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살아 있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나요?'자기다움'을 펴낸 권민씨가 독자에게 건네는 질문이다.불편하다. 어떻게 증명할까? 살아있었을 내 시간을. 그래서 생각해봤다. 내가 살아있었다고 믿는 어느 해로 돌아가보자.2009년 10월, 나는 살아있었다. 그때 나는 순례길로 알려진 스페인의 산티아고로 떠났다. 15kg 가까운 배낭에 침낭과 온갖 짐을 다 지고 몸 하나에 의지해 걸어야 했다.익숙한 공간에서 3주 이상을 떠나 익숙하지 않는 방식의 여행을 선택했다.관광에 쓰는 시간보다 쉬는 일이 많아야 하는 여행이었다.그것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었다. 느리지만 내것을 만들어가는 여행이었다. 땀 범벅이 될만큼 걷고 신발 밑창과 발바닥이 붙은 느낌이 들때쯤 그날의 걷기 일정은 끝난다.내 짐 무게의 반 이상은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