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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rigin_자기다움을 디자인합니다



2009.10.30
수비리-팜플로냐 : 21km


드디어 처음 제대로 걸어보는 날이다.
공립 알베르게 대산 10유로나 하는 사설 알베르게에서 묵었다. 만족도는 높았다.



토마토 한 알과 카페 솔로 그랑데 한 잔으로 가볍게 시작.
아침에는 이슬에 젖기 때문에 바람막이용 점퍼를 입어주어야 한다.
핑크 자켓은 항공좌석에서 놓고 내리고 내게 남은 유일한 바람막이용 점퍼는 여박 점퍼.
주황색 옷은 어디에다 내어놓아도 튄다. 산에서 실종되어도 가장먼저 발견될듯.
인적 없는 숲길, 아침이슬에 옷깃을 스키며 산길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중간에 검은 고양이가 튀어나와 따라온다.
야옹대는 폼이 영 애태우는 걸 보니 녀석이 오랫동안 굶었던 것 같다.
갖고 있던 바게트 빵을 좀 찢어서 던져 주었다.

이틀 전 사두고 거의 잊었던 바게트는 무지하게 유용했다.
사과 한 쪽과 바게트 빵 하나 가방에 꽂고 다니면 그것만큼 든든한 에너지원은 없는 것 같다.
오늘은 팜플로냐 까지 가는 길 중간에 아레아 마을 참
숲길을 두어 시간 걷고 나면 작은 마을이 나타나는데
적당한 곳에 걸터앉아 사과 반쪽이나, 바게트 한 조각씩을 먹으며 쉬어간다.
12시가 넘어가면 바람막이 옷을 벗을 차례다.
한낮의 열기만으로도 여름을 능가하는 더위가 오기 때문.
 
오늘 걸은 길은 숲길, 대도시, 또 숲길의 패턴이다.
오늘의 목적지 팜플로냐는 발바닥에 불이 붙을 무렵 나타난다.
(팜플로냐가 나타났다는것이 아니다. 표/지/판 이 나타났다는 의미임.)

성벽을 건너 들어서자 중세의 영화세트장 같은 곳이 나온다. (게다가 공사중이다.)
이곳은  버스가 노선별로 다니는 정도로 거대 도시다.




알베르게를 겨우 찾아 침대배정을 받았다.
불이 붙어버린 발바닥을 어서 달래주고 싶다.
잠시 숨을 돌리고 동네 산책을 나간다. 활기찬 도시다.
나름대로 명품숍들도 즐비하고
할로윈 축제를 마치고 나온 듯한 어린이들, 활기찬 마을.

저녁은 라면 근처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가게가 있는데 신라면도 판매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1.7유로쯤 했던 것 같다. 계란하고 소시지 사서 라면에 넣어먹다.
역시 한국인은 매운맛이야...
마리아 알베르게 빨레는 무료이고 건조를 할 경우 1유로가 든다.
어제 사설 알베르게의 6.5유로에 풀서비스에 비하면 셀프로 1유로 할 만하다.
인터넷 1유로에 20분. 한글 기능 안됨.
열심히 영문 메일을 쓰고 있는데 1분 카운터 들어가고 미처 돈을 넣기도 전에 종료.
아아...다시 영타로 문장을 째내야 한단 말이다. 다시 써야 했다.




라면먹고 즐거운 위장을 소화시킬겸 마을 산책을 나왔다.
광장. 도시의 중심이자 커뮤니케이션의 중심.
성당을 중심으로 집이 들어서고 그리고 가운데는 광장이 생긴다.
거기서 사람들은 모이고 카페가 들어서고 의자들을 하나같이 광장을 향해 돌려놓았다.
처음 맞이하는 대도시라 무척 낭만적이라 생각한다.

건너 테이블에 앉은 '샤이보이'를 만나다.
생장을 오는 열차를 같이 타고 왔는데 몇 번 눈에 익었다고 이젠 손도 흔든다.
잠시 머뭇하더니 이쪽 자리로 온다.

무릎부상으로 알베르게 대신 호텔에서 하루 더 쉬어가기로 하고 저녁에 맥주 한잔 마시러 나왔다.
2개의 바를 운영하고 경제적으로 여력이 있기에 특별히 돌아갈 시간을 정해두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딸이 보고 싶어서 두 달 안에는 돌아갈 생각이란다.
"아니, 샤이보이, 너한테  딸이 있어?"
"응 열 아홉살이야"
"와~~~나인(nine)? 나인틴(nineteen)? 너 20대 아니었어?"
"나인틴!!"
수줍은 눈웃음을 짓던 샤이보이는 40대 장년이었던 것이었다.

