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화엄음악제 <진혼>
2018.9.14-16 @화엄사
2015년 화엄음악제 10주년 공연 이후로 매년 화엄제를 관람하러 지리산에 온다.
올해는 여름휴가도 다녀온 터라 고민을 했으나, 사찰에서의 2박이 그리워서 갔다.
4년차가 되다보니 어느정도 요령이 생겼다.
보통 구례버스터미널에서 택시타고 들어가는데 나는 시내버스 이용 후 종점에서 산책하듯 걸었다.
일주문에 들어가면 화엄음악제 현수막이 걸려있을 것이고, 나는 그 현수막이 입장권인양 들뜨겠지.
이런 풍경을 기대했는데, 현수막이 없다.
대신 전등축제에 쓰이는 등신대의 전등이 나열되어있다.
이때부터 나는 예감을 했다. 뭔가 이전과는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그리고 승가대학에서 스님을 모집하다는 팝업에 4대보험과 상조회 안내 문구를 봤을 때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숙소 체크인 하면서 관계자에게 혹시 총감독이 바뀌었냐고 물었더니 그렇단다.
나의 예리한 관찰력에 스스로 흠짓 놀랐다.
과연 원일 총감독이 아닌 사람이 연출하는 화엄음악제는 어떨까 염려가 되었다.
나의 강력 추천으로 지인이 일정조율하고 조인하기로 했기에 더욱 그런 마음이 들었다.
날씨는 무척이나 좋고, 절밥은 절밥대로 맛있고...
한방에서 묵게 된 여행작가님과 친해져서 다음날 산행도 함께 했다.
오후 3시에 괘불탱화를 거는 의식이 시작되었다.
작년에는 공연 중에 스님들이 공연을 하더니
올해는 아예 스님 공연을 2시간 가량 하더라.
이건 두고두고 아쉽다. 화엄음악제는 절에서 열리는 영성음악제로 종교색이 없어 좋았다.
그런데 올해는 아예 불교 행사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심지어 저 그림 때문에 무대가 다 가려진다!!!!
10주년 때의 추억이 떠올랐다. 공연 2시간 내내 맑다가 끝나자마자 후두둑 소나기가 쏟아졌는데...
2시간 공연 중에서 1시간 30분은 비를 맞은 듯.
올해의 총평.
<진혼>이라는 무게감 있는 타이틀은 이번 행사에 어울리지 않았다.
연주자들은 정말 정말 훌륭했다. 그러나 행사의 컨셉이랑 따로 논다.
영성음악제에서 피아졸라가 웬말이냐....
노영심은 또 웬말이냐....
내년에 여기서 열린음악회 한다고 해도 안 이상할 것 같다.
뭐, 내년에는 안갈 수도 있겠다. 열린음악회는 TV로 봐도 되니까.
원일 감독을 돌려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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