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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일기

세치 세 가닥

주로 재택으로 머무는 요즘 운동량도 줄어들었고,

오래 모티너 앞에 앉아 있다보니 허리와 고관절이 불편하다.

눈도 많이 시큰해서 조금씩 내가 나이가 들어가는구나는 느낀다.  

 

한동안 갈색으로 염색을 했다.

머리 톤이 밝아지면 부드러운 이미지가 되고 세련되 보일까 해서였다.

2달에 한 번씩 뿌리염색을 하는 것이 귀찮아질 무렵,

내가 왜 이 귀찮은 일을 하고 있지란 생각이 들었다.

세치 커버를 하려는 것도 아닌

단지 지금의 검은색을 갈색으로 하기 위해

돈을 써서 화약약품을 바를 필요가 있을까? 

언젠가 지금의 이 검은 머리카락을 갖지 못할 날이 올 텐데

지금의 검은 머리카락을 충분히 즐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언니, 흰머리 세가닥 있어, 뽑아줄까?'

왼쪽 정수리 부분에 선명한 세가닥의 세치가 보였다. 

세가닥 그냥 뽑아버리고 싶었지만,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 세가닥을 뽑고 나는 나의 세치를 지울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세가닥을 그대로 함께 하기로 하면서 

나의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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