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의 Be-Origin 인터뷰]
비건크리에이터 박솔지 대표를 만나다
따듯한 봄이 간절했던 지루한 겨울의 끝 무렵. 기다리던 봄보다 먼저 따듯하게 다가온 건 그녀의 뜨거운 밥 한 끼였다. 그녀가 있는 곳 근처에 볼일이 생겨 간 김에 들를까 하는 문자를 보냈고 곧이어 온 답장은 ‘밥줄게’ 였다. 그 말을 듣자 없던 허기가 돌았고 그녀의 쿠킹스튜디오로 달려갔다. 자연으로부터 온 재료로 음식을 요리하고 가르치며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이드하는 비건크리에이터 박솔지 대표를 만났다. 그녀가 운영하는 스윗솔 쿠킹 스튜디오에서 비건베이킹과 쿠킹 강의를 진행하며 비건케이터링 사업도 병행한다.
그녀는 채식주의자(Vegetarian) 중에서도 비건이다
채식주의자는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 육류는 먹지 않지만 생선, 해물, 우유와 유제품까지 먹는 페스코(Fesco), 달걀과 유제품까지 허용하는 락토-오보 (Lacto-ovo), 모든 동물성 음식과 가죽제품 등의 동물성 물건도 사용하지 않는 완전채식주의인 비건(Vegan)이다.
어릴때부터 고기를 먹으면 몸과 마음의 불편을 느꼈다. 성장해서는 무엇을 먹고,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의문을 쫒으면서 깨달은 것은 몸과 의식은 먹는 것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육식을 멀리 하며 먹거리에 대한 독립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것은 그녀 삶을 창조하는 신념과 연결되기도 하였다. 그녀의 신념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 계기는 호주에서 머문 3년의 시간이었다. 20대를 청담동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했던 그녀는 20대 후반, 휴식과 공부를 위해 호주 유학길에 오른다. 채식문화가 보편화 된 호주는 각자의 개성과 선택을 존중받을 수 있는 분위기였다. 비로서 잠재되어 있던 먹거리에 대한 생각을 실천 할 수 있었다. 또한 우연찮게 일하게 된 호주의 비건레스토랑에서 베이킹과 요리를 담당했고, 그 실력을 인정받아 새로운 진로를 계획하게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때맞춰 채식붐이 일고 있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어시스트를 마다하지 않고 참여해 실력을 쌓았다.
이렇게 먹으면 채식할 수 있겠어요!
베이킹 클래스에서는 원칙이 있다. 첫째 우유, 버터, 계란, 마가린, 인공첨가물, 트랜스지방, GMO는 철저히 배제한다. 그래서 GMO 식품에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거나 계란, 유제품에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도 안전하게 먹을수 있다. 둘째, 최상의 식물성 재료를 사용하고 최저의 당분과 유지를 넣는다. 셋째, 우리땅에서 나는 유기농 제품을 사용한다. 케익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우유, 버터, 계란 및 화학적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으면서도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기 위한 레시피 연구에 몰입한다.
쿠킹 클래스에서는 채식을 하고 말고를 논하지 않는다. 육식을 하지 말자가 아닌 건강한 채소를 어떻게 먹을까란 주제에 촛점이 맞춰있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재료로 세계각국의 다양한 채소요리법을 구현해낸다. 화려한 비주얼에 맛있고 건강한 비건요리 클래스와 베이킹 클래스는 지방에서 찾아와 배울만큼 매우 인기가 좋다.
우리나라의 제철채소와 수퍼푸드를 이용한 세계요리와 우리밀의 단점을 보완하고 소화가 잘되는 탕종법을 이용한 제빵, 제과 수업이 주요 골자다. 즉, 동물성 재료에서 모티브를 얻어 채소와 곡물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메뉴 개발이 핵심이다. 강의를 듣는 수강생은 한결같이 말한다. ‘이렇게 맛있게 먹을 수 있다면 채식할 수 있겠다’고.
생활 밀착형 비건라이프를 즐기다
그녀는 음식뿐 아니라 생활에서도 비건라이프를 실천하고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였던 시절 하나의 화장품이 유통되기까지 무수한 동물이 화장품 실험으로 희생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화장품도 동물성 재료가 들어갔거나 동물실험을 자행하는 브랜드는 쓰지 않는다. 앞으로는 비건크리에이터로서 확대된 장르로 창작작업을 할 것이라고 한다. 생산 과정에서 잔인함이 없는 제품 정보도 공유하고 그 제품을 이용한 메이크업 스타일 클래스도 열 예정이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활동중인 비건크리에이터 박솔지 대표
자신의 생각을 존중할 수 있는 건 자기 자신뿐이며 사는대로가 아닌 생각하는 대로 살고 싶었던 그녀는 스스로 자기 삶의 방식을 창조하고 있다. 세상을 바꾸려는 포부보다는 자연스럽게 흐르고 싶다는 그녀다. 다만 이 세상이 조금 더 건강해지고 조금 더 평화로운 기운을 갖기를 바라는 정도가 그녀가 가진 소망이다. 그녀는 말한다 '우리나라에 나같은 사람 하나는 있어야 되지 않겠어요?' 일하는 것이 천성이라는 그녀는 정말 일을 즐기며 하는 프로다움이 묻어난다.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이드 하고 싶다는 그녀를 통해 대한민국 사람들이 조금 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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