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276

살가움의 정점

창의적으로 살아보겠다고 두 달간 글쓰기 수업을 들었다. 수업명도 창의성을 와락 키워줄 것만 같은 '창의적 글쓰기'다. 두번째 날부터 시작된 차 한 잔이 맥주 한 잔이 매주 이어져 여덟번째 종강때는최고조에 다달았다. 두 달의 한정된 시간 동안 가장 친해진 살가운 모임이 아닌가 싶다. 그 살가움의 정점에 저 편지가 있다. 수강생들에게 제공해준 티켓 사용 날짜가 지나 아쉬운 때에 남은 티켓을 보내주셨다. 사진전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나 이 귀찮은 날 귀찮은 몸을 이끌고 예술의 전당까지 간 이유는 이 살가운 편지에 대한 배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때 무엇때문인지 나에게 오해를 쌓은 지인에게 손으로 곱게 편지를 써서 보낸 적이 있다. 말로도 메신저로도 차 한잔으로도 도무지 이해를 시켜주지 않던 그에게 마음..

찰떡 커뮤니케이션

요즘 글쓰기 수업을 듣고 있다. 주제를 받고 한주일을 끙끙대며 글감을 찾는다. 원고 전송 버튼을 누르고부터 평가의 시간이 오기를 기다린다. 쓰면 쓸수록 묘하고 재밌다. 모국어로 쓰고 말하고 느끼는게 새삼 행복스럽다. 전할 메시지를 생각하고, 글의 뼈대를 세우고, 표현방법을 연구하고, 이렇게 까지 글을 잘 쓰고 싶은 이유는 나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고 싶어서이다. 눈앞에 대상의 즉각적인 반응과 달리 글은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므로 한번더 명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오랜 시간 원고에 공을 들이면서 내 언어습관을 반성했다. 이심전심이라고 개떡같이 말해도 내 맘을 찰떡같이 알아들어주겠지. 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대상과 커뮤니케이션을 한게 아닌 상대의 눈치를 본 셈이다. 대화를, 설득을,..

건강할 때 운동해라

운동을 왜 하는가? 건강해지려고? 아니다. 아프지 않으려고 한다. 공부를 왜 하는가? 앞서가려고?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하는거다. 그러니 건강하고 무식하지 않을 때, 운동하고 책을 봐라. 평소에도 운동하는데 몸이 아프면 어찌해야 하는건가? 혹은 평소에 책을 보고 공부하는데 도태되었다면 어째서 그런걸까? 평소에 운동조차 안했다면 더 아팠을것이고 책을 안봤다면 진작에 도태됐을 것이다. 그래도 의문이 간다면 다른 원인을 찾아봐야한다. 몸이 아픈 원인을 평소의 운동부족이 아니라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한 육체의 병리현상은 아닌지 살펴봐야하고, 평소 자기관리와 교양쌓기를 소홀히 하지 않는데 자꾸 뒤쳐지는 기분이라면 주변관계를 살펴보시라. 의외로 놀라운 진실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Project No1. '니 마음대로 해봐' 결과 _사쵸에게 보내는 편지

여행박사를 다니면서, 서브 프로젝트를 하나 기획했다. 상품기획, 영업팀은 아니지만 나의 기획 제안에 사장님은 흔쾌히 수락하셨다.나의 제안은 바로 잊으셨겠지만, 6개월 후 결과보고를 하면서 드린 편지다. Thanks to 우선 흔쾌히 '니 맘대로 해봐' 스타일로 방목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떠들기라도 하지 않으면 다른 업무 본다고 신경못 쓸까봐 사쵸에게 옵션을 걸었는데바로 받아주신 것도 감사드리고 '산티아고 같은 건 대박 안 나도 새로운 시도만으로도 충분한 값어치 있는 거'라며 백만배 용기를 주신 것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일년간 몇가지 문제의식을 가지고 실험을 했습니다. 1. 나의 '경험'을 서비스 가치로 판매할 수 있을까. 2. '감성'으로 프레임한 여행상품을 기꺼이 높은 수수료를 내고 살 고객이 있을까...

기본을 놓치고 최고를 꿈꾸지마라

급히 제주도행 항공예매를 변경해야하는 상황에 메인사이트로 접속이 안되어 기가막히고 코가막힌 상황으로 인도한 이스타항공 웹사이트. 결국 서브에 서브 예약확인 메일까지 뒤져 예약취소 페이지를 찾아내어 어렵게 취소하게 했던 불편한 경험을 남겨주었던 이스타항공 웹사이트. 결국 좌석도 없어서 취소수수료 만원을 내고 제주항공을 이용하게 만든 이스타항공 웹사이트. http://sentipark.com/112 이번에도 어김없이 실망시킨다. 평소 장가계를 여행지 일순위로 꼽으시는 부모님. 마침 이스타항공에서 직항노선 취항한다는 메일제목을 보고 얼른 클릭했다. 타이틀에 매칭되게 메일에 전면적으로 장가계 이미지가 도배되었다. 운항시간을 클릭해보니 코타키나발루 스케줄이 나온다. 클릭을 잘못했나 싶어 창을 닫았는데 메일창이 닫..

