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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일기

바디랭귀지

지인과 대화를 나눴다. 요즘 도전중인 100일 글쓰기의 소재에 대해 고민하면서 내가 만들어 낼 콘텐츠가 무엇이 되어야 할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에도 자주 대화를 했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내가 전하고픈 메시지가 반송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느낌에 확신이 든 건 우리의 일치하는 바디랭귀지 때문이었다. 어느새 굳건한 팔짱을 끼고 있었다. 

 

지인은 솔루션을 주려고 했다. 내가 하고자 하는 계획에 그건 된다 안된다 판단을 해주었다. 그리고 이런 컨텐츠를 하라고 권했다. 의견을 구하는게 목적이 아니었던 나는 열심히 그걸 하고 싶은게 아니라고 설명을 했다. 그러자 또 다른 방식의 대안을 제시해주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을 듣고 있지 않다는 답답함,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어떨까 싶어서 자세히 말을 해보려 했지만 그런 내 설명이 상대는 자기가 준 의견에 반박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면서 눈에 들어온게 지인의 팔짱낀 모습이 들어왔고, 나도 같은 포즈로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이었다. 생각과 바디랭귀지가 이렇게 일치하다니 놀라웠다. 그때는 그 발견이 신기했고 방어의 자세이기에 더는 이 상황을 유지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화재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발견의 놀라움에 마음이 그쳤는데 거기서 한 발 나아가 마음을 표현했으면 어땠을까? 

"나 방금 매우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우리 둘이 갑자기 서로 팔짱을 끼고 있다는 걸요. 나는 콘텐츠 기획의 고단함에 대해 공감을 얻고 싶었어요. 그런데 비평을 받고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나는 반박할 거리를 찾느라 방어를 하고 있네요. 방어와 방어가 만난 우리 모습이 지금 이 자세 같아요."

이후에 우리의 대화는 어떻게 흘러갔을까? 이 발견을 현장에서 나누지 못하고 놓친 것이 아쉽다. 조금 더 코쳐블 했으면, 용기가 있었으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을 수도 있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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