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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100일 글쓰기] #48 대통령의 연설문 아침에 사무실에서 출근해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을 유투브 생중계로 챙겨 본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지시했다는 뉴스를 통해서 이번 기념회가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한시간 남짓 희노애락을 다 느꼈다면 과장일까? 어떤 드라마보다 집중있게 봤다.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인간미와 카리스마와 진심이 느껴져 울컥한다. 내 생에 연설을 들으며 울었던 첫번째 기억일 것이다. 80년 5월 18일 생의 딸의 추도식을 듣고 함께 눈물을 훔치다 자리에서 일어서 성큼 걸어가 그녀를 안아주던 대통령의 위로가 먹먹 하다. 쉴새 없이 손으로 말을 해야 하는 수화 통역사도 잠시 손을 눈가로 가져가 멈춘다. "국민의 생명과 사람의 존엄함을 하늘처럼 존중하겠습니다. 저는 그것이 국가의 존재가치라고 믿습니다." 오늘 하루.. 더보기
[100일 글쓰기] #47 월남쌈, 월남뽕 선생님의 집에 초대 받았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다 보니 어떤 모임이 될지 그려진다. 파티 음식은 늘 월남쌈이다. 고수와 애플민트를 메인으로 각종 야채와 냉동목살을 대패로 얇게 저민 고기를 구워서 라이스 페이퍼에 싸먹는다. 고추를 가득 갈아 넣은 특제 피쉬 소스를 곁들여 한시간을 먹는데 집중한다. 한번의 초대 손님이 20여명 이기에 월남쌈 메뉴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일단 음식이 식을 염려가 없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친밀도가 올라가게 된다. 처음에는 고상하게 젓가락을 사용하다가 이내 손으로 쌈싸먹다 보면 서로 무장해제가 된다. 월남쌈으로 위장이 채워지면 이내 월남뽕 게임이 시작된다. 판돈은 천원이다. 월남뽕 게임은 일종의 숫자 눈치게임으로 처음 하는 사람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카드패에 같.. 더보기
[100일 글쓰기] #46 5월, 리셋 5월, 리셋된 정부의 출발이 좋다. 그래서인가 주변에서도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뤄두었던 도전을 하기도 하고, 뉴스를 보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치맥으로 푸느라 체중이 10kg이 늘었다는 지인은 다이어트를 선언하기도 했다. 오늘 수리 한다고 열흘간 비워둔 집에 들어왔다. 공간은 화이트 톤으로 말끔하게 리셋 되었다. 짐 정리를 하면서 이 물건이 꼭 필요한지 한번씩 생각하게 된다. 열흘간 트렁크 하나로 살아보니 불편함 없이 살만 했다. 불필요한 물건을 얼마나 끼고 살았는지 인식하게 되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묵은 짐을 버리고 가뿐하게 미니멀 리스트로 살아보고 싶다. 1년간 꾸준한 야식 덕분에 체중이 7kg 늘었다. 그동안 조깅이다 뭐다 하며 몸부림은 쳤지만 이내 다시 느긋한 몸으로 돌아간다. .. 더보기
[100일 글쓰기] #45 모두가 스승 코치들의 그룹카톡이 있다. 한 코치님이 오늘이 가기 전 표현해야 의미가 있겠다면서 마음을 전해왔다. 모든 코치가 자긴에겐 스승이었다며 한명 한명의 장점과 강점을 써놓은 것이었다. 타인의 눈을 통해 드는 나에 대한 담백한 인정이 고마웠다. 동료이자 후배인 나에게도 저렇게 열린 마음으로 표현해주는 마음도 감사하다. 그러나 나는 참으로 짧은 화답밖에 못했다. 그분의 문장처럼 나는 길게 그들을 관찰하지 못하였다. 성의를 갖고 타인의 강점을 관찰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든다. 돌아보면 늘 배울것 투성이다. 내가 누군가에게서 영향을 받듯 나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것이다. 어디가서 반면교사는 되지 말아야 할 텐데... 1.65장 더보기
