으로 보이는 목련이 한그루 있어 눈이 호강한다. 동네에 벚꽃은 귀해도 저 한그루 피는 걸 지켜보면서 봄을 느낀다. 한 열흘 이들이 피워가는 꼴을 찍어놨다. 아침에 눈뜨면 어제 저녁과 다른 모습을 보려고 창부터 열어졎혔다. 오늘로 이토록 만개했으니 이제 지는 일만 남았겠다. 툭툭 꽃잎을 떨궈낼 것을 보자니 벌써 봄이 아쉽다. ▲ 4월 5일과 4월 15일의 모습. 열흘만에 이렇게 개화했다.

[상추쌈 프로젝트] 도시아낙 모종을 구하다

'얘, 모종파는데 알아놨다.' 아차산 3번 출구에서 만난 모친의 말에 눈이 번쩍 띄인다. 서편제 공연을 보러 그 근처에서 약속을 했는데 며칠간 모종을 찾아 헤맨다는 내 이야기를 듣고 그 동네 사람들에게 물어본 모양이다. 주택 사이로 시장이 있고, 과일겸 모종을 파는 가게가 있었다. 고추, 상추, 쑥갓...등등을 비롯 가지각색의 꽃 모종까지. 조그만 평수에서 없는게 없었다. 우와~~ 감탄은 잠시 초짜가 키울 수 있을만한 것은 상추뿐이라는 현실로 돌아와 몇개를 집어낸다. '잔디 심긴 땅인데 그런 흙에서 잘 자랄까요? ' '그냥 거름 섞으면 되야~.' 그리하여 거름 한 푸대 3천원, 4개에 천원하는 모종 3천원어치, 모종삽 천원. 해서 육천원을 내고 사왔다. 오늘 아침 드디어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본능..

일상의 기록 2012.04.14

[상추쌈 프로젝트] 상추모종찾아 삼만리

인터넷 검색하면 주말 자기가 키워 낸 농작물 자랑말 할뿐, 모종을 어디서 샀는지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 어디선가 고속터미널 지하상가에 가면 꽃가게에서 상추모종을 찾을수 있을거라는 정보를 구했다. 내가 이렇게 집요했던가. 그 정보 하나 믿고 갔다가 엉뚱한 소리 하는 뇨자가 되었고, 겨우겨우 씨앗만 사올 수 있었다. 동네 꽃집에 가보세요. 거기서 팔아요~~~ 동네 꽃집이란 꽃집은 다 뒤졌으나 없다고요. 대체 모종은 어디서 사냐고요... 상추쌈 프로젝트 시작부터 난관이다.

일상의 기록 2012.04.13

외국인 친구 사귀기

글로벌 시대를 살기 때문에도 아니고, 갑자기 영어를 잘해야겠다 욕망이 든것도 아니다. 생각한 바를 하기 위해서 커뮤니티 깊숙한 곳에 들어는 가봐야겠다는 판단에 오늘 드디어 용기를 내어 랭귀지 캐스트에 갔다. 랭귀지 캐스트는 언어교환 커뮤니티로 한국에 거주중인 외국인들과 한국인들이 만나 친구도 사귀고 언어도 배우는 곳이다. 내 평생 이토록 낫선곳에 제발로 가본적이 얼마나 있던가. 미안하지만 단어로 이뤄진 막문장으로 철판깔고 대응하자. 피아노에, 랩에,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의 대표이면서 카이스트 학생이기도 한 헤리. 마이티 황과 한참을 이 테이블에서 비트박스와 힙합공연을 해주었다. 처음만는 사이에 참 죽도 잘 맞는 고나. 지난 번에 본걸 기억하고 맞아준 프랑스에서 온 스테파니. 고새 한국어가 많이 늘었네...

[상추쌈 프로젝트] 옥상 텃밭의 주인이 되어보자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해서 방 한칸을 얻었다. 넓은 창으로 남산타워가 보인다. 지금은 4월 한달 휴직을 하고 몸과 마음을 보살피는 중이다. 주로 남산타워를 향해 머리를 두고 키보드를 두들기니 얼핏보면 잘 못나가는 작가의 잉여활동 같이도 보인다. 요즘 일정규모의 신축건물은 옥상에 조경을 해야 하나보다. 이곳도 옥상의 절반이 흙으로 덮여있다. 언듯 죽어버린듯한 마른 잔디가 드문드문 깔려있을 뿐 황무지같다. 개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황무지 개간. 옥상 텃밭의 주인공이라도 되고 싶은 모양이다. 휴식의 기간을 갖자고 결심하고 휴직을 택한만큼 심신정화차 무언가를 키워 봄으로서 힐링을 체현하고자 하는 욕망이 생긴다. 1. 상추를 키운다. 2. 손님을 초대한다. (이 장소를 제공해준 회사 사장님 일순위) 3. 술은..

일상의 기록 2012.04.07

망상일기를 작성하자

내가 책상 위에서 주로 하는 일은 '망상'이다. 이거 하면 어떨까, 저거 하면 어떨까. 생각은 꼬리를 물다가 어떤것은 행동으로 옮겨 실현되고 어떤 것은 그냥 사라진다. 절반 이상이 생각으로 사라지거나 남은 반이 실천을 망설이다 사라지는 것을 보다가 망상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망상을 흘려보내지 말고 적자. 기록이 남으면 보겠지. 보면 하게 되겠지. 그 첫번째 망상일기는 상추쌈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곳에 진행 하기로 했다. 아이디어 생각나는 대로 실행하면 아마 지금쯤 대박났을거야....

너무 다양해서 불친절한 메뉴

배고파서 들어가서 6페이지나 되는 메뉴판을 뒤적이다가 뭐가 뭔지 몰라서 포기. 생선초밥도 생선알 6알+유부4알은 A세트 생선만 있는건 B세트인데 생선이 더 많은건 정식세트라고 하고... 스페셜과 정식의 차이도 잘 모르겠는데다가... 주문서에 체크할 요량으로 주문서를 들여다보니 총체적 난관일세. 이건 가나다 순도 아니고, 그룹별로 표시를 해주든가. 저 배열의 규칙은 무엇인란 말인가. 수많은 메뉴를 보자 숨이 막힌다. 그냥 순두부 집이나 갈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