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08 칼즈-벨로라도 : 23km 초반부터 비다. 앞으로 삼일간 비가 온다는데 징하다. 오늘 중간중간 마을이 있으니 비가 심하게 내릴 경우 벨로라도 까지 무리해서 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한 달 휴가를 신청하고 항공권을 발권할 때부터 지금까지 세세한 계획은 없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리턴일만 정해두고 카미노 길 위에서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할 생각이다. 카미노에 겨울은 이렇게 오고 나는 이제 서서히 카미노 여정을 마무리 해야겠다. 같이 일주일을 걷고, 홀로 일주일을 걷고, 또 일주일은 홀로 대도시를 여행하고 나머지 사흘은 유럽을 오가는데 시간을 쓸 것이다. 첫 번째 마을 그라농에서 카페 솔로 한 잔을 마시고부터 비바람에 발걸음을 옮기기도 힘들었다.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얼굴을 향해 날아드는 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