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다큐멘터리 영화 '더 플랜'을 보았다. 극장에서 개봉하기 전 유투브 무료공개로 봤다. '더플랜'은 2012년 대선 부정개표를 다룬 다큐멘터리로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 12월 대선을 겨냥해 개봉 되었어야 할 영화다. 그러나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으로 5월 조기대선국면에 급하게 촬영하고 개봉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개봉일을 앞두고 더 많이 알리기 위해 유투브 무료공개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영화 '더 플랜'은 '프로젝트 不'의 첫 번째 결과물이다. 기획자는 김어준으로 국내에서 벌어진 주요 이슈를 기록하고 부정부패와 부조리를 파헤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일들, 너무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을 시민들의 힘을 모아 진실을 밝혀보자는 취지였다. 그리하여 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20억의 제작비를 마련했다. 세월호 참사, 이명박 비자금 사건, 2012 대선 부정개표 3개의 이슈를 영화로 제작하려는 계획이다. 영화를 제작하지만 '작품이 아닌 역사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가졌다.
2년 전 요맘때 나는 어느 영화사와 일을 하고 있었다. 중국의 투자가 곧 성사되면 바로 크랭크인에 들어갈 예정인 영화였다. 투자금이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니 크라우드 펀딩으로 초기 제작비를 마련하자는 의견이 있었다. 그당시 나는 프로젝트 부를 떠올리며 제안을 했었다. 모두들 입을 모아 찬성했었다. 그러나 끝내 액션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었다.
왜 그랬을까? 미션과 비전의 부재였다고 생각한다. 프로젝트 부는 부정부패와 부조리를 파헤치고 다시는 그런 일을 겪지 않겠다는 비장한 미션이 있었다. 그리고 시민의 참여로 펀딩을 받아 제작비를 마련하고 2017년 봄에 개봉 하겠다는 비전이 있었다. 그러나 영화사의 목표는 하나였다. 제작비가 없으니 펀딩이라도 받아보자가 전부였던 것.
프로젝트 부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 2년이 지났다. 대선 국면을 3주 앞둔 어제 유투브로 선공개로 결과물을 보았다. 극장 개봉에 앞서 인터넷에 무료 공개라는 결단을 보면서 '작품이 아닌 역사를 만들겠다'미션을 잊지 않는 그 마음에 박수를 보낸다.
4.6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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