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코치 420

[100일 글쓰기] #47 월남쌈, 월남뽕

선생님의 집에 초대 받았다. 이번이 세번째 방문이다 보니 어떤 모임이 될지 그려진다. 파티 음식은 늘 월남쌈이다. 고수와 애플민트를 메인으로 각종 야채와 냉동목살을 대패로 얇게 저민 고기를 구워서 라이스 페이퍼에 싸먹는다. 고추를 가득 갈아 넣은 특제 피쉬 소스를 곁들여 한시간을 먹는데 집중한다. 한번의 초대 손님이 20여명 이기에 월남쌈 메뉴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일단 음식이 식을 염려가 없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친밀도가 올라가게 된다. 처음에는 고상하게 젓가락을 사용하다가 이내 손으로 쌈싸먹다 보면 서로 무장해제가 된다. 월남쌈으로 위장이 채워지면 이내 월남뽕 게임이 시작된다. 판돈은 천원이다. 월남뽕 게임은 일종의 숫자 눈치게임으로 처음 하는 사람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카드패에 같..

[100일 글쓰기] #46 5월, 리셋

5월, 리셋된 정부의 출발이 좋다. 그래서인가 주변에서도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뤄두었던 도전을 하기도 하고, 뉴스를 보면서 받은 스트레스를 치맥으로 푸느라 체중이 10kg이 늘었다는 지인은 다이어트를 선언하기도 했다. 오늘 수리 한다고 열흘간 비워둔 집에 들어왔다. 공간은 화이트 톤으로 말끔하게 리셋 되었다. 짐 정리를 하면서 이 물건이 꼭 필요한지 한번씩 생각하게 된다. 열흘간 트렁크 하나로 살아보니 불편함 없이 살만 했다. 불필요한 물건을 얼마나 끼고 살았는지 인식하게 되었다. 이왕 이렇게 된거 묵은 짐을 버리고 가뿐하게 미니멀 리스트로 살아보고 싶다. 1년간 꾸준한 야식 덕분에 체중이 7kg 늘었다. 그동안 조깅이다 뭐다 하며 몸부림은 쳤지만 이내 다시 느긋한 몸으로 돌아간다. ..

[100일 글쓰기] #45 모두가 스승

코치들의 그룹카톡이 있다. 한 코치님이 오늘이 가기 전 표현해야 의미가 있겠다면서 마음을 전해왔다. 모든 코치가 자긴에겐 스승이었다며 한명 한명의 장점과 강점을 써놓은 것이었다. 타인의 눈을 통해 드는 나에 대한 담백한 인정이 고마웠다. 동료이자 후배인 나에게도 저렇게 열린 마음으로 표현해주는 마음도 감사하다. 그러나 나는 참으로 짧은 화답밖에 못했다. 그분의 문장처럼 나는 길게 그들을 관찰하지 못하였다. 성의를 갖고 타인의 강점을 관찰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든다. 돌아보면 늘 배울것 투성이다. 내가 누군가에게서 영향을 받듯 나도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칠것이다. 어디가서 반면교사는 되지 말아야 할 텐데... 1.65장

[100일 글쓰기] #41 자기 사랑이 넘쳐야 하는 이유

종종 타인의 감정의 격동을 마주해야할 때가 있다. 요즘 나는 그런 상황에서 내 감정을 사용하지 않는다. 가슴 보다는 머리를 쓴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다. 함께 공감해주고 다독여주면 좋을텐데 한 발 물러서있다. 내 에너지를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너무 집중해서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감정의 동요를 의식적으로 막으려는 것 같다. 나에게 집중한다는 표면적인 이유가 있지만 한발 들여다보면 조금의 에너지도 밖으로 끌어쓸 수 없다는 이야기도 된다. 타인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결국 내가 나부터 스스로 사랑을 넘치게 해야한다. 자기 사랑이 넘쳐야 그 에너지를다른 이에게도 보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드는 밤이다. 1.73장

[공지] 호모쿵푸스7회 - 유럽으로 가출한 남자,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법

성적이 아닌 자신을 위한 공부 그리고 자기만의 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위한 강연토크쇼 호모쿵푸스 5월의 강연자를 소개합니다. 유럽으로 가출한 남자 이용규 가이드는 국내 최초의 지식가이드 전문회사인 '유로자전거나라'의 가이드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알기 위해 어릴적부터 스스로에게 질문을 했고 관심있는 일은 적극적으로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읽기, 가르치기, 말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대요.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떠났다가 가이드란 직업을 발견했습니다. 가이드는 본인이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꿈의 직업이었답니다. 유럽의 문화(역사, 그림, 건축)을 공부해 쉽고 재미있는 콘텐츠로 전달하며 여행자들에게 여행의 의미를 더해주는 일을 하며 프랑스에서 10년을 머물며 가이드 활동을 했..

