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잘 관찰 하다보면 재밌는 흔적들을 발견하곤 한다.
누군가의 발자국으로 처음 시작된 단단히 다져진 샛길.
혹은 나무결이 닳아 윤기나게 반들거리는 나뭇가지.
저런 나무가지가 보이면 꼭 그 나무가 지지대가 되어야 하는 길이며
나 또한 반들반들한 윤기를 덧 입혀주는데 일조한다.
그 흔적대로 나도 이동하면 안전하다.
일단 모두가 건너간 길이니까.
이번 설산(雪山)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다.
사람들이 지나가서 안전해 보이는 누렇게 남은 흔적이 남은 눈길이
오히려 미끄러워 어려웠다.
쌓인 눈이 오히려 헐거운 밀도로 마찰감이 있었다.
혹여 미끄러지더라도 폭신한 눈이 충격을 완화해 주어 덜 다치더라는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지런히 이어진 길을 두고
없는 길을 내어 가기는 쉽지 않았다.
익숙한 습관을 버릴때의 망설임 같은 것이었다.
누구나 다 갔던 길,
그래서 확실한 길이 된 그곳이
꼭 안전을 보장하는것도 아니다.
몇 걸음 떨어진 새 길을 밟으면
의외의 사실 하나는 발견 할 수 있지 않을까.
의외로 안전하더군요.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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