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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아저씨가요... 우체부 아저씨





내가 사는 오피스텔이 보안시설이 있어 외부인이 들어오기 어렵다.
바로 집 앞까지 배달해야하는 택배의 경우는 직접 주거인이 내려가서 받던가
그게 여의치 않으면 양해를 구하고 2층 방범창 앞에 갖다 달라고 해야 한다. 
대부분 대답도 없이 끊어버린다. 어떤 기사들은 신경질을 내기도한다.

모르는 핸드폰 번호로 전화가 온다. 우체국 등기다. 
누군가 내게 등기를 보낸 모양인데 나는 집에 없었다. 
전화도 연락도 되지않아서 헛걸음 했을거다.  
짜증이 묻어있을 목소리를 생각하며 콜백했다.


"집 엘리베이터가 작동이 안되서요 도루 왔어요.
아저씨가요, 다섯시까지는 일을 해요.
그러니까요 박현진씨는 걱정하지 말고요, 
외출 했다가 집에 있는 시간에 다시 전화를 주세요.
아저씨가요, 얼른 배달하고 다시갈께요."


곧 스스로를 아저씨라 부르는 우체부 아저씨와 조우했다. 
사람좋은 얼굴의 멜빵 청바지를 입은 장년이었다.
얼굴에는 구슬땀을 흘리고...   



"아저씨가요, 박현진씨 기다리다가 덕분에 시원한 커피도 얻어먹었네요."



오시면 시원한 커피라도 한잔 대접해야겠다 생각했는데 엊그제 1층 상가에 카페를 오픈한 아가씨가 드렸나보다.
내 확인 싸인을 받은 아저씨는 아이스커피를 들고 총총히 떠나셨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분. 커피 한잔의 행운이 나를 기다린 덕분이란다.
잔잔한 감동을 주는 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