그도 어김없이 또 물어온다.
"너 여기 왜 왔니?"
"글쎄..나는 그냥 오고싶어서. 근데 넌 왜 왔니?"
"피레네 넘을 때 생각했어. 대체 나 지금 머하는거지?"
피레네를 넘어보지 못한 나는 그저 씁씁히 웃어넘길 뿐이다.

공립 알베르게 엄격한 규율에 맞춰 운영되기 때문에 10시면 문을 닫는다.
그가 한 잔 산다는 것을 아쉽게도 마다해야만 한다.
스페인. 이 낫선 곳 낫선 마을에서 그냥 편하게 즐거워하고 있는 순간 좋다.
짧기만 한 영어도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말 다하기도 처음이고.
이것이 진정 여행이렸다~~~




2009 santiago de compostella
ⓒ copyright by sentipark


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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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9
생 장 피드 포드 - 수비리 : 21km

어제의 약속대로 짐을 부치기 위해 마리아를 찾았다.
책, 배낭커버, 화장수, 여분의 바지도 1킬로가 나가길래 뺐다.  
양말도 한켤래로 빨아신기로 했다. 그렇게 6킬로 감량에 성공.
그럼에도 저울에 잰 배낭무게는 14킬로...다들 혀를 내두른다.
카메라 2kg, 침낭2kg, 노트북 1.5kg, 그들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아답터 무게가 1kg,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노트북과 카메라는 포기 못하겠다. 
그러니 이 부분은 내가 감내해야 할 무게였다.

9시 우체국 문이 열 때까지 마리아와 기다렸다.
십 오분 전 마리아는 테이프와 가위를 가지고 나왔다.
문이 열리기 전의 우체국 앞에서 나를 세워두고 빈 박스를 구하러 총총히 사라졌다.
한국까지의 배송비가 100유로라는 말에 깜짝 놀라며 부르고스까지만 부탁했다. 37.45유로.

마리아 아줌마가 오늘은 꼭 국경을 넘으라며 따뜻한 인사를 건낸다.
처음으로 받아 본 서양식 뺨인사였다.
쌀쌀한 아침의 기운이 스웨터의 포근함에 쌓여 사그라들었다.

이미 9시가 지난 시간. 어제와 같은 길 대신, easy way를 선택했다.
그때부터 나는 내가 히치 하이커가 될 거라 짐작했다.
이미 하루치의 거리를 내 주었기에 나의 동료들을 만나려면 걸어서는 방법이 없었다.
이렇게 시도한 히치에서 예기치 않은 일이 생겼다.


커다란 지프차를 몰고 오던 한 남자가 세워준다. (페드로. 48. 에스파냐) 그런데 전혀 말이 안 통한다. 
나는 지도를 가져다 놓고 목적지를 가리키기 바쁘고 
그는 자꾸 나에게 무슨 제안을 하는 것 같은데 전혀 못 알아 듣겠다.
작은 마을 골목에서 나 같은 히치하이커 발견.
페드로는 히치 하이커 태워 주는게 낙인지 두말 없이 차를 세운다.
에스파냐인인 그녀(베요크. 39. 에스파냐)는 페드로와 꿍짝이 맞아 수다를 떨어대고
나는 꿀먹은 벙어리 마냥  앉아 있었다.




차가 어느 집 앞에 서고, 개와 고양이가 달려나와 페드로 앞에서 꿍얼댄다.
얼떨결에 낮선 장소에서 빼도 박도 못하게 된 나는 그들이 권하는대로 
차 한잔 하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 니네 집에서 잠시 머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집안 구경을 시켜 준다고 올라갔다.
담배를 피우겠다던 그들은 마리화나를 피운다.
한국에선 합법인지 불법인지 궁금해 한다.
두 손목을 맞대어 얼굴 가까이 들이댔다. 이 제스처로 '마리화나=감옥'의 등식이
무리없이 표현된다.




갑자기 그녀 주섬주섬 주방을 뒤적이면서 물을 끓이기 시작한다.
눈 똥그래진 내가 의아해 하자 스파게티 만들어 먹을 거란다.
그래, 페드로가 그렇게 가슴을 치며 전달하려고 했던 말은 이것이었던 거다.
'너가 가는데까지 데려다 줄께, 근데 우리집에 들러서 밥먹고 가자.'

