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276

제대로 다시 사과하세요

요즘 개콘의 새코너를 즐긴다. 특히 재밌게 보는 것이 '거지의 품격'이란 코너다. 이 코너의 매력은 바로 '반전'에 있다. 거지=동냥의 공식을 당당히 깨버린다. 구걸하지 않고 당당히 돈을 요구하는 허경환 거지(게다가 잘생기기까지한)가 '궁금해요? 궁금하면 오백원' 이라는 멘트에 여자가 오백원을 쥐어주는 장면에 웃음을 유발한다. 이 장면 이전에 먼저 등장하는 여자거지가 있다. 지나가는 행인은 그 구역에서 동냥하던 거지와 부딪히고 그길로 시비가 붙는다. 대충 동냥돈 몇 푼으로 무마하려던 여자는 거지의 멘트에 당황한다. '돈은 됐고 사과하세요. ' 꼴같잖은 여자는 대충 미안합니다...라며 지나간다. 이 멘트도 반전이지만 거지의 다음 멘트가 기가막힌다. '진심이 안담긴 저 사과는 뭐지? 입꼬리 올리지 말고 다시..

차별화와 생산성 - 인사동 간식에 부쳐

언제부턴가 인사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그런지 인사동 명물 길거리 음식도 많다. 이제는 평범한 먹거리가 된 꿀타래. 엿을 늘려 수천가닥의 실타래처럼 뭉쳐 그 안에 고물을 넣어 만들었는데 특히 일본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것 같다. 또 인사동에 특히 줄지어 먹는 기름에 튀긴 꿀호떡, 회오리 감자 등이 대표적이다. 높게 쌓아주는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진득하게 발라내는 터키 아이스크림도 인사동 한구석에 자리잡았다. 더는 특이한 간식거리가 없구나 싶을 무렵. 이것을 발견했다. 어릴적 뻥튀기로 많이 먹었던 과자인데 여기에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주입(?)해준다. 과자 자체와 아이스크림은 둘다 새로울게 없는데 이 둘을 결합하니 대박 가게가 된다. 제작과정도 혁신이랄게 없다. 그냥 아이스크림 주입기에 대롱하나 달..

완벽한 타이밍이란 건 없어

의미 있는 활동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야 해. 너에게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는 그 자체에 의미를 찾자. 단순하게 생각해.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 그게 시작이자 끝이고 경영의 전부다. 서른여덞이면 쉬웠을까? 마흔 여덞이면 두려움이 없었을까? 좋은 타이밍이란게 따로 있을까? 모든 운이 따라주고 인생의 모든 신호등이 파란불이 되는 때는 없어. 모든 것이 완전하게 맞아떨어지는 상황은 없는거야. 만약 그게 중요하고 결국 해야 하는 일이라면 그냥 해. 앞으로도 완벽한 때라는 건 없어. 지금 니가 할수 있는냐 없느냐가 문제다. 드라마 '골든타임'에서 타이밍에 대한 좋은 인사이트가 있어 공유한다. 단순하게 생각하기. 가능성을 알아보기위한 시간투자. 빠른 결정. 곱씹을수록 의미있는 말이다.

아티스트웨이 그 첫주

예전에 재밌는 작업을 하는 친구들을 소개했었다. ( 아이고, 신나는 청춘들 http://sentipark.com/459 ) 몇 달이 흘러 카우치 서핑관련 책을 준비하는 그들은 책을 냈고, 은지씨는 다시 자유인으로 돌아가 바쁜 생활을 하는 중이라고. 어느날 은지씨로부터 모닝페이지 모임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제안이왔다. 모닝페이지... 줄리아 카메론의 책 '아티스트 웨이'에 나오는 개념인데. 나는 이걸 2010년에 송숙희 교수님을 통해 알게되었다. 우리 안에는 상처받고 웅크러든 어린 예술가가 살고 있다. 내면의 예술가를 깨울수 있는데 그 방법이 모닝페이지를 쓰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한 가운데 무의식적인 글을 써내려가는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안한다고 큰일난것도 아니고 대체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

온실 속의 잡초

나는 화초였다. 온실은 따뜻했다. 바깥은 맑게도 보였고 흐리게도 보였다. 간헐적으로 들리는 소식으로 바깥은 바람이 분다고도했고 찬 서리가 내린다고도 했다. 자리잡고 앉아 그래도 찬 바람이 그토록 찰 것인지 서리가 그토록 아릴것인지 상상하곤 했다. 온실 밖으로 나오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흘렀다. 태생의 본질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본인일 것이다. 나는 과감히 잡초가 되기로했다.

