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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일기

영화 '밥정'을 보고

영화 '밥정'을 봤다. 얼마전 김지수 기자가 임지호 셰프와 인터뷰한 기사를 통해 알았다. 인터뷰를 보고 나니 영화가 보고 싶어졌다. 다행이 아트시네마관이 근처에 있어 낮시간에 보고 왔다. 40년을 전국을 다니며 식재료를 찾았다. 한겨울 설원에 눈을 비집고 나온 가지도 식재료가 되었다. 이런 식재료는 열을 낸다고 하며 채집한다. 바위옷인 이끼를 채취해 국을 끓여낸다. 가을 낙엽을 넙적한 돌위에 깔고 열매를 졸여 그 위에 데코레이션을 한다. 푸르던 나뭇잎도 때가 되면 떨어지고, 열매가 맺어 또 다른 이들의 생명을 잇는다고. 자연의 이치를 음식으로 설명해준다. 

 

이런 이치를 깨닫기까지 40년의 세월이 녹아들어가 있다. 방랑벽은 평생 생모에 대한 그리움이었다고 한다. 딸넷에 막내 아들. 대를 잇겠다고 후처로 들어온 생모는 자신이 임신한 사실도 모른채 가난에 쫓겨 집을 나갔다고 한다. 3살에 친가에 아이를 보내고 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한다. 5,6살에 어렴풋이 자신이 주워온 아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열여덟쯤 집을 나와 전국을 떠돌았다고 한다. 그 40년은 어머니의 그리움으로 어머니의 흔적을 찾아다닌 세월이라고한다. 길에서 만난 어머니들이 생모의 친척이라도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밥을 짓고 먹였다고 한다. 그 세월을 내가 다 이해할수는 없었지만 한 장면이 유독 뭉클해왔다. 

 

길러준 어머니의 무덤에서 양어머니를 추억한다. 주워온 자식이라는 표적을 달고 방황하던 시기 늘 안타까이 품어주었다고. 본인이 낳은 자식도 아닌데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는 누이의 말에 마음으로 낳은 자식이라는 그 한마디가 평생 자신의 기둥이 되었다고 한다. 일을 대할 때 허투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알았기에 삐뚤어 질 수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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