그녀는 열심히 요리중이고 나는 할 말도 할 일도 없이 쇼파에 앉아있다.
말이통해야 시켜먹을건데 애당초 그건 포기였다.
따라 들어온 집채만한 개를 쓰다듬는데 페드로가 재미난 소리를 가르쳐준다.
'클리키 클리키~~' 목구멍에서 으르렁 대는 듯한 이상한 소리였다.
이러면 그 개가 발라당 배를 까뒤집고 눕는 마법의 주문이었던 것이다.
그 모냥이 하도 재미있어 클릭키를 오랫동안 외쳤다.




마리화나를 피면 감옥에 가는 나라에서 온 나에게
페드로는 마리화나를 재배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뒷 마당 텃밭엔 그가 애연하는 마리화나를 통째로 재배하고 있었다.




자고 가도 된다고 했으나 친절은 정중히 사양했다.
예기치 않은 재미는 여기까지~~
수비리 알베르게에는 나의 동지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유럽에 온 지 4일이 지났으나 걷지를 못했다.
내일은 진정 걸어야지....

클리키 클리키를 외쳤더니 목에서 가래 끓는 소리가 난다.




2009 santiago de compostella
ⓒ copyright by sentipark

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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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씩씩한스머프
    2010.03.25 14: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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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티아고 관련 책들을 읽다보면 패턴이 크게 대략 설레임-힘듬-뿌듯, 이렇게 나뉘더라구요. 그리고 길위에서 만난 인연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많고... 언니 짧은 순간에 산티아고에 관한 책을 넘 많이 읽어버려서일까요, 가끔은 이미 내가 그곳을 다녀온것은 아닐까라는 착각도 들어요 ㅎ
    • 2010.03.26 10:08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난 책도 별로 안읽고 내멋대로 좌충우돌 하고 싶었어.
      유럽 역사나 종교적인 배경지식이 있었다면 더 좋았긴 했겠지만.
      그랬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사람집에 말도 안되게 놀러가서 식사대접을 받을 수 있었던거 같애. 아 다시 가고싶다...

2009.10.28
생 장 피드 포드 :
18km


# 아침은 쾌변과 함께
아무리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왔어도 명색이 순례여행인데 몸만큼은 긴장상태였을 거다.
그 긴장감은 대장까지만 전해졌는지 먹이를 고스란히 받아 물고 항문에서 배설을 못해준다.
어쩔 수 없이, 마그밀을 복용해주고 내일은 가벼운 장으로 산을 타야겠다 생각했다.


▲ 창문을 통해 본 새벽의 안개에 쌓인 생장의 아침


드디어 이 아침~ 배낭 싸느라 힘이 빠진 순간, 쾌변을 예감하는 신호가 오는 것이었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 나는 과감히 아침식사를 포기한다.
변기에 앉아 쾌변의 쾌감에 쾌재를 부르는 데 웬지 창문을 열고 싶었다.
화알~짝 열어젖히자 새벽 안개를 걷히며 찾아오는 여명이 장관이다.
이런 낭만적인 풍경을 화장실 변기에 걸터앉아 보게 될 줄이야... 
더할 나위 없이 황홀한 옵션은 되었다만...

일단 배낭을 메다가 엉덩방아를 찧을 정도로 무겁다.
상쾌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발걸음을 옮긴지 한참...
앗, 내 모자. 옵션들 중에 가장 비싼 내 모자를 놓고 왔다.
비행기에서는 점퍼, 오늘 아침은 모자, 도루 돌아갈 수는 없다. 쿨하게 잊기로 한다.
그러나 아깝다...아아~~
 

▲ 생각에 잠겨 길을 걷다 보면 이런 친구들이 얼굴을 들이밀어 깜짝 놀라기도 한다.


배가고파 토마토 한 개를 꺼내 으적으적 씹으면서 간다. 단단한 토마토의 식감이 좋다.
안개는 서서히 걷히고 나는 점점 산 중턱으로 기어올라간다.
가을 볕을 받아 쫙 벌어진 밤송이가 지천이라 주워서 까먹었다. 앞으로 겪게 될 수렵 생활의 시작이다.
땅에 시선을 두니 사체의 흔적이 너무나 많다.
짜그러진 달팽이, 엄청 다양한 곤충, 엄청나게 큰 민달팽이..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끝도 없는 깔딱 고개를 막 넘겼을때 마주하게 된 산양의 시체였다.
언제 죽었는지도 모를 흰 가죽만 남아 버린 게다가 산양의 시체,
종종 말의 것으로 보이는 넓적다리 뼈다귀가 굴러다니기도한다.



