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 6

책 한켠에 박은 내 이름 석 자

얼마전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내 멘토이자 글쓰기 코칭인 송숙희 교수님이 번역서를 집필하는데, 코치이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읽혀보고 추천사를 받자는 취지였다. 물론 글쓰기에 관심 있고 글쓰기와 관련 있는 직업인이어야 함은 두말할 것도 없다. 본인을 대상에 포함시켜주심에 감사하며 마감시간까지 바둥대다가 가까스로 몇 줄 적어보냈다. 그러고 잊어버렸다가, 오늘 출판담당자로부터 추천사가 실려 책을 우송해준다는 내용의 연락을 받았다. 부랴부랴 인터넷서점을 뒤져 책 표지를 살펴봤다. 오호호...진짜로 실려있네. 책 한켠 추천사 한줄에 이름을 올리는데 이렇게 짜릿하게 흥분되는데, 오롯이 한 권의 책을 쓴 저자로서 이름이 오르는 기분은 어떨까. 글쓰기의 재발견 - 마이클 민웰 지음, 한미전.송숙희 옮김/중앙books(..

호박 폭탄 제조법

3천 원짜리 뉴질랜드 단호박을 산다. 잘 씻어 반을 갈라 씨를 파내고 먹기 좋게 자른다. 찜기에 넣고 약 10여 분간 찐다. 알맞게 식으면 믹서기에 우유와 함께 넣고 곱게 간다. 냉장고에 두고 일주일간 방치한다. 상한 호박우유를 따듯한 실내에서 보관한다. 반나절 후면 폭발한다. 주말저녁 기분좋은 마음으로 평일저녁 간단히 허기를 달랠 식품을 제조해두었다. 그런 주에는 항상 저녁약속들로 채워진다. 그리고 냉장고 문은 열지도 않게된다. 역시나, 영양간식을 만들어놓고 일주일 후 볕 따뜻히 드는 주말 오전. 냉장고의 호박우유는 시큼한 발효식품이 되어있었다. 그래도 아까워 샤워할 때 얼굴에 영양분이라도 공급하겠다는 심정으로 방 테이블에 두었다가 이런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물걸래를 들고 만신창이 된 테이블 주변을 ..

일상의 기록 2010.05.30

계획 없는 기획, 기획 없는 계획

계획 없는 기획, 기획 없는 계획. 어떤 쪽이 더 황당할까.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가지 단계로 볼 수 있다. 기획하에 계획하고 수행하는 것. 개인의 인생과 사업 등, 스스로 주체가 된다면 기획, 계획, 수행. 이 세가지 톱니바퀴는 훌륭히 진행될 것이다. 기획자와 계획자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다. 기획자와 계획자는 상황에 따라 두 가지 역할을 다 할수도, 서로 역할이 뒤바뀔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공동체 조직으로 들어가면서 빈번히 발생한다. 여기 하나의 목표가 있다. 그런데 목표를 가진 기획자는 실행계획이 없다. (실행계획이 없는 기획자를 기획자라고 할 수 있는가.) 기획만 있고 실행계획이 없는 기획자는 수행자에게 목표를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목표를 수행해 달라는 미션을 던져..

마크툽 - 그렇게 되도록 예정되었다.

#1 대학 3학년 전공필수로 포함된 서양미술사 수업을 접하며 중세 서양 미술에 매료되었다. 나는 순간의 호기심으로 끝났지만, 친구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읽다가 장미의 기사단, 프리메이슨을 중얼대다가, '연금술사'의 마법에 정착했다. 친구는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을 접하더니 이내 졸업작품의 주제를 정했다. 서로에겐 작업논의를 하던 상대이자 대학시절 둘도 없는 친구였던 우리 둘은 파울료를 그렇게 접하게 되었다. 십여년 시간을 건너 마크툽; 그녀는 사랑스러운 한 아이의 엄마가 되도록 기록되었다. 마크툽;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Created by jungyoon #2 산티아고로 떠남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가 마침 휴식이 필요한 시점 한달의 휴가를 쓸 수 있었고 ..

일상의 기록 2010.05.18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

애완묘에게 홀딱 반한 남자주인들의 한결 같은 말은 도도함 때문이라고 한다. 고양이의 관심을 얻고 싶어 온갖 회유를 다 해본 주인이 포기할 때쯤 슬쩍 다가와 무릎에 자리잡은 고양이라니. 여기 고양이 같은 여자가 있다. 자신을 향한 시선을 무심한듯 즐기는 그녀의 마음을 모르겠는 남자가 애가 닳아 궁금하게 만드는 그래서 한마디 더 말하게 만드는 관심과 공을 들이게 만드는 끝내 그가 애써 마음을 얻었다고 믿게 만드는 남자에세 성취감을 건네는 여자. 이렇게 고양이의 성향을 타고난 여자와의 연애는 재미있다. 모든 관심과 촛점이 주인을 향해 쏠려있는 강아지. 자기를 알아봐주는 주인에게는 충직한 동물. 여기 강아지 같은 여자가 있다. 언제나 상대의 관심을 궁금해하며 그 사람의 관심에 화제를 맞추며, 상대를 향한 호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