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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획&기록/한국

그곳에 섬이 있었네 - 강화도 석모도 1박 2일

by 코치 박현진 2012. 7. 30.

여름이 아직은 폭염으로 이글거리지 않을 때, 강화도에 다녀왔다.
강화도의 석모도는 워크숍이라는 이름으로 서울을 벗어나기엔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 
비교적 서울과 가깝고 볼거리 많고 또 육지에서 떨어진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이다
. 
 
휴가철을 살짝 비껴간 금-토요일 1박 2일의 놀이
.
한창 휴가 철에 금요일에 월차를 내라고 꼬드기는 것 자체가 무안하긴 하다만

그래도 국내여행 석모도의 여유로움을 나누고자 키보드를 두드린다.

추천일정

서울 출발 2시간 30분 - 강화도 점심식사 -  석모도 진입 - 갯벌체험 - 저녁준비 쭈욱 
아침 산책 및 점심내기 스포츠 (족구) - 미니산행 - 폐염전에서 명상 - 점심식사 - 서울

무리하지 않는 일정. 무척 심플하다. 그리고 여유롭다.
여기서 이토록 여유로움을 강조하는 것은 휴가철이 아닌 때 '금요일'에 출발했기 때문이란 걸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 

금요일 오전 9시쯤 느긋하게 만나 장바구니가 휘도록 장을 본다. 
아니, 장바구니로는 이 스케일을 감당할 수 없으니 카트를 늠름하게 밀고 다녔다
.
워크샵이라는 다수의 인원이 모였기에 가능했던 카트 운행이었다
. 


바다에 걸맞는 점심은 회
출발하면 넉넉잡아 2시간 반이면 들어가는데 위치가 위치인지라 점심은 회를 먹어야 한다.
어차피 여기까지 왔으면 저녁은 고기를 구워먹는 것이 자연스럽기에 점심만큼은 바다의 것을 먹는다
. 
강화도에 진입하여 초지진으로 들어가면 횟집타운이 모여있다. 그곳에서 가장 괜찮아 보이는 집으로 간다
.
나의 기준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데가 괜찮은데다.




▲ 생선을 꾸들꾸들 말리고 있다. 어촌의 향기가 물씬 난다.



자연산 광어를 주문하고 기본 반찬들을 깔아주는데 플라스틱 접시를 뚜껑 삼아 내오는 것이 있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퍼득퍼득 푸드드득. 물방울이 튄다
. 
하얗고 투명한 것들이 몸부림친다. 새우다. 녹색 내장이 대조적으로 더 선명하다
. 
일행이 과감히 시범을 보인다. 와사비 간장에 그것을 듬뿍 담갔다가 입으로 가져간다
.
꺄악. 필자에게는 산낙지 이후로 새로운 도전이다
!!

경험자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 식문화를 경험해야 했다
.
그 와중에 새우와 눈을 마주친 채로 머리까지 씹어먹을 수는 없다며 머리까지는 못 먹겠다는 단순한 생각만 떠올랐다
. 
내 두 손가락에 멱살이 잡힌 채 꼬리채를 활짝 펼쳐가며 저항하던 새우가
 
한 순간 머리만 멀뚱히 남아 상위에 놓여 있는 것을 보고 나의 행위가 극악무도한 것이었음을 알았다
. 
여러분들은 그냥 눈을 질끈 감고 간장에 찍어 홀랑 다 드시라. 그게 낫다. 그리고 생각보다 맛있다
.

새우 이야기가 길었다. 주 메뉴인 광어회는 매운탕까지 매우 훌륭하다
.
바다냄새를 맡고 바다 곁에서 먹어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 나를 경악하개 만든 핑거 생새우. 벤뎅이 회를 맛보았다. 한마리에 딱 두 점이 나온다. 벤뎅이 소갈딱지라는 말을 실감케 한다. 




본격 버라이어티의 시작, 석모도로 진입한다
석모도로 들어가려면 페리를 타야 한다. 한 오분 걸리려나.
다리 하나를 놓으면 순간에 진입하련만 일일이 승선권을 사고 차량수송을 하려니 번거롭다
.
그 덕에 섬이라는 장소가 더 스페셜하게 다가오긴 한다만
.  
새우깡을 워낙 많이 판다. 석모도 페리의 꽃. 새우깡. 뭔 말이냐고? 갈매기 떼가 새우깡을 향해 날아든다
.
헛배부른 갈배기의 허기가 느껴지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그 새우깡 그냥 내가 먹는다
.
주중 30분 주말 10분 간격으로 배가 있다.
1인당 왕복 2,000원, 차량은 1대당 왕복 14,000원이다.
시간표 안내 http://www.kangwha-sambo.co.kr/




민머리 해수욕장에 위치한 바닷가 하얀집 팬션.
이 펜션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갯벌이 있는 바다가 코 앞에 있다는 점이다
.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는 때는 해질녘까지 갯벌에서 조개잡이 베틀이 벌어진다
. 
갯벌을 휘저을 곡괭이와 캔 조개를 담을 망태기를 팬션에서 빌려준다
.

