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 박현진 2071

재치있는 놈이 편하게 일한다

홍대 화장품 가게앞. 알바를 고용해 탈을 씌우고 판촉 활동 하는 평범한 홍보인데... 이 알바 대단히 영특하다. 처음엔 그냥 팻말들고 가게주변을 돌아다녔겠지? 곧 지쳤겠지? 그러다 좀 앉았겠지? 옛다 모르겠다. 그냥 누웠겠다. 그러고 나니 배짱이 심산 절로 나온다. 음악에 맞춰 누워서 발장단 손장단 맞추고 있다. 사람들 시선을 서 있을 때보다 더 많이 받는것 같다. 심지어 디카로 찍어대는 행인도 있다. 내가 처음부터 본건 아니지만 저런 순으로 진행됐을 거 같다. 누워서 뻗어 있었다면 업무태만으로 보였을텐데 춤을 추고 있으니 꽤 재밌는 상황 연출이다. 이제까지 탈을 뒤집어 쓰고 누워서 배짱이 행세를 한 넘은 없었던 것이었다. 이넘은 누워서 편하게 일하고, 행인은 이런 홀딱 깨는 구경거리를 보고 즐겁다.

카페슬로비 귀농청년들과 전통주를 이야기하다

4월의 오라잇테이블 - 작은양조장의 전통주와 비비정마을 요리와 이야기들 귀촌청년 둘이 작은양조장 김승태씨와 전통주를 빚고, 평균나이 70세인 어머니!들에게 마을의 요리비법을 전수받기 시작했습니다. 비비정마을에서 놀꺼리 먹을꺼리들을 탐구하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와 맛이 궁금하던 슬로비를 위해 청년들과 김승태씨가 잘익은 마을의 전통주를 들고 상경합니다. 카페 슬로비에서 전북 완주의 비비정마을의 귀농 청년들과 함께 진행한 테이블 이벤트다. 이들의 비비정 프리덤 프로젝트에 청년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눈여겨 보던 차. 이런 기회는 냅다 신청. 왼쪽 비비정 마을문화콘텐츠 기획매니저이자 Up-cycle 예술텃밭학교 문화예술교육강사인 이제경 씨, 가운데 지퍼라고 소개한 지역 퍼실리테이터인 강내영 씨, 오른쪽 작은양조장 ..

[월간 VIVID BNT] 지루한 일상, 그녀가 도망갔다

지루한 일상, 그녀가 도망갔다 운명이었다. 수천 마일을 비행한 후 그를 만났다. 빳빳하게 다려입은 셔츠가 땀에 젖어 흐느적거린다. 얼굴 가득 세로 주름을 만들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저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다. 약간의 알코올이 그를 기분좋게 했다. 동이 밝아올 때쯤, 내 손등에 키스를 얹는 금발머리 남자는 나에게 속삭인다. 어느 정도 예감한 나는 그만 반해버린다. 순간 내 인생의 어느 부분이 변하는 것을 느꼈다. 여기는 바르셀로나. 일상이 지루해 죽겠을 무렵 나를 구원해줄 비행기 티켓을 쥐고 날아왔다. 도시 자체가 예술이라는 가우디의 냄새를 맡으며 돌아다닌다. 어떤 세부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는다. 일상에서는 늘 계획을 세워야 했으니까 이곳에서만큼은 그런 것쯤 가뿐히 무시한다. 설혹 길을 잃으면 택시타..

칼럼/여행칼럼 2012.04.28

북티비 365 나승연의 프레젠테이션

작년에 80명 정도 되는 사람들 앞에서 3분 스피치를 할 일이 있었다. 대충 할 말을 생각하고 떠들면 되겠지 했다가 1분이 지날무렵 말이 엉키면서 속된말로 개망신을 당했다. 사전에 연습을 제대로 안한 내 탓이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니 다수 앞에서 말하는 것.일이 꽤 발생하는데 그 자리가 설득을 해야하거나 이해를 시켜야 하는 경우는 좀더 곤혹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앞에서서 말을 한다는건 또 참 매력적인 것이다. 내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하려면 내가 전달해야 할 콘텐츠도 꽤 좋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검증을 받고 싶어서라도 기회를 잡으려 하는 것 같다. 더반의 여왕 나승연의 북토크에 참석했다. 무엇인가를 이루고 성장하여 그 노하우를 들려주는 자리는 자극이 되어 좋다.. 영어프리젠테이션에 관한 노하우를 ..

[포토테라피] 시기심을 연구하다

작품명 [질투하는 언니들] 친구들과 놀러갔다가 그림자 놀이하며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프레임에 소풍나온 연인들이 잡혔다. 즉석에서 그림자 연기를 주문했다. 자 한쪽 팔을 옆구리에. 질투하는 느낌을 내보자~~. 발단은 포토테라피 수업이었다. 첫 수업 과제로 제출한 사진 중에 유독 이 사진을 가지고 백작가님은 '질투와 시기심'의 키워드를 뽑아냈다. 백작가님이 다음 수업 과제로 자연의 현상을 촬영해 이 키워드로 스토리를 짜보라고 한다. 질투, 시기심이 인간의 심리이므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기로 했다. 질투와 시기심의 사전적 의미부터 찾는다. 김형경이라는 작가가 쓴 '사람풍경'이라는 책에서는 두 감정을 이렇게 구분한다. 질투는 삼각관계에서 발생하는 세 사람 사아의 감정이며, 그 심리적 근간은 ‘사랑받는 자로서의 자..

