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만 해요. 근데 발집에 물이 잡혔어요!"라고 대답할 정도로 오늘의 산행은 힘들었다. 지인들과 백두대간을 걸어보겠다고 시작한 산행팀이다. 십여명이 모여 한 두달에 한번씩 산을 다닌 지 일년. 각자의 특성들을 알게 된다. 그런데 내가 가장 많이 알게 된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나는 개인적이다. 개인에 모든 에너지가 집중되어 있다. 그렇다고 이기적이라는 것은 아니다. 의도적으로 자기만 생각하는 것과 민폐를 주지 않기 위해 개인에 집중하는 것과는 다르다. 막내격인 나는 산에서 불리는 닉네임이 '고동'이다. 슥~하고 고동처럼 느릿느릿 이동한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이렇기에 나는 민폐 만큼은 끼칠 수 없다를 모토로 내 컨디션 관리하기 바쁘다. 힘이 남아야 다른 이들의 상황을 보살필 수가 있는데 주로 보살핌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