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박현진 364

[100일 글쓰기] #50 50일의 쓰기

100일간 매일 글쓰기도 이제 절반이 왔다. 아직도 먹이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글감을 찾아 매일 헤맨다. 날 밝을 때 나타나면 좋겠는데 꼭 밤 10시 넘어서야 겨우 나타나니 어이할꼬. 50일간의 변화를 기록해 본다. 첫째, 관찰력이 는다. 생활에서 소재를 찾아야 하니 머릿속에는 늘 쓸거리 생각을 한다. 그러다 보니 주변을 살피게 된다. 둘째, 집중적으로 쓰고 싶은 소재를 탐구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꿈꾸는 내용, 코칭의 사례 다. 이건 뭔가를 써야겠다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꺼내게 된 소재다. 셋째, 뿌듯하다. 매일 무언가를 끝을 낸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 뭔가를 100번 반복한다는 것은 성장을 동반하게 될까? 1일 시작할 때의 글과 100일 이후 글의 차이가 어떨지 궁금하다. 단점은 글쓰기의 결..

[100일 글쓰기] #49 중요한 물건

엄마의 상심이 크다. 요며칠 집수리를 하고 하나씩 살림을 정리해가는 중인데 ,오늘 푼 짐에 있어야 할 패물 상자가 없어졌다고 한다. 다른 짐에 딸려 들어갔을 수도 있으니 모든 짐을 정리하기 전까진 너무 상심 말라고 말하긴 했지만 엄마의 상심은 쉽게 잦아들 것 같지 않다. 만약 집에 불이 났을 때, 가족을 다 구하고 나서 꼭 가지고 나와야할 물건이 있다면? 이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나는 딱히 대답할 말이 없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물건이 소중할 가능성이 높고 그래서 꼭 필요할수 있겠다. 그런 물건은 노트북과 휴대폰인데 중요한 파일은 클라우드에 저장해두니 기계에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내가 값나가는 보석을 모으거나 명품 핸드백을 수집하는 취미도 없다. 친구들에게 받은 편지, 어릴적 사진 그때 작성..

[100일 글쓰기] #48 대통령의 연설문

아침에 사무실에서 출근해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을 유투브 생중계로 챙겨 본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도록 지시했다는 뉴스를 통해서 이번 기념회가 어떨지 기대가 되었다. 한시간 남짓 희노애락을 다 느꼈다면 과장일까? 어떤 드라마보다 집중있게 봤다. 대통령의 연설을 들으며 인간미와 카리스마와 진심이 느껴져 울컥한다. 내 생에 연설을 들으며 울었던 첫번째 기억일 것이다. 80년 5월 18일 생의 딸의 추도식을 듣고 함께 눈물을 훔치다 자리에서 일어서 성큼 걸어가 그녀를 안아주던 대통령의 위로가 먹먹 하다. 쉴새 없이 손으로 말을 해야 하는 수화 통역사도 잠시 손을 눈가로 가져가 멈춘다. "국민의 생명과 사람의 존엄함을 하늘처럼 존중하겠습니다. 저는 그것이 국가의 존재가치라고 믿습니다." 오늘 하루..

[100일 글쓰기] #46 5월, 리셋

5월, 리셋된 정부의 출발이 좋다. 그래서인가 주변에서도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뤄두었던 도전을 하기도 하고, 뉴스를 보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치맥으로 푸느라 체중이 10kg이 늘었다는 지인은 다이어트를 선언하기도 했다. 오늘 수리 한다고 열흘간 비워둔 집에 들어왔다. 공간은 화이트 톤으로 말끔하게 리셋 되었다. 짐 정리를 하면서 이 물건이 꼭 필요한지 한번씩 생각하게 된다. 열흘간 트렁크 하나로 살아보니 불편함 없이 살만 했다. 불필요한 물건을 얼마나 끼고 살았는지 인식하게 되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묵은 짐을 버리고 가뿐하게 미니멀 리스트로 살아보고 싶다. 1년간 꾸준한 야식 덕분에 체중이 7kg 늘었다. 그동안 조깅이다 뭐다 하며 몸부림은 쳤지만 이내 다시 느긋한 몸으로 돌아간다. ..

[100일 글쓰기] #45 모두가 스승

코치들의 그룹카톡이 있다. 한 코치님이 오늘이 가기 전 표현해야 의미가 있겠다면서 마음을 전해왔다. 모든 코치가 자긴에겐 스승이었다며 한명 한명의 장점과 강점을 써놓은 것이었다. 타인의 눈을 통해 드는 나에 대한 담백한 인정이 고마웠다. 동료이자 후배인 나에게도 저렇게 열린 마음으로 표현해주는 마음도 감사하다. 그러나 나는 참으로 짧은 화답밖에 못했다. 그분의 문장처럼 나는 길게 그들을 관찰하지 못하였다. 성의를 갖고 타인의 강점을 관찰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든다. 돌아보면 늘 배울것 투성이다. 내가 누군가에게서 영향을 받듯 나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것이다. 어디가서 반면교사는 되지 말아야 할 텐데... 1.65장