# 끝도 없는 10월의 피레네
하나 둘 씩 순례자들이 보이더니 곧 나를 추월해간다. 집채만한 배낭을 메고 바둥대는 나에게
다들 괜찮냐고 물어봐준다. 응 난,,,,괜찮아(질 것 같아)라고 대답해준다.

길이 끝이 안나다.
발가락 양말을 교체해보다. 발가락사이가 꽉차 발가락의 목을 조른다.
발가락들이 숨 쉬게 해달라고 아우성이다. 가뜩이나 부은 발 힘들다고.
쉣, 만 오천원짜리 두 개나 샀단 말이다.


▲ 고도가 높아질수록 양과 말들의 '떼지어 풀뜯기' 광경을 목격 할 수 있다.

목이 말라오면 사과 한 조각, 당근 한 조각씩 씹었다.
방목하는 소, 양, 말이 차례로 내 앞을 걸어간다.
갑자기 집체만한 말이 다가온다. 피했다. 쫒아온다.
발도 아픈데, 냅다 도망쳤다. 안 따라온다.  내 손엔 당근이 들려있었다. 
 



# 아! 그러니까 저 산을 넘으란 말이지?
대체 이졍표가 되는 십자가는 언제 나오나요?
가뭄에 콩 나듯 보이던 순례자들이 어느 순간부터 안보이기 시작했다.
이 물이 없으면 다음 목적지까지 나는 물 한 모금 못 먹는 거다.
드디어 십자가가 보이고, 순례표지도 더 이상 아스팔트를 가리키지 않는다.
산으로 모든 화살표가 쭉~~


▲ 이제 아스팔트길은 사라지고 저 산을 넘어야 한다.


7:30분에 출발해서 지금 시간이 4:10분 18킬로미터를 조금 넘는 지점에서
앞으로 9키로가 남은 거다. 그리고 남은 길은 비포장. 산을 넘는 거였다.
생각해보라 십자가가 세워진 무덤을 중심으로 황량한 벌판.
지금까지 잘 보고 따라왔던 이정표는 이제 아스팔트길이 아닌 산자락을 가리킨다.
곧 해는 저물어 갈 텐데, 남은 목적지가 9킬로미터 등산.
산양의 목에 매어놓은 종소리만 덩그렁 울려대고, 바람은 이제 온기를 잃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나는 혼자였다. 20여분을 고민했다. 저 산을 오를 것이냐 말 것이냐.

나에게 없는 것은 3가지였다.
1. 물이 없다. 불안하게
2. 식량이 없다. 불안하게
3. 곧 빛이 사라진다. 불안하게

즐겁고 안전한 순례를 위해 과감히 발을 돌렸다.
하루에 25킬로를 꼭 걸어야 할 것도 아니요, 무리할 필요도 없다.
내가 혼자 감격에 겨워 거북이걸음을 한 결과였다.
내일은 자연과 너무 많은 대화는 하지 말아야겠다.



# 센티, 지나가는 차를 세우다.
두 번의 시도 끝에 맘씨 좋은 프랑스인 부부를 만났다.
생장피드포드까지 가시면 저 좀 태워주세요! 와. 복도 많지 흔쾌히 해주신다.
둘 다 짧은 영어로 알아들은 내용. 그 노부부와 같이 탄 꼬맹이는 그들의 손자.
그들의 딸이 이곳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다고,
그 부부도 관광차 렌트로 놀러 나왔다고 한다.
딸은 영어를 자기보단 더 잘 한다고 한다. 이따 같이 저녁식사나 하자는 걸
같은 알베르게 에서는 두 번 묵을 수 없다는 원칙에 맘이 급해진 나는
너무 피곤해서 도저히 식사를 할 여력이 없다고 정중히 거절했다. 
복조리 모양의 핸드폰 고리를 선물해주고 왔다.
당신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거예요~~

9시간 사투의 길을 30분 만에 내려오다. 
올라올 때 말과, 소와, 닭과, 꽃과, 달팽이와, 토마토 이 모든 것들과 대화하면서 올라온 길이 눈에 훤하다. 
저 길은 떨어진 밤송이를 까서 밤 까먹던 길,
죽은 지 얼마나 됐는지 살은 다 썩어 흰 털만 보이던 양의 사채가 놓여 있던 길,
울타리 사이로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고 나타난 소가 있었던 길....
그 길들을 다 지났더니 생장드피드포트다.
이젠 이 동네가 우리 동네 같다.



#생장 피드포드에서 두번째 밤을 보내다.