팬션 홈페이지 http://www.seawhite.co.kr/





또 하나의 특징은 바베큐장이 있다. 금요일 저녁의 바베큐장은 우리 일행의 차지.
갯벌의 풍경에 걸맞는 저녁은 바베큐.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고기 구울 준비를 한다
.
해질녘 시작된 바베큐는 달이 휘영청 밝아 댓잎 사이로 드러날 때까지 계속된다
.
좋은 사람들과, 정성으로 구운 음식을 먹고, 즐거운 이야기로 밤은 깊어간다.





이튿날, 아침식사는 지난밤 남은 재료에 조개 캐기 베틀로 수확한 수확물을 넣고 해장라면을 끓인다.
민머루 해수욕장, 즉 바닷가 하얀집에서 돌아 나오는 길에 폐염전을 들른다
.
1950
년대 조성한 23만7000평의 거대한 염전으로 질 좋기로 유명한 소금을 생산했는데 지금은 밀려오는 중국산을 이기지 못했다
.
한때 소금 꽃을 피우던 광장에서 잡초만 무성한 그곳을 거닌다.







아침 산책의 기운이 남아 등산을 간다. 이 조그만 섬에 바다도, 갯벌도, 산도, 절도 있다.  
해명산 길은 죽 이어져 건너편 보문사까지 닿는다. 딱 산 정상까지만 오른다. 2km다
.
40
여분 걸리는 거리의 짧은 능선이건만 그래도 산 정상이라고 석모도의 풍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돌아오는 길은 메밀묵, 도토리전
돌아오는 선착장 길. 서울 나오기엔 웬지 아쉽다.
오른쪽으로 돌면 메밀묵 도토리전 정식이라고 써있는 음식점이 나타난다
.
즉흥적인 선택이었지만 꽤 잘한 선택이다.



감자떡으로 에피타이져다. 쫄깃한 피에 흰팥 앙꼬가 달달함으로 식욕을 자극해두면 
시원한 메밀묵냉국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다.  새콤한 국물에 한 바가지를 먹어도 살이 안 찔 것 같은 청량한 냉국이다.
 



이어 왼쪽에 빤딱이는 것이 도토리전이다. 
도토리가루를 풀어 부추와 함께 부쳐내었는데 뭐랄까, 탄력 좋은 고무장 같다고 해야할까
. 
젓가락을 대면서부터 맛보다는 그 형질에 신기해했던 음식이었다
.  
오른쪽은 감자 옹심이로 만든 수제비다. 뜨끈한 국물에 기분 좋은 쫀득거림이 입안에서 통통 튄다.




혼자 요리를 내고 상을 차리고 손님을 맞았는데 그 번잡한 가운데도 메뉴얼이 몸에 배었는지 손님을 놓치지 않는다.
많이 시장했기에 차가운 냉국을 빨리 먹으며 시장기를 가시게 했다면 보글보글 끓는 콩비지는 여유 있게 음미할 수 있었다
.
이것도 저 아주머니의 고도의 전략이 아닐까 싶었다
.
온도랑 상관없는 음식은 미리 만들어놓고 내보내면 그 다음 열기 있는 음식을 올리는 시간적 여유가 가능하니까. 

차가운 음식에서 뜨거운 음식으로 손수 빚고 쑤었다는 감자떡이나 묵이나 다 만족스러웠다. 
밑반찬으로 나온 콩잎으로 만든 장아찌가 특히나 정겨웠다
.

배부르게 먹고 돌아나오는 길, 토요일 오후에 석모도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끝 간데 없이 줄지어있다
.
금요일을 토요일처럼 나왔기에 저런 불행은 겪지 않았다
.
다시 한 번 강조한다. 1박 2일 알찬 석모도를 즐기려면 금요일에 출발해야 한다
.

아쉽다면 서울로 와서 팥빙수를 먹고 헤어지시라. 더운 여름의 갈증은 팥빙수다
.
금토 알차게 보내고 나면 일요일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 시간이 구운몽쯤 될 것이다.

 



* 이 글은 삼성live 웹 사보에 실린 여행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