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박현진 2071

글쓰는게 참 좋은데....

글 쓰는게 좋아서 블로그를 시작하고 이젠 블로그에 뭔가를 끄적이는 것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그런데 노트북을 열고 키보드를 누르기까지 한참 걸리고, 그나마도 앉은 자리서 완성하지 못한다. 내 이야기를 나누기를 즐김에도 불구하고 미룬 기록이 한참이다. 몇 매체에 글을 실을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해서 고마운데 어딘가에 기록된다는 것 때문에 한편으로는 괴롭기도하다. 인터뷰를 자청해서 해놓고 정리는 아직도 미루고 못하고 있다. 한 사람의 진지한 이야기를 시간을 따로 내어 집중해 듣는것도 흥미로운 일인데 그 이후부터 극심한 두통에 시달린다. 기록하고 알려지고 누군가에게 읽히고 평가될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부로 배설할수도 없다. 기록을 남기는 것은 좋은데, 글을 쓰는건 좋은데, 늘 부딪히는 일이다. 오늘..

잘 만든 뮤직비디오, 전도 되겠다

나얼의 '바람기억'. 우연히 음악을 듣고 제목을 알아낸 다음, 검색을 하다가 뮤직비디오까지 찾아챙겨봤다. 영화 뺨치는 스케일, 영상미,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까지 눈을 뗄수 없다. 종교 없는 내가 보기에도 기독교적 코드가 가득하다. 기독교 색체가 들어있네 마네로 이슈가 되나보던데 그거야 예술가의 표현의 자유고 감동한번 찐하다. 문득 명동 한복판에서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확성기에 대고 외치는 열혈신자나 지하철에서 '예수믿고 천당가세요'라던 공공장소의 무법자, 개독교 신자들의 밉상짓이 싹 지워진다. 심지어 교회를 가보고 싶은 생각까지 든다. 완벽한 전도는 문화로 이뤄지는게 아닐까.

[박현진의 쇼쇼쇼] 문화아이콘개발자 신영석 대표 미리인터뷰 '문화를 유통하는 남자'

첫인상은 '저 사람 재밌을 것 같다'였다. 얼굴에 '명랑'이 쓰여있었다. 사람 좋아보이는 동글동글한 인상이 특히 '문화 아이콘기획자'라는 이름과 잘 어울렸다. 문화는 즐겁고 재밌어야 한다는 말을 온몸으로 대변하는 것 같았다. 이번에 그와 만남을 준비하면서 '인터뷰이'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료 좀 보내 주면 좋겠다고 했더니 며칠 후 장장 67페이지짜리 PDF파일을 보내왔다. 거기에는 인간 신영석을 소개하였으며 그가 하는 일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었다. 십 년의 세월을 기획자로 살아온 사람의 포트폴리오였다. 새로 발견한 카페로 인터뷰 장소를 잡았다. 퇴근 무렵이라 차가 막힌다고 알려왔다. 약속시간보다 꽤 늦었다. '어우, 늦어서 미안해요.'라는 그에게서 상쾌한 민트향이 훅 뿜어나온다. 센스있는 향내다. 인터뷰..

우리집에 놀러오세요 - 이태원 가정집 이야기

요즘 같은 세상에 생판 모르는 사람의 집으로 맘 편하게 놀러 갈 수 있을까? 어떤 사람들이 올 지도, 무슨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는 상태라면 더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건축을 전공한 안도영, 김정인. 두 청년은 백수가 되기로 하고 (멋지다, 백수결심) 이태원 보광동. 옥상이 있으며 한강과 남산이 보이며 넓은 거실이 있는 집을 발견 즉시 이사를 한다. 한 청년은 보증금이 있었고, 나머지 한 청년은 월세를 낼 수 있는 직장이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있었다. 나무들 사 들고 와 옥상에 뚝딱뚝딱 흔들 그네와 원두막을 만들고 집들이를 연다. 옥상 구석구석에 각종 경작물도 심어놨다. 이 공간에 무엇인가를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집들이는 소개의 소개, 꼬리에 꼬리를 물고 200여 명..

제대로 다시 사과하세요

요즘 개콘의 새코너를 즐긴다. 특히 재밌게 보는 것이 '거지의 품격'이란 코너다. 이 코너의 매력은 바로 '반전'에 있다. 거지=동냥의 공식을 당당히 깨버린다. 구걸하지 않고 당당히 돈을 요구하는 허경환 거지(게다가 잘생기기까지한)가 '궁금해요? 궁금하면 오백원' 이라는 멘트에 여자가 오백원을 쥐어주는 장면에 웃음을 유발한다. 이 장면 이전에 먼저 등장하는 여자거지가 있다. 지나가는 행인은 그 구역에서 동냥하던 거지와 부딪히고 그길로 시비가 붙는다. 대충 동냥돈 몇 푼으로 무마하려던 여자는 거지의 멘트에 당황한다. '돈은 됐고 사과하세요. ' 꼴같잖은 여자는 대충 미안합니다...라며 지나간다. 이 멘트도 반전이지만 거지의 다음 멘트가 기가막힌다. '진심이 안담긴 저 사과는 뭐지? 입꼬리 올리지 말고 다시..

