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에 2천원 주고 산 가지를 하나씩 구워먹었다.
하나 남은 가지는 어느새 시들시들 냉장고 구석에서 탄력을 잃어갔다.
그냥 어슷썰기 해서 구워먹는것도 지겹고, 그렇다고 하나 남은 가지를 조리거나, 나물로 만들거나 하기도 귀찮다.
가지는 그 물성이 참 요상하다. 탱탱한 겉과 달리 막상 열기가 닿으면 허물허물하게 부피가 작다.
나물 데치는 것 만큼이나 허무한 부피를 자랑하는게 가지다.
일본 유후인 료칸에 묵은 적이 있었는데, 가이세키 요리중 '유자된장'이 그렇게 맛이 있었다.
유후인 명물이 유자된장이기도 하고 그 료칸 주방장이 특별한 비법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전통 된장이 유자와 만나니 이건 새로운 소스의 세계가 열린다. 된장의 격상이라고나 할까.
유후인 관광하면서 사온 유자된장은 모양만 유자그림이 있을 뿐, 기대하던 그 맛이 아니라 못먹었다.
갑자기 남은 가지에 이 소스를 응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지를 8조각을 길게 썰어 반을 잘랐다.
프라이팬에 올려놓고 약불에 뭉근히 구워준다.
유자된장 소스는 마늘, 천일염으로 담은 재래 된장 한 스푼, 들기름 찔끔, 산효초 액기스 한스푼, 유자차에서 액상만 두 스푼을 건져 섞어준다.
가지런히 담은 가지에 유자된장소스를 살짝 끼얹어주면 그 뿐.
내가 만들었지만 맛있어~~~
겨우내내 안먹던 유자차의 재발견이다.
어제 개발한 두부스테이크도 굽고, 메인개발 디쉬 가이구이에 생야채를 곁들여 식사한다.
가지구이는 소스 덕분에 최고의 메뉴가 된다.
오 나의 창의력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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