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했고, 시간은 주체할 수 없고,
의견이 일치하기까지의 신경전은 무척이나 지난한 과정의 반복이고,
그러다 보면 일주일 단위가 훌쩍 지났다.
이것이 나의 문제일까, 너의 문제일까, 아니면 단지 궁합이 안맞을 뿐인걸까.
120명이 꽉 찬 건물에서 동료들과 부대끼고 돌아오면 혼자여서 좋았다.
몇 달 후, 사무실엔 늘 홀로 머물고, 집으로 돌아와도 혼자였다.
어느날 그 사실이 미치도록 공허했다.
아, 애초에 이러는 게 아니었어.
Out of sight, Out of mind.
변화가 필요했다.
시간을 즐거이 견디려면 창조적인 행위를 하면 되었다.
마침 기회가 찾아온 것은 채식 경험이었다.
창업하기 전부터 황성수 박사님과 채식이 가능한 힐링 여행을 기획해보자는 이야기가 있어왔고,
채식에 관해 정보가 전혀 없는 나로서는 직접 그 세계로 들어가보는게 가장 빨랐다.
예상은 이랬다.
분명 며칠 못 견딜거다.
매일밤 참치캔을 앞에 두고 딸까말까 고민하지 않을까?
누가 스테이크, 삼겹살 사 준다고 하면 못이긴 척 하며 먹겠지...
그런데 눈앞에서 삼겹살을 구워대는데도 전혀 먹고 싶지 않았고,
햄같은 고염식은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채식 먹을 거리의 맛을 탐구하느라 정신없었다.
파프리카의 아삭함과, 배추의 달달함이, 치커리의 쌉시함이, 생고구마의 단단한 표면이,
아몬드의 고소함이, 현미밥의 근기가....
어떻게 이맛을 이제 알았을까 감탄해가며 살았다.
채식의 효과는 눈에 띄게 느끼면서 매일밤 미처 처분하지 못한 참치캔을 부여안고 갈등하는...
채식기록이 남을거란 내 예측은 빗겨나갔다.
반전은 그래서 재밌다. 채식하며 느낀 변화를 적어본다.
몸이 가벼워진다
최종적으로 3.4kg 감량. 살이 빠진 느낌과는 조금 다른데, 부기가 빠졌다고 해야 할까.
걸을 때 하체의 부대낌이 없다. 걸음걸이가 훨씬 가벼워지는 걸 느낀다.
채식하기 일주일 전 보상심리로 일주일 내내 고기반찬만 먹고 얼굴에 뾰루지가 여러 개 났었다.
채식 이후로 피부도 매끈해진다. 불필요한 지방이 쌓이지 않으니 그런 것 같다.
물욕이 줄었다
누군가와 식사약속을 하면 맛있는 것을 먹자고 하면 '고기'다.
사실 고기를 안먹으면 그닥 식비가 들지 않는다.
조미료 가득한 외부 음식은 먹기가 꺼려진다.
도시락을 싸거나 간단한 생식꺼리를 싸들고 다닌다.
현미쌀이거나, 생야채 썰어두거나, 감자 고구마 찐것들로 한번 사면 며칠을 먹는다.
게다가 많이 먹지 못한다. 장 볼때 양조절 잘못하면 썩어서 버린다.
현미 한 줌이면 그냥 만족할 수 있다. 그러니 식탐이 준다.
지갑 하나 사려고 봤더니 온통 동물 가죽이다.
구두, 가방, 옷... 가급적 가죽을 안 써보려고 하니 애초에 굳이 필요한 물건이 아니었다.
내 삶에서 '동물'의 사체를 배제하니 살게 없더라.
샤워, 세안, 머리감는건 비누 하나로 해결한다.
환경운동 하려고 한 게 아니다.
우연하게 누군가 추천해 준 비누를 쓰게됐는데 이 비누와 사랑에 빠졌다.
비누를 잘 쓰다 보니 보습도 잘 되어 기초 화장품도 많이 바르지 않아도 된다.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한편으론 물욕이 줄어드는게 채식덕인지,
그간의 삽질을 버리고 아무 욕심없이 '나 자신의 비즈니스'를 하기로한 결심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자유의지가 있는 사람
고기를 보고 먹지 않겠다는 생각. 그게 괴롭지 않은 것.
그것이 본능과 상관없이 나의 자유의지라는 것.
어쩌면 이런 시도가 나를 찾는 과정일지 모른다는 행복감이 든다.
창조적이 된다
사먹은 음식이 불편해지면서 내 음식은 내가 해먹었다.
굽고, 찌고, 볶고 하는 것들은 애초 실력이 안되기에 도전하지도 않는다.
다만 최소한의 손질을 거쳐 자연의 에너지를 먹기로 했다.
처음 나물을 데쳐 무쳐보고, 우엉을 조려보면서 스스로 감탄했다.
그래 이게 일상의 창조지. 아무렴.
팔팔끓는 물에 살짝 데친 파랗디 파란 쪽파를 대가리부터 말아내면서 나는 행복했다.
채혈 결과가 나왔는데 약간 실망스럽다.
나름 열심히 했는데 오히려 수치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내 몸을 다시 잘 돌봐서 정상수치를 얻어야겠다.
의견이 일치하기까지의 신경전은 무척이나 지난한 과정의 반복이고,
그러다 보면 일주일 단위가 훌쩍 지났다.