[100일 글쓰기] #36 스펙타클 속 단 두 줄

- 어떤 대를 만들어 놓아야 내 미래를 맡길 수 있는 거야. - 저쪽도 만만치 않은 몸사람이네. 밤새 꿈을 꾸다가 무척이나 멋스러운 말을 들었는데 제대로 옮겨놓지는 못하였다. 꿈속 상황과는 별개로 현실에선 잠에 취한 육신과 씨름하고 있다. 그 몸을 달래 핸드폰을 켜고 꿈을 받아적었는데 멋진 단어는 다 사라지고 단 저 두 줄만 남았다. 스토리도 3,4개는 되는데 나에게 남은게 단 두줄이라니 당황스럽다.꿈은 자존감을 회복하고 용기를 얻도록 도움을 준 조력자이다. 꿈이 주는 영감의 메시지를 위해 단잠의 유혹쯤 던져버려야지. 1.56장

[100일 글쓰기] #35 패턴바꾸기

벌써 두번째다. 마감 시간 전, 소재를 찾지 못하고 고민하다 잠들어버린 날이. 어제는 낮의 활동으로 피곤함에 지쳐 잠들었다. 만약 아침에 썼다면 편하게 잠들었을텐데. 하루의 마무리는 마감시간을 앞두고 하루동안 일어난 일을 돌아보며 소재를 찾아 썼다. 그러다보니 늘 하루의 마무리는 전전긍긍이었다. 그래도 하룻동안 늘 오늘 쓸거리를 생각하기에 뇌가 좀 긴장한다는 느낌은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 글쓰기를 하고 싶어 시도해봤다. 그런데 자리에 앉으면 또 소재는 떠오르지 않는다. 그동안의 밤에 쓰는 패턴이 정착 되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글감이 떠오를까? 하루의 시작에 어떤 쓸거리가 떠오를까? 그래도 안하는것보단 해보는게 낫겠지? 아마 꿈꾼 내용 적게 되지 않을까 싶다. 1.85장

[100일 글쓰기] #33 취향나누기

부처님 오신날 지인과 함께 정법사에 갔다. 정법사는 성북구에 있는 절이다. 불교 신자도 아니고 집에서 쉬기 딱 좋은날 굳이 그 길을 나선 것은 정법사에서 소리꾼 김용우씨의 공연이 있다는 정보를 봤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가 있듯 석가탄신일이 있다. 공연도 보고 산에서 피톤치드 샤워도 하고 그 맛있다는 절밥도 먹자가 나의 의견이었다. 길상사 중심으로 1.5km반경에 내가 본 절만 4곳이다. 입구에서부터 성북구민의 절반을 만난 것 같다. 같이 간 지인은 서울에 이런 곳이 있냐며 감탄하고, 아티스트 김용우씨의 공연에 무척 만족감을 느꼈다. 나는 젊은 소리꾼 김용우씨를 알게 된 계기 그의 음악세계, 특별히 내가 좋아하는 곡 등을 이야기했다. 내 취향의 세계로 누군가를 초대 한다는건 신나는 일이다. 2장

[100일 글쓰기] #32 번아웃

판타스틱 듀오 녹화장에 방청객으로 참여했다. 2회분을 녹화해야 하므로 대략 열시간은 걸린다고 했다. 엉덩이를 무겁게 해야겠다는 각오는 하고 왔다. 낮 1시에 긴 대기줄을 서서 입장했다. TV에서 유재석 다음으로 진행자로 최다 출연하는 전현무씨가 MC를 맏는다. 방송에서 보던 대로 재기발랄한 진행솜씨다. '나혼자 산다', '비정상 회담', '문제적 남자', '판타스틱 듀오', '수요미식회', '밥벌이연구소 잡스'...진행 프로그램만 무려 6개다. 웬만한 프로그램 녹화 하나에 하루가 걸린다. 녹화 8시간 째를 향하고 있는 지금 앉아 있는 것만으로 체력 소진이 많다. 무대에서 촬영중인 방송인들의 체력 소진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MC 전현무의 방송 스케줄은 일주일 내내 녹화만 해도 모자라겠다. 에너지를 충전할..

[100일 글쓰기] #24 곰탕같은 말

일년 전이었다. 쌍벚꽃이 한창인데 내 눈엔 아무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독립에이전트 하겠다고 선언하고 반백수가 되었다. 한창 자존감과 자신감도 떨어질 때 였다. 내가 잘 됐으면 좋겠다고 지인들에게 나를 추천해주신 선생님도 계셨는데 그 분을 통해 프로젝트를 의뢰받았다. 나는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예비 클라이언트에게 매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의 일이 깜깜해 무력감이 들었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그쪽 분야는 경험이 없어서요." 선생님께 이실직고 했다. 아 이러면 안되는데, 싶으면서도 그냥 솔직한 심정을 말했다. "너는 공부 해서라도 할거잖아" 그냥 너는 잘 할 수 있어, 라는 흔한말이 아니어서 좋았다. 공부해서라도 할거잖아! 라는 말은 나의 가치를 인정해준 말이었다. 잘 할 거야,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