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브랜드 칼럼

독서의 계절 가을, 인풋하는 시간이 간절하다

코치 박현진 2014. 11. 2. 22:05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건 출판업계에서 만들어낸 말이라는 공공연한 사실.
책이 가을에 가장 안팔린다고. 그래서 '독서의 계절'이라는 타이틀로 
책 판매부수 올리는 전략을 세운거라고 한다.
참고로 가장 잘 팔리는 계절은 춘삼월. 학교는 개학하고 신입사원이 채용된 그 시기라고 한다. 

그건 그렇고...

요새는 상대의 이해를 돕는 다양한 방법을 터득해나가는 중이다. 

브랜드 매니지먼트사 MU에서, 퍼스널브랜드PD로 사는 나는 

고객을 대상으로 나란 누구인가 하는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워크시트지를 연구해야하고

다양한 사례를 그룹핑하고 선별해 납득가능한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최근에 접한 도형심리에서 일목요연하게 성향별 특징을 정리한 카드를 한장씩 꺼내 보여주면서 

이해를 돕게하는 카드 활용법을 배우면서 다양한 지식전달 방법이 있음을 깨달아간다. 

그런 고민을 하다보니 책을 읽어도 저걸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하는 생각이 먼저 든다. 


퍼스널브랜드연구소 소장으로서 매주 수요일 아침 7시 독서모임을 진행한다. 

주로 퍼스널브랜드 관련 책을 읽는데 다음주 책이 린다그래튼의 '일의 미래'였다. 

문득 이런 연구 문서 같은 책을 어떻게 하면 쉽게 잘 전달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미래 사회를 한눈에 보여주는 카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월요일에 학교에 가서 출근하지 못한다는 인턴에게 

그럼 일요일에 나와서 월요일에 할 일을 미리하라고 지시했다.

25살 꽃띠 인턴에겐 주말 출근은 다소 가혹할 수 있겠으나 두말없이 나와서 일하는 모습이 기특했다.




인터니에게 시킬 일을 아침에 내가 해버린 관계로 계획한 업무 대신 이 카드를 만들게 했다.

32개의 손바닥만한 카드 사이즈로 앞뒤가 매칭되게끔 자료를 입력해 프린트하라고 했는데, 
참 만족스럽게 잘 해놨다. (다음엔 색지로 큰 섹션을 분류해야겠다.)

딴지 편집장 출신의 에세이스트 윤용인씨의 글이 생각난다.
여행플래너를 한 십년 하다가 불현듯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딴지일보에 말단 기자로 입사. 
글쓰기에 미쳐서 마누라 자식 두고 회사 사무실 옆, 
반지하 방 얻어서 낮이고 밤이고 머리 싸매고 식음을 전폐하고 글만 썼다고. 
멀쩡히 잘나가던 팀장자리 버리고 이게 무슨짓이냐며 미친놈이란 구박을 원없이 들었다는데 
그땐 아 그 열정을 바칠데가 있으니 그사람 참 좋았겠다 싶은 생각만 했다.  
그 후에 딴지일보 편집장까지 지낸것을 보면 그때의 미치짓에 보상은 충분했겠거니 싶다. 

인터니 저녁먹이고 보냈고, 나는 잠시 카페에서 커피향을 즐기다가 사무실에 들렀다. 
윤용인씨 같은 그 생활을 이제 내가 하고 싶다. 
요새 같아서는 사무실 앞에다가 고시원 방 한칸이라도 얻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밥맛은 없으니 그냥 썰어놓은 생야채랑 찐 고구마만 집어먹어도 된다. 
옷은 정장으로 월화수목금 세팅해서 입고 다니고 세탁소에 맏기고. 
헬스장 가서 운동하며 길게 갈 체력키우고. 
머리 굴리다가 워크아웃 시트지 개발하고, 
프로젝트 관리자로서 역량개발을 잘 하기위해 
책읽고 써내는 그런 시간을 딱 반년동안 갖고 싶다. 
아아. 정말 그러고 싶다...

남들은 외로움이 깊어간다고 하는 가을,
나는 외로운 고시원으로 향하고 싶다.