어제의 그 멀쩡하던 처자가 거지꼴이 되어 해질 무렵 다시 찾은 것으로 눈치는 채신 듯.
오늘 아침 모자 놓고 간 거 못 봤냐고 물었더니, 이 호스피탈레는 영어를 못한다.
그나 저나 어제의 그 뒤숑뒤숑 하는 영어하시는 호스피탈레가 와야 내가 무사하단 걸 일행에게 알려줄건데....
핸펀은 또 왜 안 터지는거냐!!! 그나저나 재빨리 샤워를 하고 가게 문 닫기 전에 내일 식량을 구해야 한다.
샤워를 하다 발견한 사실인데, 물이 닿았을 때 오른쪽 어깨가 아려온다.
살펴보니 피멍은 기본이요 살짝 까진 피부의 쓰라림은 옵션이렸다.
산을 넘어간 것도 아니고 18킬로 꼴랑 갔다 와서 피멍든 어깨를 보고 있자니 참 폭폭하다.


▲ 하루 묵어갈 순례자의 침대를 먼저 차지해버린 알베르게의 고냥옹. 저대로 앉아 졸았다.

침낭을 펴자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모자가 형체도 알 수 없게 구겨진 형태로 튀어나왔다.
뒤숑뒤숑하는 분이 오셔서 내 일행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이제부터 나는 피레네를 넘다가 실종되어 경찰에 신고된 아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것이다.

거봐, 너 짐 무거워서 무리일거라 했잔아. 
"너 컴퓨터도 가져온거니? 이건 절대 네세서리 하지 않아. 낼 우체국에 붙이러 가자."
"이거 없으면 제가 일기를 못 써요.. 마이 네세서리 아이템~~ 차라리 옷을 하나 버릴테요~~"
대신 고추장을 비롯한 덜 네세서리한 물건들을 보내기로 작정한다.

알베르게 익숙해 져야겠지만 하루만에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
아저씨들이 속옷까지 아무렇지 않게 갈아입는 거,
발 냄새와 땀 냄새가 결합된 가공할 만한 향취.
그리고 커플의 애정행각은 견디기 힘들다.
이것들이 나란히 누울 때는 내가 더 조마하다.
저것들이 그냥 나란히만 자면 좋겠는데,
설마 포개지진 않겠지? 나의 숙면을 방해하지 말라규!!

내일은 꼭 다음 알베르게를 가야 할 텐데....




2009 santiago de compost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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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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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씩씩한스머프
    2010.03.25 14: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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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메~ 하는 소야 어릴때 꽤 많이 봐서 익숙한데, 신기한건 지구 반대편에도 한우처럼 생긴 소가 살고 있다는게 신기해요 ㅎㅎ 센티팍언니 옆에 있으면 이거 진짜 언니가 찍은거 맞냐고 재차 물어볼것 같은데, 젤 위에 사진이랑 4번째 사진, 완전 넋놓고 짐 보고 있어요. 이쁘당... 그리고 가고싶당^^
    • 2010.03.26 10: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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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날 피레네의 경험은 말도 못 해. 신선 그자체였거든.
      그 마을에서 처음으로 산티아고 길 여행자라는 느낌을 받았어. 토마토를 따던 노인이 '부엔 카미노'라는 따뜻한 인사를 건네더라.
  2. 동생
    2010.04.10 09:59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음... 역시 책을 많이 읽어야해..
    누나의 글쓰기는 너무 재밌어 ㅋㅋ 나 회사에서 계속 피식피식 웃고있어 ㅋㅋ
    역시 사람은 책을 읽어야 해 한글인데도 저런 표현이 되는구나.. 하고 새삼 느낀다
  3. 2010.10.01 16:26 신고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아는분이 산티아고 한달일정으로 800Km 도보순례 하신다기에 오늘은 오디쯤 가고 있을까 궁긍하여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여정을 잘 알려준 여행박사를 통해 방문하였습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2010.10.01 18: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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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까지 오셔서 기록을 남겨주시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좋은 나날 되소서~


2009.10.27



프랑크 푸르트 공항의 환승거리만큼이나 파리 지하철의 환승도 환상적으로 길다.
야밤에 도착해서 씻고 어쩌고 다음날 일찍 기차역으로 향하느라 파리의 본 모습은 못 본다.
아침은 민박집에서 한식으로 제공한다. 밥,국,메인 반찬 1에 사이드 반찬 몇 가지를 제공하는데
당분간 구경하지 못할 마지막 한식인지라 열심히 먹었다.

