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출근길, 땅을 보고 걷는데 화단 가장자리에 개나리 가지가 빼꼼히 올라왔다. 초록 잎이 나오기도 전 참지 못하고 노란 꽃을 피운 것이 아직 눈도 다 뜨지 못한 햇병아리 같다. 바로 옆 아직까지 질기게 붙어 있는 강아지풀은 겨울을 보내느라 누렇게 바스라 졌다. 이 한 몸 배경으로 바쳐 개나리가 더 활기 있어 보이도록 배경이 되어주리다. 강아지가 꼬리를 살랑이듯 넉살 좋게 말하는 것 같다. 봄이 가고, 여름이 오면 또 다시 초록색 꼬리를 흔들겠지. 가을이, 겨울이, 봄이, 여름이 그렇게 이어질 것이다. 다 때가 있는 것이다. 1.6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