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뭔가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 그림을 그리자. 그런데 입시미술은 안되겠다. 종합적인 예술활동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용케 찾아낸 것이 '무대미술'이라는 종합 장르의 예술이었다. 희곡을 읽고, 시각적으로 해석해서 공간을 상상하고, 연출과 배우와 조명과 소리와 무대위의 소품과 조화를 이뤄내고 그러려면 그림을 그릴줄 알아야겠지. 아무것도 모르던 때는 저 일을 하려면 일차적으로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걸 가르쳐 주는 학교를 가야 하는구나. 딱 두군데 있었다. 관련 경력이 2년 이상 있어야 하는 무대미술 아카데미 그리고 일반 대학과 비슷한 한국예술종합학교. 내가 도전해보겠다고 마음먹은 곳은 후자였다. 실기시험을 보고 그걸 통과하면 되는건가? 그렇게 계획을 세우고 6개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