[박현진의 쇼쇼쇼] 지식소통가 조연심 대표 live show

지식소통가 조연심 대표 깔때기 프로필 미리인터뷰를 통해 깔때기를 대고 쭉 빨아본 그녀의 특성을 발표합니다. - 시간을 아끼는 방법은 몰입뿐이라던 그녀는 몰입녀. - 책만 보면 빠져 든다는 그녀는 활자 중독자. 영문으로 된 원서가 한글로 보이게 된다는 능력자. - 남들은 고민할때 나는 한다. 단무지를 지향하는 그녀는 진정한 행동파. - 시간도 쪼개고, 일도 쪼개는 그녀는 쪼개기의 달인. - 할일 리스트를 사소한 부분까지 리스팅하고 엑슥표를 좍좍치면서 쾌감을 느낀다는 그녀는 삭제녀. - 이것저것 일하다보면 우울할 짬이 없다는 그녀. 우울하면 그녀에게로 가세요. 우울할 틈을 안주는 그녀는 우울증 치료자. - 말한대로 하고, 한 대로 쓰고, 쓴대로 사는 그녀는 피곤한 인생 3세트 지향파. 에우다이모니아. 아리스..

[월간 VIVID BNT] 점심식사와 바꾼 골목여행

[여행문화기획자 박현진 컬럼]점심식사와 바꾼 골목여행 철들고부터 나의 주거환경은 늘 아파트였다. 열살 무렵까지는 일반주택 2층을 넘기지 않았다. 첫 아파트에 대한 기억은 공포였다. 열 살 무렵이었는데 길고 빽빽한 고층 건물로 둘러싸인 공간에 서 있었다. 목이 부러지도록 고개를 젖혔더니 하얀 건물이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아찔한 높이에 적잖이 당황했던것 같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높은 층 어느 한칸에서 내가 살게 될 거란 점이었다. 게다가 17단지까지 구획된 공간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건물 전면에 표시된 숫자가 아니었던들 단지 구분이나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성인이 되어 내가 살 곳은 내가 선택할 수 있을 즈음 나는 아파트를 피해 주택가에 둥지를 틀었다. 여기에는 아파트에는 없는 환경이 하나 있었으니 바..

칼럼/여행칼럼 2012.09.21

40라운드 9월 정기모임 주제 '소원' 스케치 @ 청담동 피어에비뉴

브랜드네트워크 40라운드 9월 정기모임 '소원' What is Your Dream? 진행: 독서경영전문가 안계환 @ 피어에비뉴 조연심, 백승휴, 김언화, 김태진, 홍난영, 임성채, 신영석, 이윤화, 손현미, 박성준, 유재숙, 박현진, 박월선, 김경호, 강정은. 이번달 모임의 테마 '소원'인 만큼 각자 이루고 싶은 소원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왕이면 게임의 형태로 재밌게 진행한다. 큰꿈,작은 꿈을 종이에 적고 주위에 있는 사람과 짝이 된다. 상대방과 가위바위보로 해서 발언권을 얻는다. 맘에 드는 소원에 스티커를 붙여준다.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자신이 적은 소원 두가지를 발표할 수 있다. 꿈은 외칠수록 이뤄지기 쉽다고한다. 내 꿈을 노출하면 주변에서 도울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니까. 김태진 - 이번책 베..

도시민의 귀촌여행 비비정 프리덤

도시민의 귀촌여행 비비정 프리덤 @ 전북 완주군 삼례읍 비비정 마을 2012.06.23 ~ 06.24 여름 햇살이 뜨거울 때 유기농 귀촌 여행을 떠났다. 모기에 종아리를 뜯기느라 한동안 고생했지만, 꽤 낭만적인 귀촌 체험이었다. 우연히 한 청년을 알게 됐고(방년 25세 꽃띠 청년) 그와 뜻이 통하는 청년들이 귀촌해서 저들끼리 술도 빚고 마을 사람들과 창작활동도 하고 산다고 했다. 다들 서울로 서울로 하는 마당에 이런 기특한 일이 있나. 얼른 그 마을도 탐방해보고 나를 비롯해 내 주변의 공해에 찌든 이들에게 도시탈출의 기회를 선물하고자 귀촌체험 여행을 기획하기에 이른다. '아주 자연스럽게 마실 가듯 이 마을에서 지내다 가고 싶다'가 이 콘셉트었다. 비비정 마을은?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 후정리에 있는 마을..

차별화와 생산성 - 인사동 간식에 부쳐

언제부턴가 인사동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그런지 인사동 명물 길거리 음식도 많다. 이제는 평범한 먹거리가 된 꿀타래. 엿을 늘려 수천가닥의 실타래처럼 뭉쳐 그 안에 고물을 넣어 만들었는데 특히 일본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것 같다. 또 인사동에 특히 줄지어 먹는 기름에 튀긴 꿀호떡, 회오리 감자 등이 대표적이다. 높게 쌓아주는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진득하게 발라내는 터키 아이스크림도 인사동 한구석에 자리잡았다. 더는 특이한 간식거리가 없구나 싶을 무렵. 이것을 발견했다. 어릴적 뻥튀기로 많이 먹었던 과자인데 여기에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주입(?)해준다. 과자 자체와 아이스크림은 둘다 새로울게 없는데 이 둘을 결합하니 대박 가게가 된다. 제작과정도 혁신이랄게 없다. 그냥 아이스크림 주입기에 대롱하나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