바욘까지 TGV를 타고 생장까지는 갈아타야한다.
열차가 나란히 두 대 있는 것을 모르고 한 대만 해당 량을 찾느라 앞에 있는 차를 놓칠 뻔하다.
TGV 고속철답게 귀가 멍멍하다. 검표원 한번 지난 후 별다른 사건은 없다.



6시간을 달리고 달려 환승 한 번 하고 또 1시간여를 달리면 생장이다.
생장이야말로 내가 드디어 유럽에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해준다.
순례길 문턱에 첫 번째로 들어섰다는 관념의 길이기도하고,
한낮의 유럽을 처음으로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이제 순례자 협회에서 발급하는 순례자용 여권인 '크레덴시알' 을 발급받아야 한다.
앞으로 모든 순례의 길에는 이것이 필수다. 매 알베르게마다 이 여권을 제시하면 스탬프를 찍어준다.
스템프 하나에 하루가 가는 것이다.
영어를 뒤숑뒤숑 하는 중년의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한다.
"웨어 아유 프롬?"
"꼬레아~~"
몇 가지 안전사항을 체크해주고 침대를 배정해준다.
순례자 여권 2유로. 알베르게 8유로.
가리비껍데기 장식은 기부금을 내고 가져 갈 수 있다.
배낭 한 가운데에 꼭 붙들어 매어 장식하자. 드디어 내가 무언가를 하러 온 사람 같다.

한국인이세요?
중년의 어르신과 아들이 들어선다. 완벽한 등산복 차림의 부자.
방명록에 멋지게 남겨 놓은 글이 인상적이다.
"거북이 바다로 헤엄치다."
이하 이 두분을 '거북이 부자'라고 부른다.





배정 받은침데에 가서 짐을 풀어 놓고 거리 산책.
미처 준비하지 못한 판쵸구입, 내일 아침 먹을 도시락용 과일 사기.
이렇게 만반의 준비물에 지출하고 내일부터 피레네산맥을 시작으로
하루 평균 25킬로를 걸어야 하므로 위장의 무게도 2/3로 줄여야한다.
토마토, 사과, 당근 한쪽씩, 고칼로리 비상식을 위해 말린 무화과와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 묶음 포장을 구입.
노트북과, 카메라가 4킬로 정도 나가는 가운데 식량의 무게까지 더하자 내 배낭은 터질 것 같다.


우리만큼이나 반쪽짜리 영어를 구사하는 잘생긴 프랑스 청년이 있는 타르트 집에서
전통 타르트 한 조각하고, 매콤한 가리비타르트, 육포가 들어간 타르트를 먹었다.
여기는 프랑스 생장. 내일이면 걸어서 국경을 넘는다.




2009 santiago de compostella
ⓒ copyright by sentipark


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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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뭔가 불안했다.
인터넷에서 신청한 환전은 무사히 찾았고,
약국에 들러 맨소래담로션을 못산 것이 내심 맘에 걸렸으나,
그럭저럭 파스 몇장으로 버틸 수 있을 터였다.

이런 장거리 여행은 처음인데, 액땜 한 건 없이 너무 조용히 출발하는가 싶었다.
아뿔사...
핑크 점퍼를 기내에 놓고 내린 것이다.
환승 보딩 시간 현지시각으로 8시 05분
현재 시각 8시. 
당장 루프탄자 항공카운터로 달려갔고 여차저차 한 끝에 결론
"고객님아~ 그냥 오는 길에 환승센터에서 받으삼. 우리가 잘 보호해두께 핑크 점퍼..."
매우 곤란한 상황에 그들은 영어-독일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그리하여 나는 바람막이 점퍼 구입에 쌩돈 몇 십 유로를 또 날리게 생겼구나~~~


2009 santiago de compostella
ⓒ copyright by sentipark

 
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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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의 상징 조개껍질

고백컨대,
'왜?' 냐는 물음에 나는 '그냥' 이라는 답을 할 뿐이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의 길로도 알려진 그곳은 오로지 걸어서 여행하는 곳.
800 km에 달하는 길을 걸으려면 30여일이 훌쩍 넘는다.

연금술사로 잘 알려진 파울로 코엘료가 인생의 전환을 맞았다는 길.
소심하고 까칠한 여자라는 도보여행가 김남희가 걷고 온 길.
종교인에겐 성지순례의 한 코스라는 길.
그것이 대략 내가 알고 있던 길의 정보였다.

그 길을 알게 된건 작년 2월
다리에 깁스를 한 채 엉덩이로 방바닥을 기어다닐 때였다.
움직임으로 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인지
그때부터 오래도록 걷는다는 행위를 환장할만큼 원했던 것 같다.
산티아고로부터 불어오는 자유의 바람은
슬슬 콧구멍을 간지럽히기 시작하여 가슴 한 켠을 후벼댔다. 

