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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100일 글쓰기] #38 소유 대신 공유

오늘 아침에도 아버지는 정든 원목 침대를 버리지 못하고, 덩달아 우리들의 침대도 버리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집 고친 보람이 있으려면 크고 오래된 가구는 줄이는 게 낫다'는 현장 소장님의 말 한마디에 바로 생각을 바꾸셨다. 그렇지만 아직도 우리가 버린 물건의 1/3는 도로 제자리에 와 있다. 

 본격적으로 수리에 들어간 오늘부터 열흘간 집을 비워야 한다. 그동안 머물 공간을 찾다가 에어비엔비를 통해 집 근처의 오피스텔을 빌렸다. 에어비엔비는 숙박공유플랫폼이다. 전세계 숙박이 필요한 사람들과 빈 집이 있는 소유자를 연결시켜 상호 니즈를 채우는 플랫폼이다. 알지도 못하는 곳에 어떻게 선불을 먼저 주느냐는 부모님 걱정과 달리 오늘 체크인한 곳은 꽤 괜찮은 곳이었다. 

 이제 그만 소유에서 공유의 시대로 적응이 되면 좋겠다. 필요한 물건은 공유하고 공간은 여유로 채우고 싶다. 어느 곳이든 가볍게 떠나 현재에 머물고 싶다. 작은 소유가 결국 큰 자유라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2.52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