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진짜니까 질리게 써야지

코치 박현진 2010. 3. 17. 00:26
가끔 이런 경우를 겪어봤는가.
나 편하자고 나 돋보이자고 비싼 물건을 마련했다가,
오히려 물건을 보호하는데 온 신경이 가는 경우.
주객이 바뀌어 물품의 노예가 되가는 느낌.

명품 백과 짝퉁 백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비 오는 날 우산이 없을 때,  백으로 가방으로 머리를 가리면 그건 짝퉁, 
가방에 비를 안 맞추려 온몸으로 감싸면 그건 오리지널.

또 이런 말도 있다. 
명품이 오래가는 이유는 애지중지 아껴쓰기 때문이라는.
청년시절에 입던 바바리 코트를 중년이 되어서도 멋지게 소화하는 것.
구김하나 없이 완벽한 그 옷은 버버리이기 때문이기보단
버버리를 아껴서 입은 결과에 다름아니다.

나이 좀 들면서 
저렴한 가격의 여러 디자인으로 골라가며 기분을 내겠다 보다는 
좀 비싸도 유행 안타는 좋은 물건을 갖고 오래도록
주구장창 사용하겠다는 쪽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 중에 나름 명품(?)브렌드에 속하는 몇가지를 갖고 있는데, 
내가 그 물건을 대하는 태도는 이렇다.
비싼만큼 튼튼하겠지, 비싼만큼 오래가겠지, 적당한 스크래치는 막아주겠지....
그런 태도를 보고 좀 조심스럽게 사용하라는 소리도 종종 듣는다.

요런 내 식대로의 태도를 서양의 한 여인은 이미 실천하고 있었다.

나는 요즘도 골동품 식기를 생활에서 사용한다.
상자에 넣어두고 못 보느니, 쓰다가 깨지는 편이 나으니까.
내가 1830년대 드레스를 입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의상 수집가들이 보면 하얗게 질릴 일이다.
하지만 왜 멋진 걸 갖고 있으면서 즐기지 않는담?
인생은 짧으니 오롯이 즐겨야 한다.
- 행복한 사람 타샤 튜터 -



내 식으로 표현하자면 '이 좋은 걸 왜 안써?'가 되겠다.
그러니까 뷔똥이든, 샤넬이든, 바바리니깐 말이다.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 내에서 좋은 물건 가져다가,
오래도록 내 손에 길들여 편하게 간직하고 싶은 것. 나와 함께 세월을 가는 것.
그것이 내가 브랜드를 대하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