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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생활의 발견

세아침 <어젯밤 꿈 이야기> 나의 꿈이 소개되다

MBC라디오 세아침 <어젯밤 꿈 이야기>에
고혜경 선생님이 꿈투사 코너를 맡아서 청취자들의 꿈을 투사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만 모아서 팟캐스트로 발행하는데, 종종 듣고 있다. 
꿈의 원형과 꿈투사 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들을 수 있어 좋다. 
그러다 몇 년 전 내가 꾸었던 '전복에서 붉은 피가 흐르는 꿈'이 생각나 사연을 보냈다.

전복양식장에서 체험을 하러 간다. 
전복양식장 체험은 바다 가운데 양식장이 있고 그 옆에 배를 댄다. 
전복을 즉석에서 채취해 다듬어 배로 가져와서 회를 먹는 식이다. 

체험 상품이라고 하지만 나는 전복을 만지는게 징그러웠다. 
그런데 사람들이 전복을 채취하고 회를 만드는 과정을 보니 나도 해보고 싶었다.
남들이 써는걸 눈여겨 보며 나도 칼을 쥐고 전복을 잡았다. 

내장은 남기고 살만 잘라야 하는데 내장까지 잘랐는지 붉은 핏물이 배어나왔다. 
현실의 푸른색 내장색인 전복과 달리 붉은색 피 같은 게 전복에 묻었다. 

그렇게 만든 전복회를 내줬는데 사람들이 핏기를 대충 치우고 대수롭지 않게 전복회를 먹었다. 
이후로 각종 스시가 나왔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한치 연어 우럭 등을 골라 먹었다. 
파도가 일렁는 바다였고 약간 어둡고 흐릿한 날씨였다. 이윽고 달이 떴다. 파도도 잔잔해졌다.


꿈은 의식 상태에서 경험한 것들을 재료로 삼는다고 한다.
따라서 경험하지 않은 것은 꿈에 등장할 수 없다. 등장하더라도 구체적으로 보여지지는 않는다고. 
이 꿈은 2016년 가을에 꾼 꿈인데 그해 여름 전복양식장 체험을 했던 내용을 재료로 꿈에서 재구성했다.
거의 현실에서 내가 경험한 내용으로 꿈에 등장한다. (링크http://sentipark.com/1829)


투사를 들어보니 그 당시 그 꿈을 꿨을 때의 내 상황과 잘 맞는다.
이 꿈은 내가 융의 분석심리학에 관심을 갖고 꿈투사에 대해 탐구를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고혜경 선생님이 진행하는 '그룹 꿈투사 워크숍'에 가서 한달 후 쯤 꾼 꿈이다. 
그 때는 이 꿈에 관해 투사를 받을 기회를 얻지 못했다가 2년이 훌쩍 지나 다시금 꺼내보게 되었다. 
꿈이 워낙 독특해서 잊을수도 없었지만 투사 이후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 꿈이 되었다.
꿈은 무의식이 의식에게 주는 나침반 같은 존재 같다. 
그리고 매일 내게 건네주는 원석이다. 원석을 받아 의식적으로 보석으로 다듬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