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7 나헤라-칼즈 : 21.2km 출발부터 비가 올 듯한 하늘이기에 초반부터 판쵸를 뒤집어 썼다. 오늘 길은 비교적 수월했다. 한시간 반 만에 아스포르 마을에 도착했다. 아침을 치즈와 빵과 함께 마치고 카페에 들어가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셨다. 작디 작은 잔에 설탕 가득 한 스푼 넣으면 쓰고 달콥 쌉싸름한 깊은 맛에 중독된다. 걷다가 카페가 보이면 몸은 자동 반사로 들어간다. 산길에 들어서자 빗발이 거세지고 바닥은 순식간에 질척거린다. 처음엔 물이 닿지 않도록 신경 쓰다가 발바닥부터 빗물이 들어차고 부터는 자포자기 심정이 되었다. 그냥 막 걸었다. 발은 시려워도 걷다보니 열기가 생기면서 견딜만해졌다. 손과 귀가 시려워서 장갑 모자, 갖고 있던 옷을 다 꺼내 입었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막 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