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 4

살가움의 정점

창의적으로 살아보겠다고 두 달간 글쓰기 수업을 들었다. 수업명도 창의성을 와락 키워줄 것만 같은 '창의적 글쓰기'다. 두번째 날부터 시작된 차 한 잔이 맥주 한 잔이 매주 이어져 여덟번째 종강때는최고조에 다달았다. 두 달의 한정된 시간 동안 가장 친해진 살가운 모임이 아닌가 싶다. 그 살가움의 정점에 저 편지가 있다. 수강생들에게 제공해준 티켓 사용 날짜가 지나 아쉬운 때에 남은 티켓을 보내주셨다. 사진전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나 이 귀찮은 날 귀찮은 몸을 이끌고 예술의 전당까지 간 이유는 이 살가운 편지에 대한 배신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때 무엇때문인지 나에게 오해를 쌓은 지인에게 손으로 곱게 편지를 써서 보낸 적이 있다. 말로도 메신저로도 차 한잔으로도 도무지 이해를 시켜주지 않던 그에게 마음..

신년계획

신년이되니 하나 같이 올해 계획은 뭐냐고 묻는데 나는 멍 때리며 되물었다. 글쎄 딱히 신년맞이 목표가 없는데? 사람들은 1월 1일이면 어디선가 거대한 목표가 생겨나는 것 같다. 이루기 참 어려울수록 멋지다고 생각하 듯 꿈같은 목표를 설정해놓고 비장한 각오를 내비치는 것이다. 늘 그렇듯이 나는 하던 일 계속 할 예정이고 2011년 1월 1일 이어서 갑자기 튀어나온 목표는 아니나 다짐하는 차원에서 나열해보련다. 올해는 책을 그냥 읽는 것에서 벗어나 리뷰를 써볼 예정이다. 그동안 시작도 못한 문사철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고전으로 폭을 넓힐 것이고 실용서적들은 간략하게 메모라도 해볼 요량이다. 글쓰기 강좌로 시작된 '창의적'인 쓰기 방식을 항상 고민할거고, 소재 모으기에도 열심일거다. MBTI 강사 자격증을 따..

일상의 기록 2011.01.03

까칠한 여자의 몰스킨 다이어리

나이 들었음을 느끼는 때는 내가 당당하게 까칠함을 발산할 때다. 돈을 내고도 그만큼의 서비스를 받지 못했을 때, 점원이 실수를 해서 물질적 피해를 입었는데 말로만 죄송하다하며 행동은 없을 때, 잘못된 정보로 시간까지 낭비됐을 때... 어느 순간부터 그저 내 속을 달래며 참고 넘어가는 일이 줄었다. 오늘같은 날이 그 까칠함이 발산한 새해다. 2011년판 몰스킨 위클리 노트북을 사기 위해 시내 대형서점을 수색했다. 신년대란을 예상하고 전화를 미리 걸어 재고를 파악했다. 몇 번의 전화 끝에 광화문 교보에 재고 발견. 사전 예약을 하고 달려갔다. 그.러.나. 내가 주문한 것과 다른 엉뚱한 제고만 쌓아두고 그 알바생은 식사를 하러 자리에 없었다. 이대로 업무일지를 못쓰고 신년을 시작할 수 없다며 기어이 강남 영풍..

일상의 기록 2011.01.03

timeline과 weeklyline

12월 31일이나 1월 1일이 3월 3일이나 3월 4일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으로 사는 나이지만 신년에 맞춰 꼭 준비하는 것이 '몰스킨' 다이어리다.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일갈하는 시간 관리의 대명사 프랭클린 다이어리도 시도해봤으나, 매일 적어야 하는 두페이지의 분량으로 질려버렸다. 자그만치 일년치 분량이 정통 영한 사전 두께다. 하루 할당량의 페이지를 채우지 못하는 사람은 할 일 없는 건달로 전락하거나, 그 페이지를 다 채워 버림으로서 한가하지 않음을 증명하느라 정작 할일을 못하는 딜레마적 상황에 봉착하는바 빈껍데기로 일년을 버틴 끝에 다이어리자체를 안 써버리는 부작용을 초래하였다. 그때, 적당한 두께하며 감동일 정도로 심플한 레이아웃과, 한손에 착 감기는 물성과 튼튼함으로 나 여깄소 하며 나타난 다이어..

일상의 기록 2011.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