[100일 글쓰기] #44 꿈의 보상기능 꿈의 보상기능 예전 내가 미술학원에서 가르침을 받았던 선생님이 근무하는 입시미술 학원을 찾았다. 대학동기 S가 나를 맞이한다. 대학 때도 열심히 개인 작업을 하던 그녀는 생활을 위해 입시미술 학원에서 일했다. 지금도 그녀는 학원에서 일한다. 이제 작가로서 활동은 접은 듯한 그녀는 나에게 "노동 대비 돈 안되는 일은 안할거야" 라고 말한다. 약간은 몽상적인 기질이 있던 동기와 나였다. 그런 그녀에게서 정확히 '돈 안되는 일'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놀랐다. 선생님은 아직 출근하지 않았다. 동기는 나를 화이트 톤으로 정리된 작은 방으로 안내한다. 나는 그 방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며 학원다니던 시절을 떠올리며 즐거워 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 대학을 휴학하고 미술학원에 가서 그림을 그렸다. 매일같이 실력이 느는 행.. 더보기
[100일 글쓰기] #43 성공한 덕후 성공한 덕후 북서울시립미술관에 산책 갔다.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전이 진행중이었다. 덕후는 집 안에 틀어박혀서 취미생활은 하는,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현재는 특정 분야에 깊은 취미를 가진 전문성을 인정받는 긍정적인 인식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전시는 고성배 작가의 ‘프로젝트 갤러리관’과 나머지 10명의 덕후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 ‘전시실’로 구성되었다. 고성배 작가는 본격 덕질 장려를 표방하는 독립잡지 '더쿠(The kooh)' 편집장으로 덕후에 대한 인식 전환을 시도한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관람자의 덕후 자가진단표를 통해 '수집 덕후’, ‘홀로 덕후’, ‘배회 덕후’, ‘공상 덕후'로 유형을 파악한다. 이후 유형별로 관람동선을 제안한다.. 더보기
매일매일 글쓰기 스몰스텝 글쓰기 습관을 들이고 싶어서 매일 글쓰기 100일에 도전중이다. 주제가 있는 똑떨어지는 한편의 글을 써내고 싶지만 우선은 쓰는데 목적을 두기로 했다. 혼자서는 결심만 하고 말것 같아서 환경을 만들기로 했다. 100일 연속 글쓰기 프로젝트 그룹에 가입했다. 나와 비슷한 니즈를 가진 17명과 함께 한다. 원칙은 단순하다. 카페에 매일 자정까지 글을 올리면 된다. 주제 자유, 분량은 원고지 1.5매 이상. 자기검열 금지. 매일 마감시간을 알려주고 격려하는 코치가 있다. 참여하는 16명의 글을 보면서 자극과 참고를 받는다 각자 자기 글 마감하느라 바쁘지만 종종 덧글로 소통하기도 한다. 코치가 각자의 현황표를 만들어 정기적으로 공유한다. 4월 1일부터 시작해 오늘이 42일차다. 꽉 찬 막대 그래프를 보니 어찌 멈.. 더보기
[100일 글쓰기] #42 이대로 쭉 회피하면 어떻게 될까? 이대로 쭉 회피하면 어떻게 될까? 숫자 7개 이상에 컴마 2개가 찍히면 호흡불안이 온다. 나는 전형적인 숫자 포비아다. 일단 수를 잘 못 외운다. 전화번호나 통장번호도 자주 틀린다. 그리고 수를 못센다. 일.십.백.천.만.십만.백만... 이렇게 일단위 부터 하나씩 세어야 안심이 되니 숫자 세다 한나절이 간다. 더하기 빼기 또한 잘 틀린다. 그런 나에게 5월은 공포의 달이었다. 1인 기업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하기 때문이다. 숫자와 세금에 관련된 용어를 들으면 멍해지기에 나는 홀로 고군분투 하지 않고 세무소에 직접 찾아가 세무신고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초보 사업자들이 말하는 '세금폭탄'을 맞았다. 소득에 비해 높게 나온 세금고지서를 보자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아는 세무사에게 대행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