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에 출근해 커피 한잔을 내리고 창 밖을 본다.
어제의 폭설로 눈이 폭폭하게 쌓였다.
이런 풍경하고 어울리는 노래를 찾아 듣는다.
요조의 '좋아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이 묻어나는 가사다.
너무 달지 않은 라떼,
비 갠 거리로 가볍게 나서는 산책,
몇 번이나 본 로맨틱 코메디 또 보기...
아, 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이라니. 참으로 가성비 좋은 가심비다.
올해의 소비트렌드는 가성비보다 가심비라고 한다.
가성비가 가격대비 좋은 성능이라면 가심비는 가격대비 마음의 만족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외치며 현명한 소비를 했다면
이제는 심리적 만족을 위해 특정 부분에서는 과감히 지갑을 연다는 의미다.
한편 가심비는 저성장 시대의 그늘이라는 우려도 있다.
소비를 통해 즉각적 위로를 받음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하려는 소비자 심리라고.
내가 추구하고 싶은 건 가성비 좋은 가심비다.
요즘 심리적 만족감을 느끼는 순간을 나열해보니
오전에 출근해 커피 한 잔 마시기,
방문 코칭 고객과 함께 마시는 보이차,
오후 4시의 따듯한 햇살을 맞으며 책 읽기,
보라빛 일몰에 빠져들기이다.
나의 가심비에 지출하는 비용은 고작 커피 원두, 보이차, 책 정도이다.
실로 뛰어난 가성비 아닌가.
마음의 불안을 줄이고 홀로 견디는 시간을 보내다보니
가심비로 자산을 탕진할 틈이 없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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