[100일 글쓰기] #44 꿈의 보상기능

꿈의 보상기능 예전 내가 미술학원에서 가르침을 받았던 선생님이 근무하는 입시미술 학원을 찾았다. 대학동기 S가 나를 맞이한다. 대학 때도 열심히 개인 작업을 하던 그녀는 생활을 위해 입시미술 학원에서 일했다. 지금도 그녀는 학원에서 일한다. 이제 작가로서 활동은 접은 듯한 그녀는 나에게 "노동 대비 돈 안되는 일은 안할거야" 라고 말한다. 약간은 몽상적인 기질이 있던 동기와 나였다. 그런 그녀에게서 정확히 '돈 안되는 일'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놀랐다. 선생님은 아직 출근하지 않았다. 동기는 나를 화이트 톤으로 정리된 작은 방으로 안내한다. 나는 그 방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며 학원다니던 시절을 떠올리며 즐거워 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 대학을 휴학하고 미술학원에 가서 그림을 그렸다. 매일같이 실력이 느는 행..

[100일 글쓰기] #42 이대로 쭉 회피하면 어떻게 될까?

이대로 쭉 회피하면 어떻게 될까? 숫자 7개 이상에 컴마 2개가 찍히면 호흡불안이 온다. 나는 전형적인 숫자 포비아다. 일단 수를 잘 못 외운다. 전화번호나 통장번호도 자주 틀린다. 그리고 수를 못센다. 일.십.백.천.만.십만.백만... 이렇게 일단위 부터 하나씩 세어야 안심이 되니 숫자 세다 한나절이 간다. 더하기 빼기 또한 잘 틀린다. 그런 나에게 5월은 공포의 달이었다. 1인 기업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종합소득세를 신고해야하기 때문이다. 숫자와 세금에 관련된 용어를 들으면 멍해지기에 나는 홀로 고군분투 하지 않고 세무소에 직접 찾아가 세무신고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초보 사업자들이 말하는 '세금폭탄'을 맞았다. 소득에 비해 높게 나온 세금고지서를 보자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아는 세무사에게 대행을 ..

[100일 글쓰기] #39 도둑심보

오늘은 100일 글쓰기의 소재거리가 한 3-4개 정도 되었다. 하루 종일 처지는 내 기분의 원인에 대하여, 조기대선의 결과에 관하여, 인정의 갈급함에 대하여,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에 관하여... 마감 알림 3시간 전부터 뭘쓸까를 고민하다가 각 소재를 가지고 한두 문장 붙여보다가 멈추고 말았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또 도둑 심보가 올라온다. 주제 하나를 잡으면 키보드를 두드려 가면서 살을 붙이고 생각을 더 깊게 해보는 과정을 거쳐야하는데 이게 귀찮은 거다. 오늘 꿀꿀한 기분의 인정 받는 것과 관계가 있는데 이 내용을 깊이 생각하자니 감정적이 되는게 피곤해진다. 책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요약하자니 원고가 길어질것 같다. 대선 결과에 관해서 더 새로운 관점을 쓸 여력이 없다. 그냥 멋진 글이 톡 하고 나왔으면 ..

[100일 글쓰기] #38 소유 대신 공유

오늘 아침에도 아버지는 정든 원목 침대를 버리지 못하고, 덩달아 우리들의 침대도 버리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집 고친 보람이 있으려면 크고 오래된 가구는 줄이는 게 낫다'는 현장 소장님의 말 한마디에 바로 생각을 바꾸셨다. 그렇지만 아직도 우리가 버린 물건의 1/3는 도로 제자리에 와 있다. 본격적으로 수리에 들어간 오늘부터 열흘간 집을 비워야 한다. 그동안 머물 공간을 찾다가 에어비엔비를 통해 집 근처의 오피스텔을 빌렸다. 에어비엔비는 숙박공유플랫폼이다. 전세계 숙박이 필요한 사람들과 빈 집이 있는 소유자를 연결시켜 상호 니즈를 채우는 플랫폼이다. 알지도 못하는 곳에 어떻게 선불을 먼저 주느냐는 부모님 걱정과 달리 오늘 체크인한 곳은 꽤 괜찮은 곳이었다. 이제 그만 소유에서 공유의 시대로 적응이 되면..

[100일 글쓰기] #37 물건버리기

우리집엔 냉장고가 4대다. 첫번째는 양문형 대형 냉장고, 두 대는 김치 냉장고로 각종 과일, 야채, 김치 보관용이다. 나머지 한 대는 어머니가 경품으로 받아온 냉동고다. 새 것인데 마땅히 쓸데는 없어서 그 안에는 수건을 채워놓았다. 내일부터 대대적인 집수리에 들어간다. 도배 장판을 기본으로 화장실, 주방까지 전부 교체하는 큰 공사이다. 약 열흘간 집을 비워야 한다. 가장 큰 일은 살림을 다 꺼내놓아야 하는 것이다. 평수에 비해 집안 살림이 어마어마하다. 이 집에서 산 지가 20년이다. 즉, 살림의 무게가 20년치인 것이다. 나는 부모님께 이참에 안쓰는 물건들을 버리길 권했다. 냉동고에 있는 수건이 말해주듯 부모님은 물건을 버리지 못한다. 20년 만의 대청소를 하면서 우리집에 이렇게 새 물건이 많은줄 몰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