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100일 글쓰기] #44 꿈의 보상기능

코치 박현진 2017. 5. 14. 23:58

꿈의 보상기능



예전 내가 미술학원에서 가르침을 받았던 선생님이 근무하는 입시미술 학원을 찾았다. 대학동기 S가 나를 맞이한다. 대학 때도 열심히 개인 작업을 하던 그녀는 생활을 위해 입시미술 학원에서 일했다. 지금도 그녀는 학원에서 일한다. 이제 작가로서 활동은 접은 듯한 그녀는 나에게 "노동 대비 돈 안되는 일은 안할거야" 라고 말한다. 약간은 몽상적인 기질이 있던 동기와 나였다. 그런 그녀에게서 정확히 '돈 안되는 일'이라는 말이 나왔을 때 놀랐다.


선생님은 아직 출근하지 않았다. 동기는 나를 화이트 톤으로 정리된 작은 방으로 안내한다. 나는 그 방에서 선생님을 기다리며 학원다니던 시절을 떠올리며 즐거워 했다. 적성에 맞지 않는 대학을 휴학하고 미술학원에 가서 그림을 그렸다. 매일같이 실력이 느는 행복감이 지배하던 시절이었다. 나와 열 살 차이였던 선생님과는 그림 배우면서도 맨날 투닥투닥 했던 사이였다. 몇 년 전, 늦장가를 가서 아이도 생겼다. 문득 살면서 선생님이 보고 싶었다. 고요하고 조분조분 말하는 그 성격이 그리웠던 것 같다. 선생님은 나타나지 않았다.

꿈 이야기다. 끝내 나는 선생님을 만나지 못하고 잠에서 깨었다. 몇 년간 연락이 끊긴 지인 두 명이 등장한 배경이 뭘까? 아무래도 '보상'작용으로 나온 것 같다. 꿈의 기능 중 하나는 '보상기능'이다. 현실에서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꿈에서라도 충족 시킴으로서 무의식의 균형을 이룬다.

요즘 나는 여러 상황이 만족스럽지 않다. 특히 돈에 대해서도 스트레스가 있다. 돈을 욕망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나는 꿈에서 대학동기를 등장시킨다. 내가 표현하지 못하는 돈에 대한 욕구를 그녀가 등장해 대신 표현해준다. 많은 돈을 가지려면 그에 합당한 실력이 있어야 한다. 내 경험을 돌이켜보면 20대 초반의 학원시절이 가장 학습능력이 좋았던 때 같다. 매일 늘어가는 실력을 눈으로 확인하면서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실력에 대한 욕망이 가장 왕성한 때로 돌아갔으나 그 시절을 대표하는 선생님과는 끝내 조우하지 못했다. 돈에 대한 욕망은 밝혔으나 아직 실력은 무르익지 않았다는 것을 만나지 못하고 기다리는 것으로 상징하는 것 같다. 돈과 실력에 대한 욕망을 확인했다. 돈과 실력에 대한 욕망을 확인했으니, 현실에서 충족하는 방법이 남았다.



5.5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