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기록/푸드테라피

[채식레시피] 우엉차

코치 박현진 2013. 2. 4. 23:36

요즘 나의 요리는 날로 다양해진다.
일상 생활의 창작활동이라기 보다는 재료를 안버리려는 생계형 절약에 가깝다.
내 요리의 포인트는 1인 자취 생활에 남은 식재료를 버리지 않고 다양하게 응용하는 것이다. 


특히 채식을 시작하게 되면서 더 그렇다. 
시금치 한 단을 사서 샐러드로 만들어 먹기에 양은 너무 많다.
1인이 샐러드를 아무리 먹어도 파릇파릇한 시금치는 쉬이 줄어들지 않는다.
샐러드에 지치면 데쳐 나물로 만들게 된다. 
어떤 때는 국으로, 스프로 여러가지 상상을 동원해 만든다.
 
 



결국 지난번에 볶아먹고 남은 우엉을 차로 만들어먹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우엉 4뿌리를 무려 1000원에 주길래 일단 샀다. 
두 뿌리는 채썰어 볶아먹고(그 마저도 먹다먹다 지쳐 상해서 버렸다.)
남은 우엉 2뿌리는 랩에 싸서 냉장고에 두었다가 도저히 언제 먹을지 기약도 없고 
저것도 마침내 음식물 쓰레기가 되겠구나 싶던 차에 우엉으로 차를 만들 수 있다는 정보를 구한다. 
우엉이나 연근이나 한약재로도 쓰인다고 하는데 차로 우려마시면 또 어떠랴. 
필러로 얇게 깍아낸다. 쟁반에 널부러뜨리고 빛 좋고 따뜻한 아랫목에 두었다.



하루만에 엄청 바삭하게 말랐다.
이걸 프라이팬에 볶는다. 차 전문용어로 이를 덖는다고 한다. 
아래 사진 왼쪽은 덖은것이고 오른쪽은 말린 상태다. 
덖고나니 색도 선명해지고 고소한 냄새가 난다.  




내친김에 전용 찻잔에 담아 우렸다. 
고소한 첫 맛이 지나 끝맛은 쌉싸름 하며 단 여운이 남는다.

우엉 하나 안버리게 되고 두고두고 마실 차까지 손쉽게 만들어 놓으니 뿌듯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