코엘료가 뭐라고 하든, 김남희가 까칠하며 소심하기까지하든,
박기영이가 노래를 하든말든 이제 남의 여행 이야기를
듣고 보는것으로는 만족 할 수 없었다.

나는 내 길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두 팔 벌려 맞아들이는 환상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누구의 소개도 누구의 이야기에 반해서도 아닌
오직 내 길 위의 이야기를 갖고 싶다는 소망.


그리하여 과감히 한 달간의 리프래쉬 휴가를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한 직장에서 5년 근속했으니 한달 휴가를 주시라' 고
누렇게 뜬 얼굴을 보고 허파에 새 바람을 넣어야 할 상태임을 파악했던지
내 상관은 쉬이 휴가신청서에 서명해주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종교적 목적도, 자아찾기의 목적도 아닌
깁스한 발을 바라보며 꼼짝 못하던 시간, 온몸으로 소망하던 자유로운 걸음과 
간지럽던 콧구멍만을 생각하며 이 길을 택했다.
배낭 한 보따리 짊어지고,  화살표를 따라 걷기만 하면 되는 이 길을.



2009 santiago de compostella
ⓒ copyright by sent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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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데쏭*, 센티팍*
MMORPG* 버전으로 승화시키면 뫄됋쑒 & 쉚틔퐊  ㅡ_ㅡㅋ

내가 아는 고급정보에 의하면.......이 두여인네는 친구다.
그리고 같은 팀이다.
덕분에 업무시간 이외에 휴가나 출장 등의 시간을 공유하기 힘들단다.

티팍사마와 글(메신져)을나누다보니 티팍왈,
"우린 휴가도 따로임. 올빼미가 아니면 함께 하기힘듬."

문득 그분이 오셔서 이에 대한 시 한수가 떠올라, 조용히 붓을 들어본다.



[언문버전]

     쏭 과 틔퐊
                      작자 : 초리*선생
  우리는 따로따로
  휴가도 따로따로
  항상 따로따로
  합체하면 올빼미*



[한시버전]

    宋 加 炭薄
                      作文 : 草利
    我對分離
    休暇分離
    恒常分離
    合體而鳥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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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데쏭*  센티팍*  
개인의 성과 의미를 붙인 온라인상의 닉이다.

초리*
홍콩 현지 전문 가이드직원. 마데와 함께 홍콩 올빼미 놀러 갔다가 만났음.
그것이 인연이 되어 이렇게 시조를 선물받는 계기가 됨.

MMORPG*
롤플레잉 장르의 온라인 게임을 말한다.
한국 온라인 게임시장에 해커나 기타 악용유틸을 사용하는 중국 유저들이 많다.
이들은 한글을 모르는 이들이 많아 대부분 아무렇게나 조합해서 이상한 아이디가 많다.
'쌟.틔.퐊" 또한 한 중국인 유저의 아이디였다.
한글을 사랑하는 한국 유저들은 한글의 올바른 사용을 해치는 이들을 일명 '짱개단'이라 부르며
이런 황당한 아이디를 발견 즉시 제거하고 있다.
요새는 중국유저들도 한국유저들에게 쫓기다 못해 한글을 배우고 있다고 한다. 
짧은 단어조합으로 인해 화장실사랑, 초딩민방위, 대변애정 뭐 이런것들이 생겨나
한국유저들 사이에 죽여야 할지 말아야 할지 혼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네티즌세계에서는 곧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대두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올빼미*
금요일 새벽에 출발하여 월요일 아침에 도착하는 패턴의 자유 여행으로
휴가사용이 자유롭지 않은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에게 인기다.
비행시간대가 새벽인지라 항공가가 비교적 싸며
3일이라는 시간동안 숙박은 단 1박이므로 상품가가 저렴하다.
주로 일본 올빼미가 가장 많고 뒤를 이어 홍콩, 대만 등 
2시간대의 비행이 가능한 지역의 여행상품 이름으로 통칭하고 있다.



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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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에서 있는듯 없는듯. 일상의 한 줄을 즐기던 어느날
나의 잔잔한 미투에 파문이 일었다.
미투데이의 스타마케팅 효과의 단적인 예.
미투하기는 딱 2자리 수 까지에 최적화 되게 만들었다.
이걸 처음 디자인 할때 4자리가 될거라고는 데자이너도 생각하지 못했을거다.

