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276

오픈 소스

처음부터 오픈할 생각은 아니었다. 정보는 나누고 업데이트 되어 꾸준히 관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최소한 모두 방법적으로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일종의 리눅스 정신을 꿈꾼셈인데, 누구나 접근가능하고 수정이 용이하고 쉽게 공유되어 모두가 좋을 거라던 예상은 첫날부터 빗나갔다. 첫날 공개 이후 나는 깨달았다. 관리자가 없다는건 아무도 안하겠다는 의미가 된다는 것을. 조직 내에서는 어떤 업무의 고정담당자는 있어야 한다. 오픈을 표방했지만 오픈을 거부당한 오늘의 경험 고백.

내 경험 콘텐츠를 팔 수 있을까 _ 오천원 서비스 이용후기

요즘 나의 화두는 경험을 판매할 수 있을까이다. 오래전부터 생각해온 것이고 경험 콘텐츠를 판매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직접 다녀온 산티아고 순례여행의 경험을 나누고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경험치를 가졌다. 그런 와중에 오천만의 재능마켓이라는 타이틀로 자신이 갖고 있는 재능을 사고 파는 플랫폼을 발견했다. 소소한 재능부터 강의까지 다양한 재능을 기부하겠다고 나섰다. - 저는 5,000원에 면접용 프로필 사진을 5천원에 포샵질 해드립니다.(sungho1114) - 저는 25,000원에 밤마다 외로우신 여성들을 위해 감미로운 목소리로 책 한권 읽어드리겠습니다.(mhj0719) - 저는 10,000원에 팔로워 5000명 트위터에 10회 홍보해드리겠습니다. (qcnago) 몇가지 룰이 있고 수익모델은 전형적..

오해

두산, '사람이 미래다'라는 광고 캠페인이 방영된다. 꽤 여러편의 시리즈가 나오니 음악과 나래이션을 들으면 아 그 시리즈구나 싶다. 이런 류의 광고는 텍스트가 길고 튀는 이미지가 없기에 그냥 한번 봐서는 의미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중 몇번을 봐도 의미가 딱 꽃히지 않는 시리즈가 하나 있었는데 내용은, '비오는날 누군가를 꽃을 든 남자가 우산을 든 채 뒤돌아 서더니 빨고 있던 막대사탕을 입에서 빼며 미소짓는다.' 그녀가 꽃을 좋아한다면 꽃을 선물할 것이고 영화를 좋아한다면 함께 영화를 볼 것 입니다. 그런데 혹시 그녀가 무엇을 싫어하는지 알고있나요? 좋아하는 것을 해줄 때 보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을 때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비오는날 커다란 우산을 쓴 꽃은든 남자가 누군가를 기다린다. 시계를 보며 ..

지구가 지옥으로 변하는 순간

+ 딸기 먹을래? 포도 먹을래? 여우가 물었다. 어린왕자는 말했다. = 난 둘 다 먹고 싶어. 우리 서로 나눠먹을까? 그들이 반반을 딱 부러지가 갈라먹었는지, 포도 몇 알 맛보고 딸기를 더 먹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들은 행복해했다. 자 다시, + 딸기 먹을래? 포도 먹을래? 어린왕자는 생각했다. 저 여우새끼가 무슨 꿍꿍이가 있는거지? 둘 중 하나는 분명 덜 익었을거야. 뭘 숨기려는 거지? = 음.....잘....모르겠어. 넌 멀 먹을건데? + 글쎄.... 뭘 먹지? 단 두 가지를 놓고 그들은 서로의 꿍꿍이를 의심하며 어떤 선택도 못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들에게 사이 좋은 반반은 없었으니까. 한 때 꽤나 정겨웠던 그들은 지금 이렇게 산다. 늘 선택하지 못하고 시간과 감정이 세월 사이로 소모된다. 여우..

네이버 어플 업데이트 했더니...

업데이트 전에는 네이버 모바일 디폴트는 심플했다. 여기서 바로가기 버튼을 통해 메일이나, 카페를 등 필요한 섹션을 이용했다. 포탈 메인에서 자꾸 샛길로 빠지느라 무슨 목적으로 인터넷 접속을 했는지 망각하는 단기 기억상실증이 잦아지면서 브라우저 디폴트를 네이버같은 포탈로 설정안한지 꽤 됐다. 이번에 어플 업데이트 받고 나서 보니 네이버 뉴스가 메인으로 설정되어있다. 다른 섹션으로 이동하려면 무조건 저 페이지를 거쳐야 한다. 대부분 메인 뉴스라는게 거의 연예인 이야기다. 아 이건 내 의지의 문제기도 하지만 잠깐 한눈을 팔면 엉뚱한 페이지에서 헤메고 있다. 어플리케이션을 이렇게 업데이트 한 뒤 뉴스섹션은 모바일로 접속하는 트레픽이 더 높아졌을거다. 디폴트 페이지 내가 설정하는 옵션은 없을까?

