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덕후
북서울시립미술관에 산책 갔다. [덕후 프로젝트: 몰입하다]전이 진행중이었다. 덕후는 집 안에 틀어박혀서 취미생활은 하는, 사회성이 결여된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됐다. 그러나 현재는 특정 분야에 깊은 취미를 가진 전문성을 인정받는 긍정적인 인식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전시는 고성배 작가의 ‘프로젝트 갤러리관’과 나머지 10명의 덕후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 ‘전시실’로 구성되었다. 고성배 작가는 본격 덕질 장려를 표방하는 독립잡지 '더쿠(The kooh)' 편집장으로 덕후에 대한 인식 전환을 시도한다.
전시장 입구에서는 관람자의 덕후 자가진단표를 통해 '수집 덕후’, ‘홀로 덕후’, ‘배회 덕후’, ‘공상 덕후'로 유형을 파악한다. 이후 유형별로 관람동선을 제안한다. 잡지에 소개된 덕후의 습성 10가지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게 꾸몄다.
성공한 덕후는 덕질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작가는 덕후로서 덕질을 즐기며 나아가 덕후를 위한 잡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미술관에서 전시까지 하게 되었다. 일류대-대기업-정년보장의 삶을 동경하는 세상에 성공한 덕후들의 전시가 반가운 이유다.
이런 콘텐츠를 가진 자를 발굴한 큐레이터의 신선한 기획에도 박수를 보낸다. 덕력이 극에 달하면 예술이 된다!
2.9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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