이것이 나의 문제일까, 너의 문제일까, 아니면 단지 궁합이 안맞을 뿐인걸까.
120명이 꽉 찬 건물에서 동료들과 부대끼고 돌아오면 혼자여서 좋았다.
몇 달 후, 사무실엔 늘 홀로 머물고, 집으로 돌아와도 혼자였다.
어느날 그 사실이 미치도록 공허했다.
아, 애초에 이러는 게 아니었어.
Out of sight, Out of mind.
변화가 필요했다.
시간을 즐거이 견디려면 창조적인 행위를 하면 되었다.
마침 기회가 찾아온 것은 채식 경험이었다.
창업하기 전부터 황성수 박사님과 채식이 가능한 힐링 여행을 기획해보자는 이야기가 있어왔고,
채식에 관해 정보가 전혀 없는 나로서는 직접 그 세계로 들어가보는게 가장 빨랐다.
예상은 이랬다.
분명 며칠 못 견딜거다.
매일밤 참치캔을 앞에 두고 딸까말까 고민하지 않을까?
누가 스테이크, 삼겹살 사 준다고 하면 못이긴 척 하며 먹겠지...
그런데 눈앞에서 삼겹살을 구워대는데도 전혀 먹고 싶지 않았고,
햄같은 고염식은 돌아보지 않았다.
대신 채식 먹을 거리의 맛을 탐구하느라 정신없었다.
파프리카의 아삭함과, 배추의 달달함이, 치커리의 쌉시함이, 생고구마의 단단한 표면이,
아몬드의 고소함이, 현미밥의 근기가....
어떻게 이맛을 이제 알았을까 감탄해가며 살았다.
채식의 효과는 눈에 띄게 느끼면서 매일밤 미처 처분하지 못한 참치캔을 부여안고 갈등하는...
채식기록이 남을거란 내 예측은 빗겨나갔다.
반전은 그래서 재밌다. 채식하며 느낀 변화를 적어본다.
몸이 가벼워진다
최종적으로 3.4kg 감량. 살이 빠진 느낌과는 조금 다른데, 부기가 빠졌다고 해야 할까.
걸을 때 하체의 부대낌이 없다. 걸음걸이가 훨씬 가벼워지는 걸 느낀다.
채식하기 일주일 전 보상심리로 일주일 내내 고기반찬만 먹고 얼굴에 뾰루지가 여러 개 났었다.
채식 이후로 피부도 매끈해진다. 불필요한 지방이 쌓이지 않으니 그런 것 같다.
물욕이 줄었다
누군가와 식사약속을 하면 맛있는 것을 먹자고 하면 '고기'다.
사실 고기를 안먹으면 그닥 식비가 들지 않는다.
조미료 가득한 외부 음식은 먹기가 꺼려진다.
도시락을 싸거나 간단한 생식꺼리를 싸들고 다닌다.
현미쌀이거나, 생야채 썰어두거나, 감자 고구마 찐것들로 한번 사면 며칠을 먹는다.
게다가 많이 먹지 못한다. 장 볼때 양조절 잘못하면 썩어서 버린다.
현미 한 줌이면 그냥 만족할 수 있다. 그러니 식탐이 준다.
지갑 하나 사려고 봤더니 온통 동물 가죽이다.
구두, 가방, 옷... 가급적 가죽을 안 써보려고 하니 애초에 굳이 필요한 물건이 아니었다.
내 삶에서 '동물'의 사체를 배제하니 살게 없더라.
샤워, 세안, 머리감는건 비누 하나로 해결한다.
환경운동 하려고 한 게 아니다.
우연하게 누군가 추천해 준 비누를 쓰게됐는데 이 비누와 사랑에 빠졌다.
비누를 잘 쓰다 보니 보습도 잘 되어 기초 화장품도 많이 바르지 않아도 된다.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한편으론 물욕이 줄어드는게 채식덕인지,
그간의 삽질을 버리고 아무 욕심없이 '나 자신의 비즈니스'를 하기로한 결심 때문인지는 모르겠다.
나는 자유의지가 있는 사람
고기를 보고 먹지 않겠다는 생각. 그게 괴롭지 않은 것.
그것이 본능과 상관없이 나의 자유의지라는 것.
어쩌면 이런 시도가 나를 찾는 과정일지 모른다는 행복감이 든다.
창조적이 된다
사먹은 음식이 불편해지면서 내 음식은 내가 해먹었다.
굽고, 찌고, 볶고 하는 것들은 애초 실력이 안되기에 도전하지도 않는다.
다만 최소한의 손질을 거쳐 자연의 에너지를 먹기로 했다.
처음 나물을 데쳐 무쳐보고, 우엉을 조려보면서 스스로 감탄했다.
그래 이게 일상의 창조지. 아무렴.
팔팔끓는 물에 살짝 데친 파랗디 파란 쪽파를 대가리부터 말아내면서 나는 행복했다.
채혈 결과가 나왔는데 약간 실망스럽다.
나름 열심히 했는데 오히려 수치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내 몸을 다시 잘 돌봐서 정상수치를 얻어야겠다.
종류 | 시작 (12월 27일) |
끝 (1월 17일) |
정상수치 (단위) |
콜레스테롤 | 163 | 175 | 130 (mg/dl) |
중성지방 | 82 | 92 | 70 (mg/dl) |
혈색소(헤모글로빈) | 14.4 | 14.2 |
14.0(g/d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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