아저씨가요... 우체부 아저씨

내가 사는 오피스텔이 보안시설이 있어 외부인이 들어오기 어렵다. 바로 집 앞까지 배달해야하는 택배의 경우는 직접 주거인이 내려가서 받던가 그게 여의치 않으면 양해를 구하고 2층 방범창 앞에 갖다 달라고 해야 한다. 대부분 대답도 없이 끊어버린다. 어떤 기사들은 신경질을 내기도한다. 모르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온다. 우체국 등기다. 누군가 내게 등기를 보낸 모양인데 나는 집에 없었다. 전화도 연락도 되지않아서 헛걸음 했을거다. 짜증이 묻어있을 목소리를 생각하며 콜백했다. "집 엘리베이터가 작동이 안되서요 도루 왔어요. 아저씨가요, 다섯시까지는 일을 해요. 그러니까요 박현진씨는 걱정하지 말고요, 외출 했다가 집에 있는 시간에 다시 전화를 주세요. 아저씨가요, 얼른 배달하고 다시갈께요." 곧 스스로를 아저씨..

위기에서 기회를 찾는 사람들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118927 올레길의 엽기적인 살인사건 후 여성혼자 걷기 좋은 길로 알려졌던 올레에 비상이 걸렸다. 사건이 있었던 길을 페쇄 하고 CDTV를 설치하는 등의 대책마련이 있었다. 물론 올레길을 만든 사단법인올레에서 공개사과도 포함 하고. 누군가는 여기서도 기회를 포착한다. 혼자 혹은 두엇이 도란도란 이야기 하며 걷는 길이 안전성문제로 도마에 오르니 올레길 지리에 훤한 가이드를 동반하는 여행상품이 나왔다. 모쪼록 단체걷기대회처럼만 안되면 좋겠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잉여력 치킨위크에 부쳐

별 의도 없이 시작했던 것이 의미가 생기고 마침내 형식미를 갖게되기까지. 그런것들이 꽤나 재밌는 작업이 되는경우를 봤다. 잉여아이디어- 재미로실행- 의미가 생기는 무엇. Chicken week 란 행사를 모임전문 사이트 온오프 믹스에서 발견. (http://onoffmix.com/event/8402) 팀원중에 닭을 먹지 못하는 상사로 인해 점심때 닭을 먹지 못하던 그들은 상사의 휴가기간동안 점심에 닭을 먹었다. 그 뒤로 주말까지 그들의 닭먹기 행위가 시작되었다. 행위의 증거는 당연히 인증샷. 인증샷 놀이를 하면서 그들의 놀이는 퍼져나갔고, 이름하여 치킨 위크라는 행사까지 발족됐다고 한다. 치킨 위크의 유래 http://chickenweek.tistory.com/entry/치킨위크의-유래 행사는 단 하루 ..

내 눈이 이상한건가?

성형 후의 모델이 두개 이미지로 선줄 알았다. 그런데 아래 before의 사진은 다른 인물이다. 뼈를 깎았는지 어쨌는지 얼굴형과 전체적인 분위기로 after가 비슷해 진것도 놀랍지만 메이크업과 뽀샵을 통해 찍은 사진은 거의 같은 사람이라고 봐도 무방할듯하다. 대한민국의 의료기술은 대단하구나. after 모델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서로 똑같아서 놀라지 않을까? 그나저나 지하철에서 매번 이런 성형광고말고 좀 참신한 광고판좀 보여주면 안되나?

우물가의 쑥덕공론

종종 해외 여행 지역 정보를 검색한다. 외국어 능통자가 아니기에 자연스럽게 크롬번역기를 쓴다. 일본어 홈페이지에서 필요 정보를 추출하던 중 자동번역된 페이지의 번역에 눈이 간다. 우물가의 쑥덕공론 실제는 숙덕공론이 맞다. 번역 한번 기가 막힌다. 이 페이지는 사용자들의 의견을 모으려는 목적이다. 원문을 보자면 우물 옆(井戸端) 에서 모여 의논(会議) 한다는 뜻이다. 실제 한자어에서 유래된 [숙덕공론]의 뜻은 사람이 모여 저희끼리만 알아들을 수 있을 만큼 낮은 목소리로 의견을 나눔. 허무한 공론을 뜻한다. 거기에 우물이 등장하면서 여성들이 우물가에 모여 온갖 소문의 근원을 만드는 그닥 아름답지많은 안은 그림이 그려진다. 이 표현이 과연 공식적인 웹 페이지에서 쓰이는게 맞나 싶어 일본의 위키피디아를 찾아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