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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23

산티아고용 센티표 초간단 생존 레시피 산티아고 도보여행은 식도락파의 입이 즐거운 여행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거기서도 창조요리 활동은 변함이 없었다. 산티아고에서 즐겼던 간단한 음식과, 생존요리를 소개한다. 코카콜라 카미노를 걸으면서 처음엔 콜라 생각이 간절했다. 실컷 걷고 나서 들이키는 콜라 한잔의 쾌감. 목구멍을 따끔하게 타고내려가며 가슴을 뻥 뚫는 듯한 콜라만 생각하면 아찔했다. 콜라 혹은 환타 한 캔에 2유로 미만. 매일 마셔대는 콜라에 지출되는 돈이 슬슬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할 무렵 새로운 대체제가 나타났다. 바로 물에 녹여마시는 비타민. 2유로도 안하는데 수십알이 들어있다. 맹물에 두알 넣고 두면 뽀글뽀글 자동 탄산발생. 오렌지 환타맛이다. 카페 카미노에 겨울이 찾아오고부턴 시원한 콜라는 더이상 구원이 될 수 없었다. 따끈한 에스.. 2010. 1. 6.
[Buen camino] 마지막 걸음은 나와 함께 2009.11.11 브루고스에서 하루종일 노닐기 어제는 피곤했던 모양인지 12시에 잠이 들었고 중간에 땀이 날 정도로 더워 입고 자던 스웨터를 벗느라 잠시 깨었던 것 빼고는 참 잘 잤다. 베드벅 걱정 없이 쾌적하게 잘 잔 날이다. 알베르게에서 또 묵는것은 불가능했고 8시부터 2시까지 알베르게가 문을 닫는 동안 짐을 맏기고 부르고스 시내 산책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말수가 적었던 한 친구가 말을 건네온다. 안토니오다. 어제 타르코프스키의 안개 속에서 순식간에 사라진 야속한 친구다. 내가 찍은 사진을 보고 싶다며 블로그나 사이트가 있으면 알려 달라고 한다. 서로 메일을 교환하고 이번 여행은 블로그에 잘 정리해 두어야겠다 생각한다. 이미 벌써 해외의 독자 하나가 생기지 않았나. ‘센티’혹은 ‘진’으로 통하는 .. 2009. 12. 14.
[Buen camino] 오늘은 혼자 산 속 안개에서 길을 잃었어 2009.11.10 산 후안 드 오르테가-부르고스 : 26km 오늘 날씨는 어제보단 조금 나았다. 3킬로도 안 되는 길을 가뿐하게 주파. 이곳에 하나 있던 알베르게는 문을 닫았다. 어제의 알베르게에서 묵기를 잘한 일이다. 카미노에는 정보 공유가 쉽다. 다들 머무르는 곳이 비슷하기에. 아파르는 작은 마을이고 브루고스까지 21킬로가 남았다. 숲길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딸깍 발을 디디는데 엄청 커다란 개가 묶여있지도 않은 채로 앉아있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의례히 컹컹 짖어댈 거란 나의 조바심을 비웃기라도 하듯 나에겐 아무 관심 없다는 표정으로 먼 산을 바라봤고, 울타리 안에 있던 수십 마리의 양떼는 떼거지로 경계망 사이로 다가와 나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개는 양때에게만 관심이 있는 양치기 개였던 것이다... 2009. 12. 13.
[Buen camino] 말보다 더 통하는건 느낌 2009.11.09 벨로라도-아게아 : 24km "이봐, 아가씨. 일어나야지 않어?" 거북이 아저씨가 깨웠다. 어제 내 주위의 모든 소리는 코고는 소리였다. 참고 자느냐 배낭에서 귀마개를 꺼내느냐를 잠결에 고민하다가 귀마개를 사용하기로 했다. 아 정말 카미노는 다 좋은데 이 것만큼은 견디기 어렵다. 어제 들은 정보를 종합해보면, 앞으로 2일은 더 비가 올 것이며 (물론 어제와 같이 강풍을 동반한 비바람) 웬만한 알베르게는 문을 닫았으며, 12킬로지점에 있는 알베르게는 1시에 문을 여는데 예상대로면 12시도 안되게 도착. 앞으로 12킬로 지점의 알베르게는 거지소굴로 유명하다는 곳. 패스요함. 그리고 약 4킬로 떨어진 지점에 그나마 괜찮은 곳이 있다고 했음. 그러니 12시부터 16킬로를 더 걸어야 하는데 역.. 2009. 12. 11.
[Buen camino] 단 일주일이면 어떠한가 싱그러운 바람만으로도 족하다 2009.11.08 칼즈-벨로라도 : 23km 초반부터 비다. 앞으로 삼일간 비가 온다는데 징하다. 오늘 중간중간 마을이 있으니 비가 심하게 내릴 경우 벨로라도 까지 무리해서 오지 않을 생각이었다. 한 달 휴가를 신청하고 항공권을 발권할 때부터 지금까지 세세한 계획은 없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리턴일만 정해두고 카미노 길 위에서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할 생각이다. 카미노에 겨울은 이렇게 오고 나는 이제 서서히 카미노 여정을 마무리 해야겠다. 같이 일주일을 걷고, 홀로 일주일을 걷고, 또 일주일은 홀로 대도시를 여행하고 나머지 사흘은 유럽을 오가는데 시간을 쓸 것이다. 첫 번째 마을 그라농에서 카페 솔로 한 잔을 마시고부터 비바람에 발걸음을 옮기기도 힘들었다.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얼굴을 향해 날아드는 빗.. 2009. 12. 9.
[Buen camino] 카미노의 겨울은 비와 함께 온다 2009.11.07 나헤라-칼즈 : 21.2km 출발부터 비가 올 듯한 하늘이기에 초반부터 판쵸를 뒤집어 썼다. 오늘 길은 비교적 수월했다. 한시간 반 만에 아스포르 마을에 도착했다. 아침을 치즈와 빵과 함께 마치고 카페에 들어가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셨다. 작디 작은 잔에 설탕 가득 한 스푼 넣으면 쓰고 달콥 쌉싸름한 깊은 맛에 중독된다. 걷다가 카페가 보이면 몸은 자동 반사로 들어간다. 산길에 들어서자 빗발이 거세지고 바닥은 순식간에 질척거린다. 처음엔 물이 닿지 않도록 신경 쓰다가 발바닥부터 빗물이 들어차고 부터는 자포자기 심정이 되었다. 그냥 막 걸었다. 발은 시려워도 걷다보니 열기가 생기면서 견딜만해졌다. 손과 귀가 시려워서 장갑 모자, 갖고 있던 옷을 다 꺼내 입었다. 내가 서 있는 곳은 막 겨.. 2009.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