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화엄음악제 10주년에서 만난
'한승석&정제일'의 퍼포먼스의 여운이 잊혀지지 않아
11주년에도 음악제를 찾았다.
일찌감치 화엄사 템플스테이는 마감되었는데
운좋게도 주최측에서 당일왕복버스를 운행한다고해서 신청했다.
서울-구례를 왕복하는것 자체로 피곤이 예상되었으나,
산사의 영성음악제에 참여하는 것만으로 영혼이 정화될 것이니까.
눈을감고 꼼작을 안하길래 장님고양인줄 알았다.
도를 닦는 것인지, 중생을 무시하는 것인지 알수 없는 고양이다.
여유롭게 도착해서 공양도 하고,
본관 뒷편 암자까지 올라가 산책할수 있었다.
밭에선 작물이 자라고, 빨간 감이 나무에서 툭툭 떨어지고 있었다.
작년엔 템플스테이와 연계해서 앞쪽에 지정석이었는다, 이번엔 뒷쪽 자리에 앉았다.
아가씨니깐 우리 마누라보다 환영한다며 옆자리를 내줄때부터 예감했다.
공연 내내 영감의 진상이 있을 것임을...
- 지루하구만....
- 홍신자가 아리랑을 망쳤구만...
- 원일이는 어디에 있는거야?
- 여보세요? 나 산사음악제에 왔어. [산사음악제] 왔는데 왜 전화한겨?
영감이 내는 염소 울음같은 잔기침을 공연내내 듣기도 힘든데,
전화 통화와 휴대폰에서 발사되는 후래쉬에 앞, 뒤 관객이 항의한다.
자칫 말다툼으로 확대될 찰나,
친구와 나는 영감의 계도를 포기하고 스텐드 석으로 옮겼다.
영감의 무지한 에티켓에서 해방되어 나머지 음악을 듣고는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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