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소박한 나의 휴식일인 화엄음악제와 화엄사 템플스테이.
작년 색깔이 확 바뀐 음악제에 아쉬움이 많았으나 음악제는 차치하고
화엄사에서의 오붓한 일박의 여유를 느끼고 싶어서 다시 찾았다.
올해는 일정이 있어서 1박만 하기로 했다.
당일 음악제에 왕복 셔틀버스를 운영하길래 편도로 편하게 내려갔다.
일단 작년처럼 저렴해 보이는 등을 설치 하지 않아 안도감을 느낀다.
개그감을 주는 불상이 말하고자 하는 뜻을 읽으며 템플스테이 사무처로 들어간다.
초가을 치고는 무척이나 뜨거운 햇살이었다. 이른 추석이었나보다. 감나무에 감이 모두 초록이다.
무튼 일년만에 찾은 화엄사 구석구석을 산책하자 허기가 밀려온다.
절에만 오면 왜 그렇게 배가 고픈지. 공양시간 보다 무려 20분을 앞서 와서 기다린다.
절밥 맛있게 먹겠다고 아침도 안먹고, 휴게소에서는 떡볶이로 대충 때우고 온 터라 더욱 배고파~~
템플스테이 숙박객들을 위한 사랑스러운 한 끼.
그리고 화엄음악제의 시작....
난 알고 있었다. 작년에 화엄음악제의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5년 연속 본 바에 의거해 말을 하는데, 관람객이 지난 공연 때의 70% 정도도 안되는 것 같다.
아쉬운 점을 몇개 적어보자면,
1. 미디어 파사드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바뀐 무대 배치.
악단의 규모를 늘리다보니 도저히 예전같은 무대 배치가 이뤄질 수 없었나보다.
각황전이 무대 배경이 아닌 보재루가 배경이 되어 관객석은 어쩔수 없이 가로로 길게 퍼졌다.
그리고 각황전 미디어 파사드가 아름다웠는데 배치가 바뀌다 보니 무대와 파사드가 따로 논다.
대부분 관객은 파사드가 있는지도 몰랐을 듯...
2. 손발 안맞는 오프닝
예불을 마치고 타종과 함께 스님들이 걸어내려오는 장관을 연출한 때가 있었다.
내려오셔서도 좌석을 어디에 앉아야 할지 따로 안내도 업속, 우후죽순 후루륵.
가만 이게 오프닝이었어?
3. 리플랫? 컨셉이 뭔가?
리플랫 순서도 안맞아. 리플렛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없다.
날짜와 음악 순서도 다름.
내가 지금 본 공연이 재즈 페스티벌인지,
인디 음악제인지,
창극 경연대회인지,
국악 한마당인지,
열린 음악회인지,
심히 헛갈리는 시간이었다.
공연의 완성도를 비하하는 게 아니다.
위에 장르를 합한 무대를 보러 굳이 이 먼곳까지 찾으러 올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영성음악제라는 타이틀을 달기에는 색깔이 뭔지를 모르겠다.
거기다 공연중에 비가 와 ...ㅜㅜ 나도 울고 하늘도 울고...
혼합장르 영성음악제 다음날이 밝았다.
그냥 가기 너모 아쉬워 건축가가 설명하는 화엄사 건축가의 투어를 받았다.
한국의 건축의 특징은 <하나이면서도 전체>이다.
산자락은 그 넘어를 바라보게 한단다.
화엄사도 그렇다고, 건물 한 채를 짓더라도 산자락을 가리지 않고, 어우러지게,
중요한 중심 건물도 그 건물만 돋보이지 않게 주면 건축물과 자연을 고려해서 흐름을 만들어낸다.
알고 바라 보는 것은 또 다른 묘미였다.
구례읍에서 유일하게 맛집으로 알려진 목월빵집.
아버지가 농사짓는 호밀로 아들이 빵을 만든다고 하는데 그런 스토리가 있어서 그런지 아주아주 유일하게 유명한 것 같다.
문앞에 번호표 뽑는 기계가 있는걸 보고 한번 놀라고, 시간이 되자 어디선가 몰려드는 손님들을 보면서 또 놀라고.
포기하고 가려다가 이동네에 유일한 관광명소 같아서 그냥 기다렸다.
그리고 건너가서 유일하게 문을 연것 같은 식당 만리장성 가서 탕수육 세트 시켜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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