[포토테라피] 내가 좋아하는 사진과 이유를 설명하기

5~10장 사이. 내가 찍은 사진중 그냥 보기 좋은 사진을 골라서 제출한다. 카메라 기법을 배운적도 없고, 테크닉 적인 부분은 전혀 모른다. 평소에는 카메라를 휴대하지 않기도 하고 내가 그닥 사진을 찍는 것을 즐기진 않는 편이다. 직업적으로 사진을 찍을 일이 잦은데 주로 '정보'를 전달 하기 위한 도구로만 사진을 이용했다. 어쨌거나 그동안 묵묵히 찍어놓은 사진이 100기가가 훌쩍 넘는 용량이 차 있고 정적인 사진 가운데서도 유독 기억에 남은 몇가지 사진을 골라낼 수 있었다. 저 사진들을 골라낸 이유. 글세. 저 사진을 찍을 당시의 심리는 상황극. 직접적이던 간접적이던 나는 일종의 연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무언가 연출한 듯 만듯한 묘한 분위기. 노랑 봉지를 든 그녀들이나, 나란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어..

프랑스에선 꽃을 먹지 않아요 - 프랑스 소녀와 함게 한 봄날 화전놀이

진달래 화전. 꽃을 먹을 수 있다는 건 알았지만 진짜 화전을 먹게 해준다는 분을 만났다. 놀이 전공 노는덴 누구보다 앞선다는 놀자 슨생님을 알게 된것이다. 오늘의 호스트 _ 놀자선생 나의생활신조 : 노세보세~ 젊어서놀아! 우리집 가훈 : 멋대로 살자! 놀자학교교시 : 노는 것이 남는 것이다! 나의 국가관 : 놀자천하지대본! 현실적 고민 : 돈 좀 벌고 싶다! 아직도 자본주의사회? 1) 화전놀이가 뭔지 모르거나 평생 한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 2) 놀시간이 없다고 평생 핑계만 댈것같은 사람! 3) 올봄 뭔가에 허기진 사람! 4) 어떻게 놀아야할지 모르는 사람! 5) ‘놀이정신’을 한번 키우고 싶은사람! 6) 장작불삼겹살에 막걸리 한잔들이키고 싶은사람! 7) 그냥 놀고싶은사람!!! 이 내용을 보자마자 나는 ..

벚꽃과 중닭; 성장의 법칙

초록 날개가 돋아날때쯤 털갈이 하듯 빠져버린다. 봄이 떠나고 여름이 오는 사이 눈을 질끈 감는다. 눈물겨운 성장통. 벚꽃이 질 때쯤 피어나는 잎을 보면서 허무타령을 하기보단 문득 징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습이 병아리가 중닭이 되는 과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귀엽기만 하던 병아리가 어느날 털뭉치가 몽창 빠지고 그 밑으로 까실까실한 깃이 올라온다. 인형같은 외형으로 그렇게도 보호본능을 자극했던 유약한 삐약이는 어느새 두눈 부릎뜨고 시뻘건 닭벼슬을 세운 수탉 꼬끼오가 되는 것이다. 그게 성장이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성장의 과정은 익숙하지 않기에 불안하다. 비오면 스러질 듯, 바람불면 날아갈듯한 꽃잎들이 사그라들고 새파란 잎이 돋아 활발한 광합성을 하며 이들은 드디어 열매를 맺는 나무가 된다. 귀엽고 ..

여행자의 눈으로 서울을 '발견'하기

한국에서 살면서 한국을 모른다. 문화적 의미는 차치하고 '국토지리'를 모른다. 훌쩍 강원도 어딘가로 당일치기 여행 갔다 왔어..라고 하는 사람을 기인이라 생각하는 속 편안함. 차를 굴려서 서울 시내를 누비고 다닐 생각도 안한 나는 서울 촌년이다. 버스커 버스커가 '여수밤바다'를 줄기차게 불어대도 여수가 어딨는지 어느 고속도로를 타야 하는지도 모른다. 누군가 길을 물어보는 것이 두려운 나는, 수년을 '지하철'노선에만 의지한 나는, 서울시민이다. 오 세상에, 그러고 보니 '여행문화기획자'라고 고쳐 쓴 블로그 타이틀이 민망해진다. 자 이제 어쩌면 좋으냐. 반푼이로 살 것이냐, 지금이라도 길치를 벗어날 것이냐. 그래서 결심했다. 귀찮다는 이유로 서울이란 도시를 알기를,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을 다녀보지 않은 것을 ..

광장시장을 탐하다

카우치 서핑 중인 크리스탈, 쥴리, 피욘. 이들과의 인연은 플뤼에 사무실에 방문했을때였다. (http://sentipark.com/459) 크리스탈이 한국어를 너무너무 잘해서 영어로 가이드를 안해도 된다는 점에 용기를 내어 서울 가이드를 자처했다. 홍대에서 두시에 만나서 홍대 어딜 가고 싶냐고 하니 단번에 카페가 나온다. 그럼 가다가 삘 꽃히는 카페에 들어가기고 합의. 카페 골목으로 안내한다. 어느새 다시 여름을 보여주고 있는 날씨 덕에 쉽게 널부러질수 있는 카페를 골랐다. 홍대의 한 카페에서 널부러지기를 실현하는 그들.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라 그런지 간단히 놀이하는 것들에도 감성이 묻어난다. + 얘들아, 빈대떡 먹어봤어? 서양식 피자 같은거야. = 그건 파전 아냐? + 파전하고 다른데, 그것도 엄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