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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시간이 지날수록 종교를 알고싶다

방콕을 여행할 때다.
계획 없이 시내를 밤마실 삼아 걷다가 사원하나를 발견했다.
불경 소리가 들리길래 선듯 소리를 따라 발을 옮겼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소리내어 불경을 읊고 있었고,
나는 신발까지 벗어가며 그들 사이에 들어가 앉았다. 
외국인 처자의 등장에 한 남자는 자기가 보던 경전을 내게 내밀었다. 
까막눈 처자는 합장으로 감사함을 표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은 '왓 수탓'이라는 태국에서는 중요한 사원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템플스테이를 경험했다.
같이 가자고 제안한 사람은 매달 적자가 나는 회사를 더 지탱할 수 없었고 
비장한 결심을 다질 적절한 배경이 필요했던 것 같다. 
덕분에 잘 가서 잘 쉬다 왔다.
새벽 3시에 미명을 깨우는 서른 세번의 종소리가 그렇게 아름다운지도,
동이 터오는 새벽의 산책길을 고무신을 신고 걷는것이 상쾌한지도,
아침에 먹는 절 밥이 그렇게 반가운것도 그때의 경험으로 얻었다.

유럽 여행을 가서 주말 성당 문이 열리면 주저 없이 들어가 보기도 한다.
산티아고 순례여행을 했을 때 매일 미사를 드리는 유럽인들을 따라간 성당은 편안한 인상을 주었다.
어느날은 주말 아침 열린 성당문을 반갑게 들어가 맨 뒷줄에서 소심하게 앉았더니
옆 자리에 한 여인이 눈물이 범벅이 된 모습에 괜히 짠 하기도 했다. 

일상 속에 들어온 종교는 여행자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난 종교가 없기에 종교적인 이유로 성당이나, 교회나, 절을 찾지는 않는다. 
여행하다 기회가 있을 때 기꺼이 만나는 편이다. 
꼭 하나의 종교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종파를 떠난 우연한 만남이 훨씬 부담이 없어서일 것이다. 
진리는 하나일 테니.

종교의 구분 없이 진리로서 불교의 교리는 오래전 부터 알고 싶었다. 
내안에 부처가 있다. 나를 믿고 현재 행복하자고 가르치는, 강요가 없는 면이 편안했다. 
도심 한 복판에 현대적 건축물로 사찰이 들어서있다. 집 가까이 이렇게 찾을 수 있는 절이 있어 다행이다.
이것이 내가 상도 선원의 마음 수행학교를 찾은 이유다.

좀더 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다니고 싶고, 
다른 이의 문화를 알고 싶고,
이왕 경험하는 것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

12주간의 기간동안 얼마큼 접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오랜동안 벼른 생각이니 실천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