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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획&기록/한국

김승동씨와 황학동 소울 코디학 참가 후기




페북에 오랫만에 땅기는 이벤트가 떴다.
이 내용이 너무 웃겨 얼른 신청했다. 일요일 오후를 어떻게 채워줄까 싶었다.

<제 二회, 김승동의 황학동 소울코디학>
5. 20. 일요일. 오후 1시
"옷을 입는다는 건 자신의 가치관을 입는 것.
하나같이 똑같은 가치관으로 살아갈 수는 없지 않는가?
자기만의 가치관을 찾을 수 있게 내가 그대의 손을 잡아주겠노라."



띠리링, 문자가 왔다.
'동묘앞 X번 출구로 나오시면 카페베네 벤치에 원정대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외국인처럼 생겼습니다.'
외국인도 여러  국적일텐데 포스터를 미루어보아 서구적 미남일리는 없다고 생각하며 동남아 어디쯤이겠거니 한다. 
곧 오늘의 가이드 김승동씨를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동남아와 인도인 그 어드메쯤이었다.
원정대 둘과 같이 앉아 침묵을 지키고 있던 그는 의외로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었다.
나와 인사를 하면서 오랫만에 말을 한 것 같았는데 주변에 있던 어르신들은
'와, 인도사람인줄 알았더니 한국말을 하네' 라며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황학동 옛것 사냥이 시작된다. 첫번째 골목에서 돌아들어가면서 황학동이 시작된다.
바닥에 쌓인 옷가지들의 규칙없음에 그냥 덩어리로 쌓여있음에 벌써 지친다 지쳐.
주님교회라는 교회 이름부터가 참 황학동스럽다.


 


매의 눈으로 옛것들을 살피는 김승동 씨.
그가 걸친 의상은 모두 황확동에서 득템한 거라고 한다.

결국 똥색 체크무늬 배바지 하나를 1천원에 득템한다. 
허리라인이 가슴팍까지 올라올듯한 옛것 중에 옛것의 패션에 해당하나
실루엣을 따지기 이전에 평소 소화해보고 싶었던 똥색이기에 투자했다고한다. 

아랫단을 잘라버리는 과감한 리폼을 거친 후 착용할 것이라한다.


 

 

온갖 것들이 다 팔린다. 신다 벗은 장화에서부터 플레이어를 어디가서 구해야할지도 막막한 카세트 '정품테프'가 정겹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무려 옷걸이에 걸려 잘 정돈된 의상이 보인다. 나름 빳빳하기까지 하다.




땡볕에서 골동품 사냥도 한두시간 하니 지친다.
나의 제안으로 동묘입구에서 얼음 동동 띄운 미숫가루 한컵을 들이켜며 잠시 휴식시간을 갖기로 한다.
(미숫가루는 승동씨가 쐈다. 투어비도 안받으면서 쐈다...)
울창한 나무 그늘에 옛 담의 그늘이 합쳐진 그곳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그늘에 들어와 찬 음료를 홀짝거리니 비로소 나무 가지를 옮겨다니며 포르르 날라다니는 참새울음 소리가 들린다.
담 넘어 들리는 뽕짝 소리와 담배 태우는 일 없는 노인들의 한가함이 어우러진 곳. 이곳이 바로 황학동이다.






동묘의 일 없는 휴식이 지나고 남은 황학동을 뒤진다.
그녀들은 만원 안짝으로 가방과 치마, 원피스 등을 샀고, 나는 하나도 못건졌다.
다음의 일정이 무엇이냐, 늦은 브런치를 먹을 것이냐 말것이냐 하다가 
다들 스케줄이 있어 식사는 다음에 하기로 한다.

나는 승동씨에게 황학동 프리덤을 제대로 코스를 짜서 다시 한 번 해보자고 제안을 해두었다.
황학동에서 제일 맛있다는 유명 미숫가루 집 및 황학동의 길거리 음식점 섭외.
쇼핑의 최적화된 루트 보완. 황학여지도의 저자 김승동이 코치하는 패션 코디 참견 추가서비스.
오리지널을 자랑하는 해장국집에서 식사 등으로 돈을 받고 투어를 해도 될만한 코스가 되면 좋을듯 싶다. 

기념샷을 남긴다. 이상으로 황학동 소울 코디학 후기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