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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백두대간 프로젝트] 1일차 -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백두대간프로젝트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Pliot 

2016.04.05-04.07 @ 정령치에서 매요리까지 




드디어 백두대간 프로젝트가 시작하는 첫 날이다. 

밤새 잠을 설쳤다. 새벽에 나와야 하는데 혹시라도 늦잠이라도 잘까 싶어서. 

인순샘의 '같이 가자'라는 제안 이후로 신속,급속하게 모인 13명의 멤버와 2박 3일 산행을 한다. 

일정이 바쁘다는 핑계로 나는 전날 배낭을 꺼냈고, 

다행이 수년 만에 만난 등산화와 배낭은 무사히 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드디어 전라도 남원에 도착.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음식이 나오기 전 13명의 멤버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그냥 자기소개하긴 뻘줌하니 도구를 드렸다. 

[이름, 하는 일, 나는ooo] 로 소개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알파고, 블랙홀, 오지라퍼... 다들 자신을 상징하는 인상적인 키워드로 각인시킨다.

그 중에 인순이 샘이 소개한 '늦바람'이 참 와 닿았다. 

뭐든 새로운 일에 도전하시고 호기심을 갖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모습.

이렇게 프로젝트까지 함께 하시는 모습들이 참 멋진 분이다.







준비운동과 준비해간 기념 현수막.

원숭이의 해에 원숭이같이 날랜 산행을 기원하며. 

디자인은 [비 오리진] 에서 지원해줬다. ㅎㅎㅎ













미쓰 고둥. 은밀한 B급취향을 가진 오지라퍼 산에서는 고동보다 느린 속도로 기어감. 폼 하나 만큼은 전문산악인 


전날 잠을 설친 데다 오랫만의 산행이기도 하여 산에서 나는 기어다녔다.

그런 나를 보더니 인순이 샘은 '고둥이 지나가는거 같어'라고 하시고 

그 뒤부터 나는 '고둥'이라 불리게 되었다.

조금 전 '오지라퍼'라고 소개를 했는데..... 산에서만큼은 오지랖도 소용 없었다.







"나 방금 생일 맞았어"

오후 3시. 인순샘의 생일을 고리봉에서 맞이했다. 

"나 이제 60살이야. 그동안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해나가야지

산맥의 한 봉우리에서 대자연의 공기를 들이마시며 하는 한마디 한마디가 드라마틱했다.

나도 내 나이 60살을 그렇게 당당하게 맞이하고 싶다.













여행은 예측불가능 함이 더해져야 더 재밌다.

일정이 꼬여서 생각지 않게 야간산행을 했다.

예정된 8KM에서 무려 6 KM를 더 한 14KM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저녁 7:30에 예약한 여원제 민박에 짐을 풀었다.

묵은지 김치가 맛스러운 저녁 상으로 허기를 달래다. 






화통한 민박집 주인 아주머니가 돼지고기가 가득 든 김치찌개와 묵은 김치로 상을 봐주었다.

서비스로 김치 부침개까지 나왔는데 막걸리 안주로는 최고였다. 


인순샘의 생일을 축하하러 케익도 준비해왔는데, 

아주아주 우연스럽게도 삼순이라는 이름을 가진 민박 아주머니도 오늘이 생일이었다.

집 수리를 하느라 바빠 미역국도 못드셔서 오늘 못내 서운했는데, 

이렇게라도 생일을 챙길 수 있음이 너무나 행복하다고 하셨다.

인순삼순 순이님들의 생일을 축하하는 건배가 이어지고 케익커팅도 함께 했다.

지리산의 첫날이 이렇게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