반가운 편지

연말 연하장처럼 김빠지는 편지가 있을까. 인쇄된 '근하신년' 이란 단어 이외에 더 이상의 의미는 찾을 수 없는. 받으면 보통 쓰레기로 구분되는 연하장은 그 규모도 엄청나다지. 책상에 놓인 우편물을 보고 무엇인가 했더니. 지난번 시코쿠 팸투어에서 만난 에이메현 관광청 소속 케이타 군이 보낸 엽서다. 직접 인물 꼴라주를 해서 엽서를 만들어 국제우편을 보내왔다. 너무나 한국어를 잘하는 케이타 군. 엄청 친근한 태도로 '누나들' 이라고 하며 귀여운 애교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며 카메라 들고 열심히 촬영하더니. 요런 작품을 만들려고 그랬던 거구나 ^^ 케이타 군, 서울오면 꼭 연락하세요~~ ^^

실행한 사람이 주인이다

아이디어가 생각나고 누군가에게 말한다. 그 누군가는 얼른 가져다가 적용하고 성공을 거둔다. 나는 어지간히 소심한 인간이다. 아이디어 나눠주기를 좋아하면서도 누군가 실행하고 나서 그 아이디어 고맙다고, 말 한마디조차 없으면 짜증난다. 소소히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하는 생각도 한다. 그 생각이 얼마나 웃기는가. 아이디어는 아이디어일 뿐이다. 아이디어는 실행한 사람이 주인이다. 24시간을 그 일만 생각하는 사람에게 내가 던진 말 몇마디가 얼마나 영향을 주겠는가. 그건 그저 지나는 말 뿐이 었다. 실행을 하라. 그게 누구의 아이디어든... 행하는 그대가 주인이다.

기본에 충실해 주면 안되겠니?

빨간 벽돌로 지어진 2층짜리 카페. 한때는 누군가의 생활 터전이었을 듯한. 문을 열고 들어가 윤기나는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안방처럼 아늑한 공간. 사방 통유리로 햇빛을 받는 동안은 수다를 떨기에도, 만만한 책 하나 붙잡고 앉아 읽기도 좋았다. 어느날부터 조금씩 변했다. 단가가 안맞는다며 메뉴 종류를 대폭 줄이더니 어느날인가는 모든 서비스를 셀프로 바꿨다. (그것도 가격은 고대로...) 이층까지 맛있는 치즈케익과 더치 커피를 가져다 주는 친절한 언니들도 없어졌다. 여름 한철 살짝 건조한 과일이 잔뜩 들어간 상큼한 샹그리아를 마시는 재미도, 고르는 기쁨을 선사해주는 많고 많은 종류의 핸드드립 커피도 이젠 없다. 슬슬 발길이 뜸하다가도 가끔 아쉬움에 단품 아메리카노를 마시러 가기도 했다. 내가 그 카페를 좋아하..

구로시장 쌀집 아저씨

최근에 들었던 인상깊었던 말을 소개한다. 이 말씀을 해주신 분은 성공한 기업인인데 본인이 창업을 하고 경영하는 과정에서 겪은 경험을 담담하게 말씀해주셨다. 창업을 하면 무림의 고수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사람들은 여러 계열사를 거느린 회장, 중견기업의 CEO 이런 사람들이 아니라고 한다. 중국집 수타 짜장면 가게 사장, 만화 대여점 주인 아줌마, 동네 구멍가게 슈퍼 아저씨... 막상 창업을 해보면 구멍가게 하나 운영한다는게 얼마나 힘든지 알게 될 것이며 망하지 않고 운영한다는 것이 위대해 보일 거란 내용이었다. 그 말을 난 내가 사는 동네의 구로시장의 상인들에게서 느낀다. 요새 검은콩을 끼니삼아 먹고있는데 (검은콩 다이어트는 나중에 기회되면 알려주겠다.) 요 콩을 나는 구로시장에서 산다. 마침 콩이 떨어..

말을 잘 한다는 것

넌 경청의 자세가 부족해. 라고 둘도없는 친구가 내게 충고를 했다. 친구이니깐 이런말을 할수 있기도 했고, 친구이니까 경청을 못해주기도 했다. 말하기 좋아하고, 말하면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게 습관인 나에게 (친구에게 만큼은) 경청의 미덕을 살리긴 힘들어서였다. 나는 수다쟁이였다. 스스로 말을 잘 한다고 여겼고, 온갖 의성.의태어를 선보이며 희한한 비유와 흉내를 내면서 참 창조적인 말발이라고 착각도 했다. 그래서 스스로 도취되어 뱉어내는 말에 처음에는 재미있게 듣다가도 곧 지치는거다. 말을 맛깔스럽게 잘 한다는 것과 콘텐츠가 많아 말을 잘 하는 것은 참 다르다. 전자의 경우는 수다를 다양한 표현의 배합으로 떠들어대는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오랜 세월 축적된 지식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말을 펼칠 수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