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4 로스아르코스-비아나 : 19.5km 내가 눈 뜬 시간은 7시 30분. 점점 기상시간이 늦어진다. 조금씩 적응해가는 덕이겠지. 관광객 모드로 돌아간 태권브이와 광년이는 늦잠을 더 즐기고 싶어했으나, 나의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깼다. 지금까지 일주일을 함께 걸었다면, 앞으로 일주일 이상은 혼자 걸을 것이다. 아침부터 비는 부슬부슬 내렸다. 이런 마른 땅 밟기도 힘든 마당에 진탕길을 걷게 생겼군. 짐을 1g이라도 줄이기 위해 배낭 커버를 부쳐버렸기에 판초를 쓰고 걸을 수밖에 없다. 기다란 자락이 참으로 걸리적거린다. 산길을 따라 걸으며 먹구름이 수없이 밀려왔다 밀려가기를 반복하며 비를 뿌리고 거두고, 나 또한 땀이 차오르는 판쵸를 벗었다 입었다 해야 했다. 비보다 더 성가신 것은 신발에 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