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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글쓰기] #12 애플 브랜드 경험

나는 맥북을 쓴다. 대한민국에서 맥북을 쓴다는 건 꽤 번거로운 일이다. 인터넷 뱅킹, 인터넷 쇼핑 결제에서 꽤 큰 장벽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을 쓰는 이유는 아름답기 때문이다. 외적인 아름다운 뿐 아니라 사용자 경험이 기가막힌다. 맥북 특유의 키감, 터치패드의 민감함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디자인까지. 아직도 기억난다. 맥북이 해외배송으로 배달된 날 제품상자를 오픈하던 설레임. 자그마한 상자에 자투리라곤 하나도 없는 완벽한 구성. 상자조차도 쓰레기가 아닌 작품이었다. 아이폰이 시작이었다. 내 첫 스마트폰은 아이폰 이었고 앞으로도 스마트폰은 아이폰일 것이다. 늘 사용하던 이어폰을 잃어버렸다. 이동할 때 두 손이 자유롭게 팟캐스트를 듣거나 통화를 한다. 며칠 이어폰의 부재를 절실히 느꼈다. 애..

[100일 글쓰기] #11 서편제

중3 졸업을 앞두고 졸업식 날을 기다리며 오전등교만 하던 며칠이었다. 뚜렷한 목적이 없는 등교였기에 당연히 면학분위기 따위는 있지도 않았다. 선생들도 아이들의 소란을 굳이 잠재우지 않고 넘기는 기간이었다. 학교에서는 교육적인 영화를 의례적으로 틀어주었는데 교실 앞 천장에 매달린 TV브라운관 에서는 쉴새업이 교양 영화가 상영 되곤 했다. 그렇게 몇 개의 교양 영화를 몇편을 봤는지 영화가 나오긴 했는지, 무심히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눈에 들어온 영화가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였다. 50여명이 떠드는 가운데 나만 유독 귀를 귀 울이며 그 영화에 집중해 봤던 것 같다. 문학 소녀이기도 했던 나였는데, 소설가 이청준의 소설을 찾아 읽는데 재미를 붙였을 때였다. 그리고 아무래도 저 영화 내용이 이청준의 소설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