덧글이 만 단위로 달리고 미투 말풍선이 터져나가는 시점에서 
나의 미투데이 생활도 조용히 마무리 되었다. 
이젠 낫설어졌거든...

 


 

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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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어제 송년회겸 모임.
그 나물에 그 밥.
근무하고 그 인원 그대로 모임.
 
#1.
2차로 일식주점을 갔는데,
메뉴판에 정종이란 글자가 눈에 꽂히더라.
오랫만에 옛날 술이라고 생각되는 과거의 낭만을 탐하느라
사케 한잔을 주문했다.
 



 
나이가 들은건가. 술도 잘 못먹으면서 나는,
작게 덥혀져 나오는 따끈한 술을 좋아하게 되었다.
따뜻하게 데우는 과정에서 알코올은 어느 정도 휘발 되고
곡주 특유의 부드러움만 남는 것. 
 
취한김에 평소 멀쩡한 정신에는 욕하던 행위를 하고 말았다.
바로...정종병을 가져와 버린 것.
마치 전장에서 포획물을 획득한 것 마냥
의기양양해진 나는 조용히 2차의 문을 나선다.
 
 
#2.
들어오기 전만해도 싸락거리던 눈이
제법 눈송이가 되어 내리고 있었다.
이 연말 술이 떡이 된 청춘들은 장거리 택시를 잡으러 혈안이고
기본요금뿐이 나오지 않을 나같은 손님은 거부당했다.
나의 무사한 귀가에는 당연히 관심이 없을 남성 동지들은
재빨리 지하철역으로 가버리고 나는 가방을 품은채
머리에 목도리를 두르고 추위에 떨었다.


 
  
#3.
그리고 발길이 닿는대로 눈앞에 보이는 미용실에 들어가서
순서를 기다리며 잡지책을 보다가
문득 머리를 짧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와중에도 백화수복은 머리에서 떠나질 않고. 
내 머리속은 백화수복잔 세트가 나란히 세팅된 나의 방만을 떠올릴 뿐이었다.
 
#4.
대충~ 미용실에서 나와...흰눈을 밟고 맞고 녹이면서...
발길닿는대로 또다시 이마트에 들어갔다.
주류코너에서 너무나도 아름답게 자리한 백화수복 한병을 뽑아나왔다.
 
 
#5
시간은 11시 50분. 이마트 앞 택시가 가장 안잡힐 시간.
하는 수 없이 또 걸었다.
청주병을 옆구리에 낀 채로.
그렇게 백화수복과 다정히 걷는 길은  
덥수룩하던 머리가 한 큐에 날라간 뒷덜미의 시려움도 잊게 했다....
 
 
그러니깐 요약하자면 나는 어제
눈오는 날 청주를 한잔 들이키고
머리를 짧게 자르고
백화수복을 옆구리에 끼고 
훈훈하게 귀가하여 
쌔빈술병세트를 방에 세팅하고 기뻐하였던 것이다.
 

2008 년 12월 23일 그날 이후로 나의 긴 머리는 짧은 컷으로 8개월간 유지 중...




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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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하고도 몇 해 전. 대학이란 곳에 들어가서 처음 e-mail을 알게된다.
문명과는 상관없는 10대를 고리타분하게 보냈던 탓이었다.
컴퓨터는 물론 인터넷은 낫선 물건 그 자체였다. 
천리안, 통신동호회, 인터넷은 그래서 1997년에 개봉한 영화 '접속'에 나오는 파란 모니터를
나는 경험해 보지 못했다.

그리고 처음 이메일이 무엇인가를 알게 되고 개설하게 된다.
교양수업에서 한글 97로 문서작성하는 법도 배운다.
내친김에 이메일도 만든다. 그리고 첨부파일로 강사에게 전송하면 학점이 나왔다.
그때 생각하니 지금 IT업종에서 밥먹고 사는 내가 대견하다.

각설하고, 메일을 만들려면 아이디가 있어야 한다.
 sentimental 
사춘기 시절 소녀들 감상이 어디가겠느냐마는 그무렵부터 20살 그 시점까지
단연코 센티멘탈은 내 정서의 8할이다. 
그리고 적적한 단어 조합. 내 영문 성   park  공원이라는 뜻도 있으니
두 개를 조합해서 아이디를 만들자. 감성공원같이
 sentipark 
그 아이디가 지금까지 '센티' 혹은 '센티팍' 으로 불리는 내 온라인 상의 nick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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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티 핫라인
sentipark@gmail.com
twitter.com/sentipark



Posted by 코치 박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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