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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구로시장 부르스

근처 구로시장을 애용하는데 몇가지 실리적인 이유가 있다.
우선 경제적이다. 대형마트에서는 패키지로 구매해야 하는 부분을
이 시장에서는 낱개로 사는게 가능하다. 
양파 한 알, 감자 두알 을 인정스럽게 살수 있다.

그리고 인간미가 있다.
마트에서 시식코너를 이용하면서 뭔지모를 불편함을 느끼는데
(입에 침튀김 방지 위생마스크를 쓰는 직원이 마치 재갈을 물려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일수도 있다.)
여기서는 가게 주인이 즉석에서 척척 무치고, 빚어내는 당당함이 있다.
바로 뽑은 떡, 막 나온 김이 모락모락나는 두부, 방금 무친 홍어회무침...등
자로 잰 듯한 규칙보다는 생동감이 있다. 
계절에 따라 나오는 품목도 다양하다. 
어찌보면 지난 계절의 흐름은 시장에 나온 재료들을 보고 가늠한것도 같다.
 
이 시장을 어슬렁거림에 무엇보다 재밌는건 각 가게마다 내건 다양한 판매 전략을 보는 재미다.
대형 마트의 정형화된 팝업 문구보다 재밌는 문구를 만날때가 있다.
한 수산 코너에서 웃음이 실실 나오는 명구를 발견했다.
'기절한 꽃게(적자판매)'
옆가게는 살아 퍼득이는 생물이 있었고,
이곳에는 잠시 기절한 꽃게가 있을 뿐이다. 단지 기절했을 뿐인 꽃게 때문에  
당연히 생물보다 엄청 싼값에 판매하여 적자난다는 귀여운 멘트.
사진 찍으려는 순간 쌓여있던 1kg이 팔려나갔다.




며칠 있다 나갔더니 이번엔
'살아있는 여자 꽃게 알 100%'
이제부터 저 가게는 항상 눈여겨 보게 될것 같다.



그러고 보니 4월 말, 5월 초는 꽃게가 풍성한 계절인가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