구전문화에서 찾는 효과적인 스토리텔링

몆 주 동안 내 정서를 지배하는 서편제. 영화에서 그렇듯 뮤지컬 서편제에서도 클라이맥스는 심청가의 한 대목을 부르는 장면이다. 수십년간 떨어져 서로 그리워하던 남매의 상봉은 죽은 줄로 알았던 심청이가 심봉사의 극적인 상봉과 오버랩된다. 대부분 관객들은 차곰차곰 적셔왔던 눈물을 이쯤에서 부터는 수도꼭지 터지듯 쏟아내게 되어있다. 음악마져 좋아 ost까지 구매하여 들다가 서편제의 클라이맥스라 할 수 있는 심청가 中 심봉사 눈뜨는 대목에 즈음하여 궁금증이 생겼다. 심청가 中 심봉사 눈뜨는 대목 (중략) 아뢰리다 소맹인 아뢰리다. 소맹인 사옵기는 광주토화동 고토읍 성명은 심학규요 을축년 정월달을 산후달로 상처하고 철모르는 딸자식을 강보에 쌓아서는 안고 이집저집을 다니면서 동냥젓을 얻어먹여 겨우겨우 길러내어 십여..

니꺼여도 그럴래?

사람만큼 이득에 민감한 존재는 없다. 손해를 감지하는 세포는 어찌나 발달했는지 돌기하나까지 섬세하다. 월급생활자인 나의 눈에 비친 직장인 대부분의 태도는 이렇다. 월급받는만큼만 일하겠다는 태도를 보게된다. (한때 나도 그랬다.) 그보다 더 일을 한것 같으면 억울하고, 손해본 느낌에 못견디는 것. 그러나 대우는 조금 더 받고 싶은것. 돌이켜보니 그것만큼 무모한 타협이 있었을까 싶다. 보여준것은 없으나 연봉을 더 높여주면 잘 할수 있을것이다? 그 전엔 받은만큼만 일하겠다. 주는만큼 일하겠다고 마음. 그런 자세를 나는 '셀러리 마인드'라고 이름붙였다. 일터에서 보내는 시간 9시간. 하루의 1/3이 훌쩍 넘는다. 그 일이 내 인생에서 차지하는 부분 크다. 그 시간이 나를 만드는 시간이고 그 시간은 나를 키워야 ..

알까기; 컨셉만 잡으면 나머진 쉽다.

한때 전국민을 알의 세계로 전도한 TV프로그램이 있다. 얼핏보면 바둑 대국을 펼치는 장면 같지만 똑 떨어진 1:1 비율의 가리마를 타고 게다가 어깨까지 오는 생단발머리를 한 최양락의 방정맞은 해설하며 규칙적인 배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흑백이 어지럽게 흩어진 대국판. 이거 뭔가 수상하다. 더군다나 바둑판 위의 알들이 튕겨질때 쯤 시청자들은 뒤집어지고 만다. 유명 연예인이 나와 시종 심각한 표정으로 손가락 운동을 하고 있으니. 이 프로의 웃음은 바로 심각성에 있다. 그러나 이 원칙은 아무런 강제행위가 없다는것이 아이러니다. 말을 한다고해서 벌칙을 받거나 패널티를 당하지 않는것이다. 개그프로라 할지라도 대국규칙과 전문용어가 존재한다. 흑,백 8개의 알로 대국한다. 손가락을 사용하여 알은 튕겨서 상대의 알을..

커뮤니케이션의 곤혹스러움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스킬, 커뮤니케이션 스타일.... 커뮤니케이션이 난무하는 시대, 소통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가장 객관적일 수 있는 언어가 과연 객관적인 사실을 얼마나 진실에 가깝게 전달할 수 있을까? 커뮤니케이션의 방법에 관심을 갖고 있던 중, 관련 강의를 들으며 충격적인 경험을 했다. 우리의 말을 타인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 우선 간단한 실험을 했다. 두 명이 짝지어 앉은 테이블에 각각 종이 두 장씩을 나눠준다. 동그라미 세개 ○○○ 네모 세개 □□□ 세모 세개 △△△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린다. 단 혼자만 보고 상대에겐 노출하지 않는다. 형식과 크기의 제한은 없다. 잠시후, 옆 짝에게 자기가 그린 그림을 말로 설명하라는 미션을 받는다. 순간, 나는 복잡하고..

제주도와 이스타항공

제주도 갈 일이 있었다. 제주 공항에서 캠프 장소까지는 1시간 가량. 미팅시간은 2시. 좀 일찍 도착하지 머..하며 10시 항공을 끊었더랬다. 예정시간보다 늦게 일어나 혹시 몰라 공항버스 시간을 검색했다. 아뿔사... 30분 간격으로 오는 배차시간으로는 도저히 공항까지 제시간에 도착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급하게 이스타항공사이트로 검색해서 항공시간을 미뤄야 했다. 이럴수가... 메인페이지 접속이 안된다. 전화를 시도했으나 상담원이 통화중이어서 결국 포기했다. 검색의 검색을 통해, 서브 페이지 경로를 겨우 확보하고 좌석도 없길래 수수료 만원을 내고 취소했다. 다른 항공사를 이용,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하고 서둘러 채비를 하고 공항버스를 타러 나갔다. 김포공항이요. 라며 결제를 하려는데, 기가막힌 대답이 들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